사찰순례/기타성지순례

월기획 해외성지순례Ⅱ ② 부탄

정혜거사 2019. 2. 13. 11:13



청정한 자연과 풍속을 소중히 가꾸는 국민총행복지수(GNH) 세계 1위 부탄


부탄 대표하는 사찰 ‘탁상사원’

난공불락의 요새 ‘파로 드종’

국립박물관 꼭대기엔 사원이…

불교 위상 확인할 수 있는 상징


 

부탄은 국토의 대부분이 산악지형으로 북쪽의 높은 히말라야산맥과 중앙의 고원과 계곡지역, 그리고 남쪽의 기슭과 평원지역으로 나눌 수 있다. 부탄의 생태계는 거의 손대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 현재 국가명인 부탄은 그 유래가 불분명하나, 산스크리트어로 ‘티베트의 끝’, ‘고지대’라는 의미에서 온 것으로 추정된다. 부탄 사람들은 그들의 나라를 ‘드룩 율(용의 나라)’이라고 부른다. 



부탄은 지금도 쇄국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자신들의 풍속이 오염될 것을 염려해 해외에서 들어오는 여행객 수를 1년에 8만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1인당 하루에 200~280달러를 지불해야 입국할 수 있으며 자신들에게 배정된 지정 가이드와 함께 다녀야만 한다. 그리고 왕을 비롯한 남자들은 ‘고’를, 여자들은 ‘키라’라는 전통의상을 똑같이 입는다. 옷차림만으로 가난한 사람과 부유한 사람을 구분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부탄은 국민총생산(GDP)이 아닌 국민총행복지수(GNH)를 정책목표로 삼는다. 국민총행복지수는 문화적 전통과 환경 보호, 부의 공평한 분배를 통해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부탄의 국정 운영철학이다. 부탄의 1인당 국민소득은 2700달러 수준에 불과하지만, 전 국민의 97%가 행복하다고 느끼고 있으며, 자살률은 세계에서 가장 낮다.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개발에 매진할 때 히말라야 산 속에서 자신들의 고유성과 정체성을 조용히 지켜나간다. 그것도 동아시아 강국인 중국과 인도로 둘러싸여 한반도의 1/5정도의 크기이면서도 당당하다.

 

▷호랑이의 둥지 ‘탁상사원’


  
‘호랑이 둥지’라는 의미로 부탄사람들이 가장 신성시 하는 탁상사원.

부탄의 역사는 747년 구루 림포체로 알려진 파드마 삼하바가 티베트에서 암호랑이를 타고 험준한 히말라야를 넘어 부탄에 날아왔다는 전설에서 시작된다. 그는 파로계곡의 호랑이 굴로 알려진 이곳에 도읍을 정하고 3개월간 수도를 했다. 이곳은 후대에 탁상사원이 지어진다.


이 사원은 부탄을 대표하는 건축물이기도 하다. 평지 위로 900m 이상 깎아지는 절벽에 있는 사원은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모습이 압권이다. 바람소리 따라 물소리 독경소리만 전해지는 사원은 신비로움 그 자체이다.



1951년 화재로 일부가 손상되고, 1998년 대화재로 큰법당이 소실되는 아픔을 겪었다. 2000년 대대적인 복원공사로 현재의 모습을 되찾았다. 소중한 문화재를 화마로 모두 잃을 뻔한 부탄정부는 특별한 허가 없이는 외국인의 내부 참배를 금지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은 일반적으로 먼발치의 전망대에서 탁상사원을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문화의 중심지 ‘파로’


  
부탄의 전통건축양식을 대표하는 파로 드종.

19세기 파로로 수도를 이전하면서 서부탄은 정치적 상업적 문화의 중심지가 됐다. 오랫동안 티베트와 인도 벵갈로부터의 모든 무역은 파로를 통해서만 가능했다. 이렇게 번영하던 파로는 19세기 후반 통사의 성주가 부탄을 새롭게 통일하고 정치적 중심지를 통사로 옮겨가며 쇠락한다. 1962년 파로에 부탄 유일의 공항이 건설 되면서 다시 활기를 되찾는다.



부탄 서부에 위치한 파로는 넓은 평야와 파로추·도추 강이 관통하는 곳으로 호텔과 상점, 음식점이 잘 발달돼 있다. 또한 이곳에는 ‘파로 드종’이 있다. 드종은 방어와 주거의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수행하는 일종의 요새다. 그런 이유로 높은 곳에 만들어지며, 파로 드종은 부탄 전통건축양식이 잘 반영돼 있다.



파로 드종은 ‘린체 풍 드종’(보석이 가득 찬 성)이라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건축을 자랑한다. 성(城)은 정치와 종교의 두 구역으로 나뉘는데, 스님을 교육하는 학교와 장엄한 불상들이 곳곳에서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이곳에는 소라모양의 국립박물관이 위치하고 있는데 6층으로 된 전시실의 맨 위층에는 사원이 위치해 이채롭다.


불교국가 부탄에서 불교가 차지하는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건물은 본래 파로 드종에 속한 부속건물로 일종의 전망대로 지어졌다. 소라모양의 둥근 건물구조는 부탄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구조로 나선형 계단을 통해 망루로 올라갈 수 있는 구조다.


1968년부터 국립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국경일과 월요일은 휴무이다. 국립박물관에는 민족적 자긍심이 가득한 티베트와의 전쟁에서 얻은 많은 전리품과 오래된 청동, 석조 불상, 조각상이 즐비해 부탄 어린 학생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수도 ‘팀푸’



  
메모리렁 쵸르텐이라는 전통 티베트 양식의 불탑이다.

부탄의 수도 팀푸는 세계에서 가장 조용한 수도로 알려져 있다. 해발 2300m에 위치해 있으며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곳으로 인구는 6만명 정도다. 13세기부터 건립된 수많은 사원이 위치하고 있어 볼거리도 많다.


도심에는 메모리렁 쵸르텐이라는 전통 티베트 양식의 불탑이 있는데, 탑에는 수많은 탱화와 탄트릭 신장(神將), 작은 사원도 위치해 있어 눈길을 끈다. 이 지역의 대표적인 사원은 창캉카 라캉. 12세기 건립된 사찰로 800년 이상 전통을 유지하고 있으며 11면 관음상과 방대한 불교경전은 신심을 불러 일으킨다.



부탄여행의 가장 큰 장점은 오랜 역사를 지닌 건물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팀푸 북부지역에 위치한 타쉬쵸 우종도 그런 유적지의 하나. 1216년 갈와라낭 스님에 의해 건립된 성으로, 설립 후 400여 년간 부탄불교의 중심 사원으로 역할했다. 이곳에서는 1년 내내 수많은 스님들이 초청돼 법석이 열린다.


[불교신문3187호/2016년3월23일자]

신재호 기자  자료협조= 대승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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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3.21 14: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