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순례/기타성지순례

월기획 해외성지순례Ⅱ⑥ 일본 교토·나라

정혜거사 2019. 2. 13. 11:20



찬란한 불교문화 꽃 피운 천년 고도 (古都) 일본불교 이끌어가는 중심으로 우뚝 서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은 찬란한 불교문화를 꽃 피우며 한국불교, 중국불교와 함께 동아시아 불교 네트워크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538년 백제 성왕 때 불교가 일본에 전래된 이후 일본불교는 지속적으로 백제와 교류하며 불교문화를 계승 발전시켰다.


그 중에서도 일본불교 문화의 정수를 엿볼 수 있는 곳은 바로 간사이(關西)지방이다. 교토, 나라, 오사카를 잇는 간사이 지방은 10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사찰들과 많은 불교문화재들이 남아 있다. 특히 백제불교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는 백제양식의 불교문화재들도 엿볼 수 있다.



  
백제문화의 영향을 받은 나라 호류지(法隆寺) 오중탑(五重塔).

538년 백제불교 전래 이후

지속적으로 교류하며 발전

킨카쿠지, 기요미즈데라 등

세계유산 등재된 사찰 다수


일본의 수도가 도쿄로 정해지기 이전 8세기에서 19세기까지 1000년이 넘는 동안 수도 역할을 해 온 고도(古都)인 교토(京都)는 일본 전통양식이 많이 남아 있는 곳이다. 전쟁 화마 속에서도 다른 곳에 비해 피해가 그리 크지 않아 곳곳에서 유서깊은 사찰이나 문화재를 만날 수 있다.


교토를 대표하는 사찰은 화려함을 자랑하는 킨카쿠지(金閣寺)다. 교토 북쪽에 위치한 킨카쿠지는 교토를 상징하는 사찰로, 원래 이름은 로쿠온지(鹿苑寺)다. 1397년 아시카가 요시미츠 쇼군(將軍)이 은퇴한 이후, 새로운 거주지의 일부로 킨카쿠지의 건축이 시작됐다.


1층은 후지와라기, 2층은 가마쿠라기, 3층은 중국 당나라 양식으로 각 시대의 양식을 독창적으로 반영했다. 관세음보살을 모신 2층과 선종 불전인 3층은 모두 옻칠을 한 위에 금박을 입혔다. 특히 킨카쿠지는 커다란 연못의 한 가운데에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전쟁으로 인해 수차례 고난을 겪기도 했다. 오닌의 난으로 혼란했던 시기 건물 전체가 두 번이나 불에 탔으며, 1950년에는 절에 거주하던 스님의 방화로 소실되기도 했다. 현재의 킨카쿠지는 1955년에 다시 복원했다.



킨카쿠지와 더불어 교토에서 가장 인기 있는 사찰은 기요미즈데라(淸水寺)다. 1994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기요미즈데라는 33관음성지 가운데 한 곳이다. 780년에 창건된 이후 여러 차례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1638년에 재건됐다.


일본불교에서 가장 오래된 법상종 사찰이었으나 진언종에 속했다가 1885년 다시 법상종으로 복귀했다. 이후 1965년 당시 주지 스님이 북(北)법상종을 창종해 독립했다. 기요미즈데라는 139개의 기둥을 사용한 웅대한 규모를 자랑하며, 못을 사용하지 않은 건축물로 유명하다.


언덕 위로 13m 정도 높이에 위치한 나무 테라스도 잘 알려져 있다. 또 이곳에 있는 오토와 폭포는 만병통치라는 효능이 있는 신기한 물로 알려져 있으며, 폭포의 세 물줄기가 각각 지혜, 연애, 장수를 상징한다. 봄에는 벚꽃, 가을에는 단풍으로 경치가 아름답기로 이름 난 사찰이다.



  
교토에서 가장 인기 있는 사찰인 기요미즈데라(淸水寺).

혼간지(本願寺)도 교토를 대표하는 사찰이다. 정토진종(淨土眞宗)의 혼간지파의 총본산으로 교토역 앞 부근에 동서로 히가시 혼간지(東本願寺)와 니시 혼간지(西本願寺)가 나란히 있다. 혼간지(本願寺)의 힘을 약화시키려고 했던 도쿠가와 이에야스에 의해 1602년 히가시 혼간지와 니시 혼간지 2개로 분리됐으나 두 절 모두 비슷한 구조로 지어졌다.


히가시 혼간지는 1895년에 재건한 절인데 나라(奈良)의 다이부쓰덴(大佛殿) 다음으로 큰 목조건물인 고에이도(御影堂)로 유명하다. 니시 혼간지는 1272년 히가시야마산에 창건된 것을 1591년에 현재의 위치로 옮긴 것이다.


경내에는 정토진종의 개산조로 일본불교의 성인으로 추앙받는 신란(親鸞)의 진영을 모신 고에이도(御影堂)와 아미타불이 모셔진 아미타도(阿彌陀堂)가 있으며, 두 건축을 함께 양당(兩堂)으로 부르기도 한다. 경내에는 국보와 중요문화재가 많다.



나라(奈良)는 우리나라 백제 유민이 일본으로 건너가 건국에 일조한 아스카 유적으로도 유명한 지역이다. 나라 시대의 불교는 국가의 보호 아래 융성했다. 남도 7대사(南都七大寺)라고 불리는 대부분의 사찰 역시 나라 시대에 건축된 사찰이다.


불교문화의 꽃을 피운 지역인 만큼 일본 어느 지역보다 많은 사찰이 남아 있으며, 대부분의 사찰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나라의 상징은 고구려 담징스님이 그린 금당벽화로 유명한 호류지(法隆寺)다.


일본 아스카 시대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건물인 호류지는 현존하는 일본 최고(最古)의 목조건축물로서 1993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670년에 소실된 이후 나라 시대에 재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건축양식은 아스카 시대의 양식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경내에는 백제문화의 영향을 받은 거대한 규모의 오중탑(五重塔)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백제관음과 석가여래삼존상 등 백제가 꽃피운 일본 국보가 많이 전시돼 있다. 금당벽화는 1949년 화재로 소실돼 수장고에 보관 중이며 금당에는 모사품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호류지는 역사적으로 강력하고 영향력 있던 사찰로, 다이안지(大安寺), 간고지(元興寺), 고후쿠지(興福寺), 도다이지(東大寺), 사이다이지(西大寺), 야쿠시지(뽶師寺) 등과 함께 남도 7대사(南都七大寺)로 부르기도 한다.



  
교토를 대표하는 사찰로 화려함을 자랑하는 킨카쿠지(金閣寺).

도다이지(東大寺) 역시 나라를 대표하는 사찰로, 일본 화엄종의 대본산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목조 건물로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을 모신 대불전(大佛殿)으로 유명하다. 높이 15m, 무게 약 250톤의 대불은 ‘나라의 대불상’으로 불리며 인기가 많다.


일본불교에서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사찰이다. 나라 시의 절, 신사 등을 포함한 7곳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백제의 영향으로 배흘림기둥 양식도 찾아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사찰 일주문에 해당하는 도다이지 남대문은 중국 송나라 건축 양식으로 지어졌으며, 문의 양쪽에는 목조 금강역사상이 세워져 있다.


도다이지와 한 쌍으로 세워진 사이다이지(西大寺)는 진언율종(眞言律宗)의 총본산이다. 나라 시대에 창건된 이후 번창했으며, 본존불로 석가여래불을 모셨다. 경내 사왕당에는 높이 6m의 십일면관음상과 사천왕상이 모셔져 있으며, 주요 건축물 중 하나인 애염당에는 애염명왕을 모셨다.


경내 한 곳에는 탑이 있던 동탑지가 순례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이밖에 일본 불교시대의 전성기를 짐작케 하는 화려한 불상들을 관람할 수 있는 국보관으로 유명한 고후쿠지(興福寺), 일본 최초의 사찰로 알려져 있는 아스카테라(飛鳥寺) 등도 나라를 대표하는 사찰들이다.


자료협조= 대승투어

[불교신문3221호/2016년7월27일자]

엄태규 기자  che11@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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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7.25 1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