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순례/기타성지순례

월 기획 / 해외성지순례⑧ 인도네시아 보르부두르 사원

정혜거사 2019. 2. 12. 15:39



이슬람 국가에 찬란히 꽃 피웠던 고대 불교왕국


화산암으로 쌓아올린 건축물로

세계에서 보기 드문 불교유적

밀교사상 만다라 토대로

다양한 불교사상 표현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한 곳 


  
인도네시아에서 불교문화가 찬란하게 꽃피웠음을 보여주는 보르부두르 사원. 세계7대 불가사의 중 하나다.

인도네시아 수도인 자카르타에서 비행기로 1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족자카르타는 머라삐(Merapi)화산 남쪽의 기름진 평야에 위치한다. 금은세공 등 전통적 문화가 잘 보존되어 있고 이 지역을 오랫동안 지배했던 술탄왕궁도 있다.


본래 반(反) 네덜란드 독립전쟁 때 수도였던 이곳은 그로인해 민족정신의 고향으로 여겨지고 있다. 족자카르타의 문화적, 역사적 배경을 듣고 있노라면 우리나라 경주나 공주같은 옛 도읍지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도시 전체가 시골의 풍경을 오밀조밀 모아놓은 것 같다. 이 도시에 세계 7대 불가사의 하나인 보르부두르(Borobudur) 불교사원이 있다.



‘언덕위의 사원’이라는 뜻의 이 사원은 1200년 전의 것으로, 각각 다른 모양과 크기로 부처님의 일대기를 벽에 새겨놓았다. 총10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층~3층은 인과응보, 4~7층은 속세, 나머지는 낙원을 뜻한다고 한다.



보르부두르 사원은 자바섬의 화산활동에 의하여 형성된 안산암(安山巖)으로 쌓아올린 석조건축물로 세계에서 보기 드문 불교유적이다. 사원의 회랑 둘레만도 4km에 이른다.


불교경전에 기초하여 부처님의 전생과 현생이야기를 조각한 1460개의 부조와 504구의 불상, 72개의 종 모양의 탑을 배치한 이 유적을 두고 학자들은 인도의 영향을 받아서 건축되었으며 자바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양식으로 만들어졌다고 평가한다.



인도네시아에 힌두교와 불교가 전파된 시기는 1세기 경으로 추정한다. 슬라웨시 섬에서는 4~5세기의 청동제 불상이 발견되었고, 4~6세기의 스리랑카 양식과 유사한 불상도 동부 자바에서 발견됐다.



수마트라와 중부 자바를 지배했던 샤일렌드라 왕조가 약 100년간의 황금기를 누리면서 건립한 사원인 보르부두르의 정확한 건립연대를 말해주는 자료는 없으나 전문가들은 780~842년 혹은 775~860년 사이에 건립되었다고 추정한다.


자연상태의 언덕 위에 안산암의 돌을 다듬어 10개 층으로 쌓아올린 보르부두르 사원은 사변의 길이가 123m이며 기단 위에 4층의 피라미드형 탑을 쌓아올렸다. 그 위에 3개 층의 원형단과 맨 최상층에 원형의 중앙탑을 만들어 전체적으로 10층의 사원을 만들었다.



인도네시아에 이 같은 대형 석조유적이 약 75년 동안 만들어지기는 처음이다.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문명이 꽃피기 훨씬 전에 인도네시아 도서부에서 이 같은 문명이 개화되었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놀랍다. 우리나라가 석굴(石窟)을 건립하던 그 시기에 이 같은 거대 석조건축물이 세워진 것이다.



왜 이곳이 사원건축의 장소가 되었을까. 제일 큰 이유는 풍부한 노동력을 얻기 쉬운 지역이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보르부두르 사원이 위치한 곳은 프로고(Progo)강 유역의 비옥한 토지를 중심으로 많은 인구가 밀집해 살고 있다.



두 번째는 종교적인 배경이다. 힌두교 신앙이 지배적인 이 지역에서 불교는 종교적인 관용으로 인해 나란히 병존할 수 있었다. 과거 이곳에는 연와(蓮瓦)로 만든 불탑의 잔해들이 발견된 것으로 보아 성스러운 자리였던 것 같다.


또한 학자들은 보르부두르 사원이 프로고강과 엘로강의 합류점에 자리잡고 있는데, 이 위치는 마치 인도에서 신성시 하는 갠지스강과 야무나강의 합류점으로 생각하고 있다. 말하자면 자바인들은 하늘의 강이 지상으로 내려온 곳이 바로 보르부두르가 위치한 지역이라고 생각한 듯하다.



이 같은 사실은 힌두교를 신봉하는 산자야(sanjaya)왕이 732년 구눙 우키르(Gunung Wuikir) 언덕에 신성한 영역임을 표시하는 의미로 링가를 건립하고 이를 기념하는 석비를 세운데서도 잘 나타난다. 이처럼 두 개의 강이 합류하는 지점을 우선 종교적인 관점에서 그리고 노동력 동원의 편리함에서 이 곳을 건축장소로 선택했을 가능성이 크다.



종교적인 관점에서 보르부두르, 파원, 믄듯사원은 당시 자바에서 지배하고 있는 밀교사상인 만다라 사상을 토대로 하여 건축되었다. 따라서 보르부두르의 불상은 동서남북별로 금강승 만다라에 의해 배치하고 있으며 불상의 손모양도 다양하다.


1836년 훔볼트(Humbolt)는 다섯 여래가 동서남북별로 배치된 것을 확인하고 각 불상의 손모양(手印)에 관해 설명했다.


즉 동-아촉여래, 남-보생여래, 서-아미타여래, 북-불공성취여래이며, 손모양을 보면 동-촉지인, 남-시여인, 서-선정인, 북-시무외인이다. 그리고 제4회랑 중앙에는 지권인(설법인)을 한 비로자나불이 있고, 원형단은 전법륜을 한 석가모니불이다.



이처럼 현재 이슬람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 과거에 꽃을 피운 불교문화는 관광자원으로서 희소성에 힘입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불교성지가 됐다. 대승투어 노우진 차장은 “아직 한국불자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는 성지라 단체보다는 개별적으로 찾고 있다”며 “인도네시아 여행과 연계된 보르부두르 성지순례는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자료협조=대승투어

 

TIP 인근 볼거리

 

  
보르부두르사원 인근 힌두건축물인 프람바난 사원.

프람바난(Prambanan) 사원


자바 건축의 정수로서 오파크강 부근 메라피화산 북쪽 기슭에 있는 힌두사원이다. 시바신앙이 자바의 국교로 되었던 시기의 유적으로 보르부두르와 더불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여러 사원 가운데서도 10세기 무렵 건설한 것으로 추정되는 로로존그란 사원이 대표적이다.



이 사원은 한 변이 222m인 정사각 모양의 단이 중원(中苑)을 이루고, 그 위에 사방 110m인 내원(內苑)의 단이 올려져 있다. 내원에는 8개의 당(堂)이 설치되어 있다. 사원의 중심은 높이 47m의 첨탑이 있는 시바당인데, 양옆에는 높이 23m인 브라마당과 비슈누당이 자리잡고 있다.



  
보르부두르에서 비행기로 한시간 거리의 휴양섬 발리.

발리(Bally) 섬


발리의 크기는 총 5700여 평방킬로미터로 제주도 보다 3배 정도 크기의 휴양섬이다. 이 섬의 총 인구는 약 280만 명 정도인데, 이들의 90% 가량이 힌두교를 믿는다. 발리의 마을에는 창조의 신, 모호의 신, 믿음의 신 등을 모시는 여러 사원이 있으며, 이들은 종교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그들의 신앙을 지켜나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마을 어느 곳을 가든지 개인 사원이 있으며 그 숫자만 2만 여개가 넘는다. 그래서, 이곳을 방문하는 많은 사람들은 이곳을 ‘신들의 섬’이라 불렀다. 발리는 종교적으로 가장 신성한 장소로 여겨지는 아궁산을 기점으로 해서 동쪽과 서쪽으로 산맥이 길게 뻗어 있으며 화산지역으로 양분된 평야에서 쌀(이모작)과 같은 곡식들을 주요 농산물로 경작하며 일부는 관광업에 종사하고 있다.


[불교신문3036호/2014년8월27일자]

 여태동 기자  tdyeo@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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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8.28 1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