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저염식으로 체내 나트륨 농도가 급격히 떨어질 경우, 무기력함, 피로감, 식욕감퇴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과도한 염분 섭취가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적정량 이상의 염분을 장기간 섭취할 경우, 위점막 손상은 물론, 체내 칼슘 배출량을 늘려 골다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일부 사람들은 염분 함량이 높은 음식을 먹지 않거나 조리할 때 간장, 된장을 사용하지 않는 등 저염식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몸에 좋다는 생각으로 무작정 저염식을 해선 안 된다. 일정량의 소금, 즉 나트륨은 우리 몸에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소금의 주성분인 나트륨은 몸 속 노폐물 배출을 돕고 체액량을 조절한다.
체중 60kg를 기준으로 했을 때 몸 안에 들어있는 나트륨은 70~80g 수준이다. 체내 나트륨 농도가 이보다 낮을 경우 무기력함과 피로감, 식욕감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여름철 땀을 많이 흘리면 어지럽거나 탈진하기도 하는데, 이 역시 땀 배출량이 늘면서 나트륨 농도가 급격히 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저염식이 위험한 질환들도 있다. 심장병이 대표적이다. 나트륨 섭취가 부족해지면 체액량을 조절하지 못해 혈액량이 함께 줄어들고, 이로 인해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심장 수축 기능이 떨어져 있는 심장병 환자의 경우, 나트륨 섭취량이 적어 혈액 양이 줄면 혈액을 전신으로 보내지 못해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나트륨 배출량이 많을수록 심장병 환자의 심근경색·뇌졸중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캐나다 맥마스터대학 연구팀은 7년간 심장병 환자 2만8880명의 나트륨 배출량과 심근경색·뇌졸중 발병률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하루 나트륨 배출량이 8g 이상인 그룹은 심근경색과 뇌졸중 발병률이 각각 6.8%, 6.6%로 가장 높았다. 반면 2g 미만 그룹의 발병률은 각각 5.1%, 4.9%였으며, 4~6g 그룹은 4.6%, 4.2%로 가장 낮았다.
혈압이 높은 사람들은 고혈압 예방·완화를 위해 저염식을 하곤 한다. 실제 고혈압 환자의 경우 나트륨이 과도하면 혈압이 더 높아질 수 있다. 그러나 고혈압 치료 없이 저염식만 하는 것 또한 좋지 않다.
나트륨 섭취량이 급격히 줄 경우, 혈액 속 지방이 필요한 곳으로 이동하지 못해 고지혈증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고혈압 환자의 일일 나트륨 권장량은 2g이다.
짜게 먹는 습관이 좋지 않다고 해서 나트륨 섭취량을 극단적으로 줄인 저염식을 하기보다, 권장량을 지키며 먹도록 한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의 나트륨 일일 권장량은 2000mg이다. 이는 소금 약 5g에 해당하는 수치로, 한국인의 1인당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WHO 권장량의 약 2배 수준인 3871mg(2015년 기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달한다.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jjb@chosun.com
기사입력 2021.07.24. 오후 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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