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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티벳 차마고도] 에피소드 4 (은둔의 야칭스에서 혼돈을 만나다..)

정혜거사 2019. 5. 7. 09:30


[동티벳 차마고도] 에피소드 4 (은둔의 야칭스에서 혼돈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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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칭스에 관해서 아는 것이 없는 나로선 사진작가 성남훈님의 아래 글을 인용하는 것이 오히려 나을 듯하다...

 

연화지정(잊혀진 왕국 캄의 연꽃 우물)


잊혀진 왕국 캄은 중국이 티벳을 점령하기 전의 동 티벳을 말한다. 이 지역은 과거 티벳 자치구였지만 지금은 강제로
 
중국 본토로 편입돼 있다. 최근에는 티베트의 분리 독립 운동으로 외국인의 접근도 불가능해진 상태다. 쓰촨성 서쪽의
 
깐쯔현. 이곳에는 많은 불학원이 있는데,깐쯔에서 서쪽으로 약 3시간 거리에 있는 아추가르 불학원은 3900고지의

넓은 구릉지에 위치해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곳으로 동화에 나올 법한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아추가르 불학원은 종교 뿐만 아니라 철학, 예술까지 가르치는 불교 학교다. 이곳에는 약 1만 명의 비구와 비구니

그리고 그들을 가르치는 활불들이 있다. 그 중 약 7천명이 여성(비구니)이며 이 가운데 절반이 10대, 20대의 젊은 비구니다. 대부분 장족으로

요즘에는 한족들도 몰려드는 추세다. 학승들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곳을 계속 감시해 온 중국 정부는 학승의 증가 추세를 통제하기에

이르렀다. 무제한적으로 지어지던 움막에 주소를 지정해 제한하고 몰려드는 사람들을 돌려보내기 위해 여러 방법을 동원한다.




승려들이 티벳인들의 정신적 기둥 역할을 하는 점을 볼 때 중국 정부가 이곳을 통제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특히 캄 지역은 티벳에서 큰 스님들이 많이 나오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이곳에서는 부처보다 스승의 가르침이 우선이다.

그래서 특별한 경전이 없다. 책보다는 스승의 말씀에 의지해 수양한다. 법왕의 말씀을 듣기 매일 오전

언덕으로 모이는 수 천명의 학승들의 모습은 장관이다. 이들은 오후에는 각자 모시는 스승에게 찾아가 공부를 한다.




이곳에는 남자 숙소와 여자 숙소가 나뉘어 있다. 여자들은 자기 일은 모두 스스로 한다. 자신의 몸 두 세 배는 되는 목판을

등에 지고 와 집을 보수하고 한겨울에 물을 긷는 것도 모두 스스로 감당한다. 공동의 노동도 마다하지 않는다.

생활 여건은 여러 가지로 열악하다. 이곳에는 전기와 수도시설이 없다. 전기는 태양열을 이용해 만들어 짧은 시간만 이용할 뿐이다.

겨울철 난방은 주위에 버려진 소똥을 주워 와 해결한다. 몇 몇 움막에서는 음식을 위해 제한적으로 가스를 사용하기는 한다.

하지만 겨울이면 매일 아침 얼어붙은 물을 사용해야 하고 위생이 좋지 않아 각종 질병에 노출돼 있다.




이들에게는 생활이 곧 신앙이며 신앙이 곧 생활이다. 타루초는 오색천(청,적,녹,황,백)을 높은 장대에 끈으로 매단 깃발이다.

오색은 우주의 다섯 가지 원소 즉 물,하늘, 불, 바람,땅을 상징하고 동서남북과 그 중간의 다섯 방향을 뜻하기도 한다.

타루초는 집, 마을, 절, 높은 산 등 어느 곳에나 걸려 있고 사람들은 매일 타루초에 경배한다.

티벳트인들은 지금도 문맹자가 많은데 불경이나 기도문이 적혀 있는 이 타루초를 걸어 두고 경배함으로써 불경을 독경한 것으로 생각한다.




이들은 사후 세계보다는 윤회를 믿는다. 죽어서가 아니라 살아서 누리는 이곳이 천국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곳 사람들이 염원하는 것은 사후의 천국행이 아니라 다시 태어남에 대한 기원이며 간구이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세상에서 오지가 사라지는 시대다. 사람들은 도시로 또는 허망한 꿈을 향해 물질의 세계로 빠져든다.

이러한 때 이들은 왜 이 어려운 삶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끊임없이 스스로의 내면 속으로 향하려 하는가?

붉은 연꽃처럼 추위에 터져버린 볼을 하고 그들은 무엇을 열망하는가?




우리 시대의 또 다른 젊은이인 이곳의 비구니들은 붉게 부르튼 그들의 볼처럼 오늘도 그들의 내면을 불사르고 있다.

언젠가 우리 영혼의 우물이 마를 때, 그들이 불쑥 연꽃 우물을 내밀지 모른다.




                                                                   -사진작가 성남훈의 '연화지정'에서 발췌
 





 


어찌 어찌 검문소를 통과.....

검문소에서 야칭스까지는 약 6km를 더 가야 한단다...

이런 대초원지대에 사진으로 본 그 곳이 어떻게 존재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만......

 


검문소에서부터 야칭스까지 가는 길 역시 무척이나 인상적인 풍광이 펼쳐지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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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딱히 초원이라고 부르기에도 그렇고 ...
고산에 펼쳐진 그냥 넓디 넓은 구릉지대이다..

처음 샹그릴라에서 초원을 보고는 정말 끝도 없는 초원이란 표현을 과감하게 썼다...

그 이후 리탕 대초원, 빠메이 초원, 타꽁 초원 등을 보면서 샹그릴라의 초원은 앞마당 잔디밭(ㅎ)으로 바뀌었었는데...

이제 이 곳을 보고 나니 나머지 초원들은 전부 걍 운동장 수준으로 표현해야 할 듯하다...

이거 자꾸 눈만 높아져서 큰일이다...풍광을 보는 눈에도 내성이 생기는 걸까?
 


한참을 가니 저 앞에 야칭스의 관문이 보이기 시작한다..
 



관문을 통과하니 저 멀리에 무언가가 보이기 시작.....정말 넓긴 넓다...
 


드디어 이제 다 온 것 같다....
 


사진에서 보았던 그 모습이 너무 강렬하게 남아서 일단 무조건 언덕위로 올라가기로.....
 


드디어 이 언덕 위에 섰다.... 
 


야칭스 입구 쪽 모습.....맞은 편 언덕 위에 내려 앉은 구름의 그림자가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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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벽전체가 마니차로 되어 있어서 수많은 수행자들이 마니차를 돌리며 코라를 하고 있었던 사원,,,
 


고개를 우측으로 돌리면 드디어 이런 모습의 야칭스가 쨔잔~~~하고 한 눈에 들어온다....

사진 속에 있던 이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본 순간 정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었다...

 


7,000 여명의 비구니가 산다는 집단 거주촌....뭐라고 할 말이 전혀 생각나지 않는 풍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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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진한 웃음소리를 내며 장난치고 있는 어린 라마승들.....

 


연신 눌러대는 셔터소리에도 그닥 관심이 없는지 잠시 고개를 돌아보는 수준....

 


이들의 생각, 사고,염원....이런 것들을 상상한다는 것 자체가 내게는 혼돈이었다...
 


거대한 불상 역시 승려들의 손으로 직접 만들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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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흉내를 내고 있는 까마귀 녀석....ㅎ
 

저 네모난 것들이 뭘까 하는 궁금증이.........
 


아무리 봐도 화장실 같지는 않고...

 


화장실 앞에서 밥을 해먹을 리는 없을 테고....거~참 궁금하네....

나중에 내려가서 알아보니 딱 한 사람이 들어갈 만한 정도의 크기로 만들어진 수행하는 공간이었다..

 


덕 위에서 저 아래 쪽을 당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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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 섬처럼 보이는 곳에 있는 비구니들의 집단거주처를 당겨 보았다...
 


자세히 보니 이런 얼기설기 지은 집 지붕에 수행처가 하나씩 있는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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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란 곳이 뭐 하는 곳인지 궁금해서 당겨 보았다......
 


한번에 42명이 들어가서 용변을 볼 수 있는 개방형 화장실....남 여 합해서 총 84명 가능.....ㅎ

오물은 그냥 자연스럽게 강으로 흘러가는 듯....ㅠㅠ

저 비구니는 방금 일을 마치고 일어서는 모양이다..


이거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지금 화장실 몰카 촬영 중 ? ...헉~!!
 


문맹자들이 많은 이 곳 역시 신앙심으로
쉴 새 없이 마니차를 돌리고 있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안에 경전이 들어있는 이 마니차를 한 번 돌리면 경전을 읽은 것으로 간주...)

 


생필품을 파는 가게 앞에 있는 라마승들.....차로 지나는 우리에게 밝은 미소로 손을 흔든다..
 


차로 지나며 찍은 사진들.....
 


언덕 아래로 내려가 보기로......
 


이 곳은 비구승들이 모여 살고 있는 거주처.....비구니들의 거쳐와 비교해 보니 야칭스의 강남이라는 느낌...
 


사람들이 줄을 서서 무언가를 기다리는 모습이......
 


아마 유명한 활불(活佛)을 만나서 축복을 받기 위해서 서 있는 줄인 듯...








 


속해서 모여드는 승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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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몇 승려들이 사진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길래 찍은 사진들을 보여주니 무척이나 좋아하는 표정이다.

 


가에서 언덕을 바라 보며........
 


저 강 건너가 비구니들의 집단 거주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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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촌을 방불케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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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많은 수행공간들.....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가슴에 치밀어 오르는 그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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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앳된 모습의 어린 동자승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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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우리 눈에는 쓰레기더미 위에 사는 이들.....

그러나 눈을 한번이라도 마주치게 되면 그 맑은 눈동자..그리고 선한 웃음에서 고개를 떨어뜨릴 수 밖에 없었던...

우린 너무 많은 것을 갖고 살아서 힘든 걸까?

탐욕스런 욕망 , 불평불만 , 분노 , 누군가에 대한 증오심....

어디고 숨고 싶을 정도로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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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칭스를 나오면서 뭐라 표현할 방법이 없는 먹먹함이 가슴 하나 차오른다...

우리의 가치관으로 내가 지금 본 것들을 설명할 수 있는 건가?

내가 일고 있는 가치관이란 것이 도대체 뭔지조차 혼돈이 오기 시작한다.

아마 야칭스를 본 사람들 대부분이 혼돈스러울 듯 하다..우리 일행 역시 다들 마찬가지...

돌아가는 길에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지만 가슴이 먹먹해 오는 것은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신롱(新龙)을 거쳐서 리탕(理塘)으로 일정을 잡았는데 공안의 말에 의하면 신롱으로 가는 길이 여름 수해로 끊어졌다고 한다...

할 수 없이 다시 깐즈(甘孜)로 나가야 할 상황...아까 보았던 호수를 지나친다..
 

어둠이 내려 앉는 시각....하지만 추석이라 그런지 달빛이 무척이나 밝았다...

저 멀리 설산이 달빛에 훤하게 보이는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는데...

불빛 하나 없는 깜깜한 밤에 깐즈까지 오프로드 100 km.........

저기 보이는 설산을 넘어 깐즈까지 돌아가야 하는 일이 아득하기만 하다.....ㅠㅠ

 

낮에 지나 온 해발 4,804m의 이름 없는 고갯길 정상에서 추석 세레모니로 풍등(風燈)을 날리기로...

해발 4,000m 가 넘는 곳에서 불을 붙이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안 해보신 분 말을 마시라는....ㅠㅠ
 

풍등이 날아 올라서 하나의 별이 되는 모습도 사진 한 장 찍어 주시고.......
 


추석날 밤에 허기에 지쳐 이렇게 생라면 부셔 먹으며 넘어간 설산 고개...

아마 야칭스의 기억과 더불어 오랜 동안 잊지 못할 듯........


에피소드 5 에서는
깐즈에서 야딩으로 향하는 길 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계속됩니다.
 


 
관련 차마고도 여행카페 ( http://cafe.daum.net/tourinsid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