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위엔에서부터 약 450km를 달려와 늦은 밤에 도착한 루훠(炉霍)...
저 언덕 위에 있는 사찰이 동티벳 최초의 겔룩파 사원인 쇼링스(壽靈寺, 수령사)인데
루훠를 수 차례 지났지만 매번 귀챠니즘으로 아직 올라보질 못했다.
그러다 보니 내가 보유한 루훠의 사진은 모두 시내에서 찍은 이 화각의 사진뿐이다.
다음에 다시 온다면 꼭 저 사찰에서 내려다 본 루훠 전경을 찍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리고 루훠는 올해 2월, 수 천명의 시위대가 종교 자유와 공무원 부패에 항의하며 경찰서를 공격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시위대 1명이 총상으로 숨진 바로 그 곳이다.
루훠의 인민광장에 멋진 조형물이 세워져 있는데 뭘 의미하는지는 잘 모르겠더라는...
우연하게 루훠에서 티벳전통 결혼식에 참석하는 행운을 갖게 되었다.
엄청난 인파의 하객속에서 축하 받는 신랑 신부...예식의 규모를 보니 부잣집 아들이 결혼하는 모양이다.
하객들에게 돌아가면서 인사하는 신랑 신부...역시 부자가 미인을 얻는다는 진리를 여기서도 또 깨달음~ㅠㅠ
이 공간은 우리나라로 치면 폐백실 같은 곳이다.우리일행에게 촬영하라고 선뜻 자리를 내준다.
촬영팀과 스텝 전원이 예기치 않게 이 잔치집에서 배터지게 먹고 사진도 많이 찍고...감사의 보답으로 약간의 축의금 전달...
사진사가 너무 많아 사람들 사이로 사진기를 높이 들고 찍은 사진이다 보니 핀이 다 나간 사진이다.
결혼식에서 잘 얻어먹고 인민광장 앞으로 걸어 나오는데 세련된 커피숍이 보인다.
웬 티벳 커피? 티벳에서 커피가 생산되지 않는 걸로 아는데...암튼 장족 도시에선 참 보기 드문 모습이다.
오랜만에 와이피이 터지는 곳에서 카톡 삼매경에 빠진 일행들...
카사후를 가기 위해 루훠에서 깐즈 가는 길로 접어 들었다.여기에선 도로사정이 이 정도면 감사하고 가야 하는 길이다.
내 마음속 샹그릴라 중 하나인 카사후(卡萨湖)...
카사후는 정말 최고의 캠핑지 중 하나이다.
타프 아래 야전침대에 누워서 제대로 된 휴(休)를 즐긴 하루였다.
어린 라마승들과 물가에서 장난도 치면서...
다시 루훠로 나가는 길...비가 와서 길은 질척였지만 먼지 안 나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또 감사해야 하는 길...^^
루훠를 지나쳐 따오푸(道孚)까지 진행...따오푸의 유명한 백탑사원도 관람하고...
시간이 좀 남아서 따오푸에서 제법 유명한 온천이 있다는 말을 듣고 물어 물어 찾아 가는 중...온천 가는 길이 거의 오프로드수준이다.
생각보다 허름한 마을에 시설이라곤 조그마한 오두막에 탕이 몇개 있는 시설이 전부이지만 수질 하나는 끝내준다.
온천을 끝내고 마을 노인에게 들은 바로는 이 길이 예전 대장정시 많은 홍군이 당령설산을 넘어서 고난의 행군을 했던 곳이란다.
유채밭이 꽤 아름다웠는데 달리는 차 안에서 찍다 보니 구린 주밍샷이 되어 버렸다는...ㅠㅠ
따오푸 인근의 동포지아춘이란 마을...언젠가 비가 와서 라면 끓여 먹으러 올라갔다가 마을 사람들과 친해진 곳...
늘 갈 때마다 환대에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짝퉁 황하구곡제일만...ㅎ
따오푸에서 빠메이로 가는 초원에 휘돌아 나가는 아름다운 물줄기...
타공에 위치한 저 황금색의 무야진타(木雅金塔. 목아금탑)와 야라설산이 함께 조망되면 최고의 뷰인데
구름은 도통 개일 생각을 안하고 야라설산은 아예 보이질 않는다...ㅠㅠ
단빠로 넘어오는 고개에서 내려다 보이는 아름다운 녹색의 빠메이 초원...
이 아름다운 빠메이 초원 한 가운데 자리잡은 훼이위엔쓰(惠遠寺, 혜원사)...
혜원사는16세기 달라이라마 7세에 의해 창건된 사찰이며 달라이라마 11세의 고향이기도 한 곳이라서 매우 유명한 사찰이라고 한다.
단빠로 넘어가는 고개에서 티벳의 성산 중 하나인 야라설산(雅拉雪山 5,884m)을 조망해 보지만 딱 반토막만 보여주신다.ㅠㅠ
다음날 아침...비 내리는 단빠 시내 소경...
당링 가는 길에서 첫 번째 만나는 아름다운 부크마을도 운무 휘감긴 산아래 고즈넉한 모습으로...
그 동안 여러 차례 당링을 가보았지만 이번처럼 혼탁한 물은 처음일 정도로 비가 많이 내렸다.
갑자기 돌발사태 발생...
우리가 진행하는 길이 집채만한 낙석으로 깊이 70cm정도 패여서 진행이 불가한 상황이 벌어졌다.
바로 20분 전에 발생한 상황...사진상으로는 패인 정도가 얼마나 깊은지 묘사가 잘 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가 누구인가?
즉시 춘빠토건주식회사 직원(ㅎㅎ)들 총동원해서 돌 쌓기를 시작한다.
방송분량 안 나와서 툴툴거리던 장감독은 갑자기 이 상황이 신났음에 틀림없다.ㅎ
사륜도 아닌 그것도 차체가 낮은 승합차량을 가지고 이런 오지를 다니니 정말 힘든 상황이 한 둘이 아니다.
튜닝된 사륜구동지프를 가지고 하는 오프로드는 오프로드도 아니다.예전 오프로드 선배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최고의 오프로드 투어는 순정으로 하는 거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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