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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기듯 달려온 당신, 천천히 걸어보면 건강과 새로운 인생이 보입니다 ①

정혜거사 2017. 2. 8. 09:55


연중기획 50+ 건강 리모델링 두 번째

“중년이 되고보니 날 반기는 건 애완견뿐이더라.” 어느 개그맨의 말이 중년의 가슴을 찌른다. 중년은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왔지만, 정작 자신을 위해 살지 못했다. 건강에 대한 자신감이 줄고, 명예퇴직 대상자가 될 수도 있다.


이제 그동안 살아온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때다. 인생의 후반기도 전반기처럼 급하고 쫓기듯 산다면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유지할 수 없을뿐더러, 질 높은 삶을 살 수 없다. ‘느리게’ 사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느리게 살면 건강 측면에서도 새로운 것이 보일 것이다. 고은 시인은 시 ‘그꽃’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내려갈 때 보았네 / 올라갈 때 못 본 / 그 꽃’

[헬스조선]중·장년층은 행복한 제2의 삶을 누리기 위해 자신의 건강부터 리모델링(재수선)해야 한다
[헬스조선]중·장년층은 행복한 제2의 삶을 누리기 위해 자신의 건강부터 리모델링(재수선)해야 한다

 

중년까지의 삶은 고속도로와 닮았다. 주변 풍경 볼 새 없이 목적지만 향해 시속 100km 이상으로 질주하는 삶이다. 우리나라 부부 3분의 1은 하루 평균 대화시간이 30분에서 1시간 미만이며, 아빠가 아이와 놀아주는 시간은 하루 3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회원국 중 가장 짧다. 또 원하는 만큼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시간도 남성은 연간 18.5일에 달해 수면도 부족하다.


 

평균 노동시간이 가장 긴 것은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이다. ‘OECD고용동향’(2016년)에 따르면, 한국 취업자 1인당 연평균 노동시간은 2113시간으로 OECD 평균보다 347시간 더 길다. 자동차는 더 빨라졌고, 택배는 당일 도착할 정도며, 세계 곳곳을 연결하는 인터넷 시대에 살고 있지만 항상 바쁘다. 결국 부작용이 속출한다.

 

바쁜 삶이 남긴 정신적 문제

심한 감정 기복을 겪는 ‘조울증’ 환자 3명 중 1명은 40~50대 중년이고, 40대 이상의 30%는 대장암 씨앗인 대장용종을 가진 적이 있다. 서서히 건강을 잃어갈 때쯤 직장도 잃는다. 50대는 퇴직을 앞둔 세대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3년 53세던 평균 퇴직연령 2016년 49.1세로 떨어졌다.


이쯤되면 삶의 성적표를 한번 되돌아보게 된다. 가족을 위해 살아온 삶이 옳은지 고민하게 된다. 최근 중년들에게 인문학 열풍이 불어닥친 것도 지천명(知天命·50세) 이후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물음의 답찾기였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세원 교수는 “중년은 먹고사는 문제에서 자유로워지게 되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며 “이때 어느 삶을 살 것인지 고민한 결과에 따라서 중년 이후 위기와 행복이 갈리게 된다”고 말했다.

 

중년, 삶의 속도를 줄이자


오늘날 중년은 우리나라의 고도성장기를 이끈 세대다. 자신보다 가족을, 직장을 위해 살아온 사람들이다. 인생에서 행복은 가족의 웃음이고 회사의 발전이었다. 그리고 인생이란 마라톤의 반환점을 도는 50대가 됐다.


50대 중년은 온전히 모든 삶을 자신을 위해 살지 못했다. 이때 쉼표가 중요하다. 풍요로운 가족의 삶이란 목표도 달성했고, 자식도 키워냈다. 따라서 중년의 쉼표는 나를 위한 삶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이 된다.

[헬스조선]중년의 시기에 삶의 속도를 줄여야 삶의 아름다움을 다시 찾을 수 있게 된다.
[헬스조선]중년의 시기에 삶의 속도를 줄여야 삶의 아름다움을 다시 찾을 수 있게 된다.

임세원 교수는 “중년의 시기엔 시간적 여유가 생기게 되면서 존재의 의미를 고민하게 된다”며 “중년의 쉼표는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었던 지난날과 달리 이제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년의 시기에 삶의 속도를늦추지 않는다면 삶이 파괴될 수도 있다. 중년은새로운 관계를 만들기 어렵고, 기존 인간관계도 줄어들게 된다.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젊은 시절 인간관계에서 찾던 만족감을 느끼기 힘들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년에도 과거처럼 삶의 속도를 그대로 유지하게 된다면 자신의 사회적 역할 축소로 우울감에 빠질 수 있다. 이럴 때 도박이나 알코올 등 일탈 행위를 통해 만족감을 찾으려 할 수도 있다.

 

느리게 살면 가족이 보인다


삶의 속도를 줄이게 되면 그동안 곁에서 함께 하지 못했던 가족들이 눈에 들어온다. 온 종일 가족과 몇 마디 말도 못 나누던 삶에서 벗어날 수 있다. 특히 배우자와의 친밀감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평생 동반자로서 함께할 배우자는 삶의 버팀목이 된다.


황혼이혼이 급증하는 이유도 배우자에 대한 소홀함이 큰 이유 중 하나다. 임세원 교수는 “인생을 자동차와 비유하면 액셀레이터를 항상 끝까지 밟고 있을 수 없다”며 “잠시 멈춰 남은 반 평생을 누구를 위해 살 것인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나이는 숫자, 어떤 삶을 살 것인가?

중년의 삶은 자신의 꿈, 자신이 진정 원하던 것이 무엇인지 잃어버린 경우가 많다. 가족과 회사를 위해 끌려다니듯 살다보니 꿈도 감정도 숨기다 잃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100세 시대에 중년은 인생의 중간이 아닌 새로운 시작으로 생각해야 한다.


그동안 가족과 회사를 위해 열심히 달려왔다면 이제는 나 자신을 위한 인생을 살아볼 때다. 남은 삶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채우기 위해선 숨고르기가 필요하다. 잠시 멈추고 무엇을 할지, 어떻게 살 것인지 생각할 때다. 그동안 자신의 성향에 맞지 않게 살았다면 자신의 성향을 내보일 필요가 있다.


그 과정에서 진정으로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찾을 수 있다. 일탈도 중요하다. 꼼꼼하게만 살아왔다면 느슨하게 풀어져보기도 하고, 오랫동안 생각이 많았다면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는 시간도 가져보는 것이 좋다.


그러면 자신의 삶에 배제된 내가 다시 내 삶 속으로 들어올 수 있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감정에 충실해질 수 있고, 소중한 것을 알게 되면서 삶의 아름다움을 다시 찾을 수 있게 된다.

 

 

 

[헬스조선]중장년층 나이는 숫자, 앞으로의 인생 어떤 삶을 살지 숨 고르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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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조선 | 황인태 헬스조선 기자 | 입력 2017.02.06 10:47 | 수정 2017.02.08 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