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자주 뒤로 젖히고, 반듯한 자세 유지
코로나19 유행으로 비대면 생활이 일상화되면서 목 디스크 증세를 호소하는 사람이 늘었다. 고려대 안산병원 제공
코로나19로 비대면 생활이 일상화되면서 목 디스크(경추간판탈출증)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었다. 비대면 생활에 필수인 스마트폰·태블릿 등 개인용 전자기기 사용 시간이 늘어난 탓이다.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볼 때에는 고개가 자연히 앞으로 기울어진다. 이때 뒷목 근육은 목을 지탱하기 위해 더욱 강하게 수축하면서 목 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이 커진다.
일반적으로 중립 자세에서 목 디스크는 5㎏ 정도의 무게를 견딘다. 고개를 앞으로 15도 숙일 때마다 5㎏ 정도의 하중이 목 디스크에 추가적으로 가해진다.
즉 고개를 30도 숙이면 15㎏, 60도 숙이면 25㎏의 부담이 목 디스크에 가해지는 셈이다. 60도 고개를 숙인 채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면 20㎏짜리 쌀 한 포대를 목에 이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일자목증후군는 목 디스크의 초기 증상으로 옆에서 보았을 때 C자 형태의 ‘경추 전만’ 곡선이 무너지고 목뼈가 일자로 정렬된 비정상적 상태를 의미한다. 마치 거북의 목과 비슷하다고 해서 ‘거북목증후군’으로 불린다.
이런 거북목증후군을 장기간 방치하면 목 디스크에 과도한 부담을 줘 목 디스크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목 디스크는 목과 어깨, 등, 팔 통증이 가장 흔한 증상이다. 추간판을 탈출한 수핵이 경추 신경근을 누르면 손과 팔이 저리고, 마비를 일으키기도 한다.
중추신경인 척수까지 눌리면 다리 힘이 빠지거나 걸을 때 균형을 잡기 힘든 운동 실조를 일으켜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울 때도 많다.
진단은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으로 목 부위 연부(軟部) 조직과 신경, 뇌척수액 음영 등을 관찰하는 게 가장 정확한 방법이다.
김범준 고려대안산병원 척추신경외과 교수는 "목 디스크라고 해서 반드시 수술할 필요는 없다"며 "적절한 운동과 일상생활 자세 교정, 물리 치료나 약물 치료로 호전될 때가 많다"고 했다.
약물로 치료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신경차단술 등의 침습적인 시술을 시행할 수 있다. 또한 척수에 압박이 있다면 조기에 디스크 제거 및 골유합술, 인공 디스크 삽입 등의 수술이 필요할 수 있지만 수술은 전문의와 상담해 매우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김범석 고려대 구로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목 건강을 위해 3가지를 강조했다.
①반듯한 자세 유지다.
고개를 앞으로 숙이는 동작을 가급적 피하고 거만해 보이더라도 가슴을 쫙 펴고 턱을 살짝 치켜든 자세를 유지한다.
이때 중요한 점은 목 뒤 근육에 힘이 가급적 적게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턱을 당기는 것이 목 건강에 좋다고 오해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경추 전만 곡선을 해치고 목 디스크에 부담을 주기에 가급적 피해야 한다.
②목에 좋은 ‘신전(伸展) 운동’이다.
가슴을 쫙 펴고 양팔을 벌려 날개뼈를 뒤로 모은 상태에서 고개를 가볍게 뒤로 젖혀주는 동작을 5~10초간 유지한다. 이 같은 목 신전 운동을 자주 할수록 좋고 15분에 한 번씩은 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때 뒷목에는 힘을 빼야 하고 어깨가 과도하게 위로 들리지 않도록 유의한다. 뒷목과 어깨에 뻐근한 느낌이 들 정도는 괜찮지만, 통증이 생기거나 팔이 저린 느낌이 있다면 운동을 멈춰야 한다.
③올바른 수면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
천장을 똑바로 보고 누운 상태에서 목 밑에 수건을 돌돌 말거나 얇은 베개를 목 밑에 덧대 고개를 젖혀주는 자세에서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 베개는 푹신한 것이 좋다. 돌 베개 등 딱딱한 재질은 피해야 한다.
김 교수는 “고개를 가급적 덜 숙이고 자주 뒤로 젖혀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가슴을 쫙 펴고 고개를 들어야 한다”며 “만약 통증이 견디기 어렵거나 팔이 저린 증상이 동반된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기사입력 2021.08.08. 오후 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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