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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의 얼굴’ 부정맥…이렇게 대처하세요!

정혜거사 2021. 6. 1. 13:36

[경향신문]

부정맥은 종류에 따라 증상과 치료법이 다양한 만큼 정확한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또 증상이 갑자기 나타났다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한 번이라도 부정맥 의심증상을 느낀 사람이라면 자신의 맥박을 주기적으로 측정하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부정맥은 발생하면 즉사하는 위험한 부정맥부터 누구나 조금씩 있을 수 있는 경미한 부정맥까지, 매우 다양한 형태로 발생한다. 오죽하면 ‘천의 얼굴’이라 불릴 정도다.

 

증상이 갑자기 또는 불규칙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진단마저 쉽지 않다. 부정맥 주간(6월 첫째 주)을 맞아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정보들을 한데 모았다.

■불규칙한 심장박동…서맥부터 빈맥 등 다양

부정맥은 말 그대로 맥박이 비정상인 상태를 말한다. 심장은 끊임없이 박동하면서 전신에 혈액을 공급하는데 정상이라면 1분에 60~100회, 하루 10만번 정도 규칙적으로 박동한다.

단 심장이 박동하려면 전기신호를 만드는 조직과 이 전기신호를 심장근육에 전달해주는 자체 조직이 잘 작동해야 한다. 따라서 이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심장박동이 불규칙해진다. 이것이 바로 부정맥이다.

▲맥이 1분당 60회 미만으로 느리게 뛰면 ‘서맥성부정맥’

▲1분당 100회 이상으로 빨리 뛰면 ‘빈맥성부정맥’

▲아주 불규칙적으로 빠르게 뛰면 ‘심방세동’으로 진단한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두근두근…어지러움, 실신도 발생

부정맥은 종류마다 증상과 위험도가 달라서 쉽게 위험하다, 아니다를 말할 수 없다. 따라서 의심증상이 있다면 정확한 진단을 통해 전문의와 함께 치료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적인 의심증상은 그럴 만한 상황이 아닌데도 심장이 심하게 두근거리는 것. 예를 들어 주변이 조용하거나 가만히 앉아있을 때 등 나름 편안한 상황인데도 가슴 두근거림이 느껴지는 것이다.

 

이밖에 어지러움과 가슴통증은 물론, 아무 증상 없이 갑자기 실신하는 경우도 있다.

■손목 맥 짚어보고 의심되면 바로 병원 방문

부정맥은 증상이 다양한 만큼 섣불리 자가진단해선 안 된다.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진은선 교수(대한부정맥학회 진료지침이사)는

 

“일단 갑자기 심장이 쿵쿵쿵쿵 세차게 빨리 뛰거나 너무 늦게 또는 불규칙하게 뛰는 듯하다면 스스로 맥박을 확인해볼 것”을 강조했다.

손목의 맥박을 짚어보고 분당 600~100회로 뛴다면 정상범주이며 이를 벗어나 지나치게 빠르게 또는 느리게 맥이 뛸 때는 빨리 진료 받아보는 것이 좋다.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심장내과 김태석 교수는 “부정맥은 종류에 따라 증상이 항상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짧은 시간 동안 나타났다가 저절로 소실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진료 시 진단에 어려움이 있다”

 

“평소 자신의 맥박을 스스로 측정해보는 것이 부정맥 조기진단에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기본은 심전도검사…스마트워치로도 측정 가능

부정맥이 의심됐을 때 병원에서 시행하는 가장 보편적인 검사는 심전도검사다. 증상이 발생했을 때 바로 심전도를 찍는 것이 가장 정확해서 평소 집 주변에 심전도검사가 가능한 병원이 있는지 미리 파악해두는 것이 좋다.

진은선 교수는 “보통 부정맥은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증상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지만 증상이 자주 발생하는 환자를 위한 생활심전도검사(홀터검사, 24시간~72시간 심전도장치 부착해 맥박 기록)부터

 

1년에 몇 번씩 증상이 나타나는 환자들을 위한 간이심전도기기(평소 들도 다니다가 증상이 발생했을 때 심전도를 찍는 기기)까지 다양한 검사법이 있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스마트워치 같은 웨어러블기기로도 맥박은 물론, 심전도까지 측정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의료장비로 인정받진 못했지만 부정맥 증상이 있는 사람이 기기를 통해 심전도를 찍어보고 병원진료를 보면 진단에 매우 유용하다.

■약물, 시술 등 고려…정확한 진단 후 치료계획 세워야

부정맥은 종류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

 

심장이 빠르게 뛰는 빈맥은 약물로 증상조절이 가능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고주파도자절제술(부정맥 발생부위를 지져서 없애는 것) 같은 시술이 필요할 수 있다.

 

심장이 느리게 뛰는 서맥은 약물치료가 불가능하며 느린 심장을 제대로 뛰게 하는 인공심장박동기 시술이 필요하다.

진은선 교수는 “무엇보다 부정맥은 정확한 진단이 치료의 첫 단추”라며 “평소 일반적인 상황에서 가슴 두근거림이 느껴지거나 맥을 짚었을 때 빠르게 또는 느린 것 같은 느낌이 들면 전문의의 진찰 후 필요한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헬스경향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기사입력 2021.06.01. 오전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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