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 연구, 1년 이내 리듬조절치료 뇌졸중, 심부전 위험 낮춰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정보영·김대훈 교수와 차의과대학 분당차병원 심장내과 양필성 교수/세브란스 제공
심장박동이 불규칙한 심방세동 환자에서 리듬조절치료를 조기에 시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정보영·김대훈 교수와 차의과대학 분당차병원 심장내과 양필성 교수 연구팀은 최근 심방세동 환자에서 진단 후 1년 이내에 리듬조절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의학회 공식 저널인 영국의학저널(BMJ) 최신호에 게재됐다.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심방세동은 가장 흔한 부정맥으로 가슴이 답답하거나 어지럽고, 숨이 차는 증상을 보인다. 혈액의 흐름이 불규칙해 혈전(피떡)이 생기고, 이는 뇌졸중의 위험요인이다.
실제 심방세동은 뇌졸증 발생 위험이 5배 높고, 전체 뇌졸중의 20%가 심방세동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고령에서 가장 흔한 부정맥으로 인구 고령화에 따라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심방세동은 약물치료와 전극도자절제술, 수술 등으로 치료한다. 약물치료는 뇌졸중 예방을 위한 항응고치료를 기본으로, 리듬조절(rhythm control)치료와 맥박수조절(rate control)치료가 있다.
리듬조절치료는 심장을 정상 리듬으로 조절하는 치료다.
맥박수조절치료는 심방세동을 정상 리듬으로 되돌리기보다 맥박수를 조절해 빠르고 불규칙한 심박동으로 인한 증상을 호전시키는 치료다.
그동안 리듬조절치료와 맥박수조절치료는 심방세동으로 인한 심장혈관계 합병증 예방 효과에 차이가 없다고 알려져 왔다.
그러나 최근 심방세동 진단을 받고 1년이 지나기 전에는 리듬조절치료가 맥박수조절치료보다 효과가 좋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진단 후 1년 이내의 리듬조절치료에 대해서는 유용성과 유해성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다.
정보영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통해 2011년 7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심방세동 진단을 받은 환자 중 뇌졸중 위험도가 2점 이상이며,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2만 2,635명을 대상으로 진단 1년 내(조기)/1년 후(지연) 리듬조절치료와 맥박수조절치료의 효과를 평가했다.
연구팀은 각각의 치료에 따른 심혈관계 관련 사망과 허혈성 뇌졸중 발생, 심부전에 따른 입원, 심근경색 등 일차복합결과와 사망, 두개강내출혈, 소화기계 출혈 등 복합안전사건으로 나눠 분석했다.
분석결과 조기 리듬조절치료군에서 일차복합결과는 100명당 7.42명이 발생했다. 조기 맥박수조절치료에서는 9.25명이 발생해 리듬조절치료군이 맥박수조절치료군에 비해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 등의 위험이 19%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연 리듬조절치료는 지연 맥박수조절치료와 비교했을 때 일차복합결과에서 차이가 없었다.
리듬조절치료 시작 시기는 빠를수록 맥박수조절치료보다 좋은 결과를 보였다. 특히, 발병 후 9개월 이전에 치료를 시작했을 때 더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리듬조절치료와 맥박수조절치료의 이득-위해 비율을 계산했을 때 조기 리듬조절치료의 경우 이득이 2배 정도 높았다. 지연 리듬조절치료는 큰 이득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보영 교수는 “리듬조절치료는 1년 이내, 특히 9개월 이내 시작하는 것이 맥박수조절치료에 비해 효과적”이라며 “심방세동 진단 후 치료를 시작하는 시간을 최대한 줄여 조기에 리듬조절치료를 할 수 있도록 교육이 필요하고, 심방세동 진단율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lks@chosun.com
기사입력 2021.05.13. 오전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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