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선 이대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 /
조기 약물 사용시 심뇌혈관 위험 ↓ /
임의로 중단 땐 혈중 콜레스테롤↑
[정희원 기자] 고지혈증 진단 즉시 ‘스타틴’ 계열 약물을 사용하는 게 심뇌혈관질환 예방에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스타틴 복용을 중단하면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성이 증가했지만, 다시 복용하면 그 위험도가 떨어졌다.
유인선 이대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박상민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공동 1저자 장주영 연구원)은 2004~2012년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한 연구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국가검진 후 총 콜레스테롤 240㎎/㎗ 이상으로 고지혈증 진단을 받은 40~79세 성인 1만1320명을 대상으로 고지혈증 약물 사용 시기와 복약태도가 심뇌혈관 질환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살폈다.
고지혈증으로 혈관 내 과도한 지방이 쌓이면 결국 심혈관계 질환의 원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크 |
연구팀은 모든 대상자들을 유럽의 SCORE(Systematic Coronary Risk Evaluation)라는 심뇌혈관 질환 위험척도에 따라 분류한 뒤 중간 위험도를 기준으로 고위험군·저위험군 등 2개 군으로 나눠 비교했다.
우선, 고지혈증을 처음 진단받은 환자의 경우 진단 6개월 후부터 스타틴을 복용한 환자가 진단 직후부터 복용한 환자에 비해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1.24배 높았다. 특히 고위험군에서 조기에 스타틴을 사용할수록 위험도를 더 낮췄다.
진단 후 6개월 이내 스타틴을 복용한 사람 중 ▲지속 사용자 ▲복용 중단자 ▲중단 후 재복용자를 구분한 연구도 이뤄졌다. 스타틴 복용 중단자는 지속사용자에 비해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이 1.71배 증가했다. 하지만 중단 후 재복용자는 위험이 1.34배로 낮아졌다.
이런 현상은 SCORE 척도가 높은 고위험군에서 더 뚜렷했다. 고위험군 중 스타틴 중단자의 심뇌혈관 질환 위험은 3.01배로 증가됐다. 하지만 중단 후 재사용자는 다시 1.48배로 떨어졌다.
유인선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심뇌혈관질환 고위험군인 고지혈증 환자는 되도록 빠른 시간에 스타틴을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심뇌혈관의 위험성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증명됐다”며
“유럽의 기준이 아닌 ‘한국형 심뇌혈관질환 위험 척도’에 따른 스타틴 사용의 이점에 대해서도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의학저널인 영국의학저널(BMJ open) 최신호에 게재됐다.
유인선 이대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고지혈증이란
고지혈증은 콜레스테롤·중성지방 등 지방성분 물질이 혈액 내에 과다하게 존재하는 상태다. 혈관 내 과도한 지방은 혈관벽에 염증을 일으키고, 결국 동맥경화를 필두로 각종 심혈관계 질환을 야기한다.
이는 회식·음주 빈도가 높아 육류·지방질 섭취가 많은 50대 이상에서 주로 나타난다. 초기 증상이 없어 ‘침묵의 병’으로 불리는 만큼, 건강검진 시 고지혈증을 진단받았다면 주치의와 상의해 미리 관리해야 한다.
◆치료는 ‘이렇게’
고지혈증 치료의 핵심은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심혈관질환 혜택을 높이는 것이다. 만약 고지혈증이 비만·과도한 음주 등 교정 가능한 원인으로 발생했다면 이들 요소를 제거해 개선할 수 있다.
하지만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스타틴’ 계열 제제를 활용해야 한다. 스타틴은 대사과정에 개입, 콜레스테롤 생성을 막는다.
◆스타틴, 평생 복용해도 되나
스타틴은 처방 후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교정 불가능한 원인에 의해 고지혈증이 생긴 경우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한다. 간이나 신장에 부작용이 거의 없어 안전한 약제다.
특히, 증상이 나아진 것 같다고 약물을 임의로 중단해서는 안 된다. 스타틴을 끊으면 결국 2~3개월 뒤 혈중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다시 상승한다.
약을 끊고 싶다면 의사와 상의해 약물 복용 중단 후 2~3개월 후 다시 혈중지질수치를 검사한 뒤 복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기사입력 2021.04.16. 오전 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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