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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염, 아프다고 운동 멀리하면 심해져…허벅지 근육 꼭 키우세요

정혜거사 2020. 12. 25. 22:11

이지현 기자의 생생헬스


운동 어려운 시대 관절 '빨간불'
아프다고 관절 안 쓰면 위험해요


연골 손상 전 '신호 파악' 중요
'무릎 보호대' 허벅지근육 키우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고강도 방역 조치가 시행되면서 차분한 연말이 이어지고 있다. 성탄절 휴일에도 집 밖 외출을 삼가는 사람이 늘었다. 사상 초유의 ‘집콕 송년’이다.

 

외출 시간이 줄고 집 안에 있는 시간이 늘면 자연히 운동량이 부족해진다. 코로나19 고위험군인 고령층은 외출을 더욱 줄이게 되고 이는 근육량 감소 등으로 이어지기 쉽다.

 

고령층이라면 누구나 앓기 쉬운 퇴행성 관절염은 근육량이 줄면 더 위험하다. 일정한 수준의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하는 이유다. 무릎 관절 건강에 도움되는 운동 등에 대해 알아봤다.

운동 중단하면 관절염 악화

 

퇴행성 관절염은 고령층이라면 누구나 겪는 질환이다. 평생 몸의 무게를 지탱하던 무릎에 탈이 나기 시작하면 움직일 때마다 통증이 생겨 걷는 것조차 힘들어진다.

 

통증 때문에 병원을 찾아도 수술할 정도로 심한 단계가 아니라면 마땅한 치료법이 없다. 주사 치료 등을 받아도 차도가 없어 일상 활동에 제약이 생기고 이 때문에 우울감까지 호소한다.

전문가들은 무릎 통증이 있더라도 심한 관절염이 아니라면 어느 정도 운동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무릎을 지탱하는 허벅지 근육 힘을 키워야 관절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몸속 근육량은 30~50대까지 10년에 15%씩 줄다가 60대가 되면 10년에 30%씩 급격히 감소한다. 노년층의 근육량이 줄면 인지기능에 영향을 줘 치매 발병 위험까지 높아진다. 무릎 관절에도 나쁜 영향을 준다.

퇴행성 관절염 환자는 관절이 닳아 병이 생긴다고 생각해 아예 운동하지 않는 일도 많다. 무릎을 너무 많이 쓰는 것도 건강에 좋지 않지만, 아예 쓰지 않는 것도 도움되지 않는다.

 

무릎을 쓰지 않으면 관절을 지탱하는 주변 근육이 약해진다. 윤활액이 덜 분비돼 관절이 쉽게 마모된다. 무릎 관절의 운동 범위가 줄어 무릎이 굳어질 위험도 있다.

관절염 통증을 줄이기 위해 조금 쉬는 것은 괜찮겠지만 아예 쓰지 않는 것은 질환을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다. 약과 주사 치료로 통증을 조절하면서 견딜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꾸준히 운동해야 하는 이유다.

고령층 중에는 운동 대신 도가니탕이나 곰탕 같은 연골 성분 음식에 기대기도 한다. 이런 음식이 관절염에 도움된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

 

관절염 환자는 과식하지 않고 적당한 양의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 비만하면 관절에 무리를 줘 통증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덜커덕하면 연골판, 사각하면 연골염

 

무릎 질환이 모두 퇴행성 관절염은 아니다. 무릎을 구부렸다 펼 때 뭔가 걸리는 느낌이 들거나 ‘덜커덕’ 소리가 나면 무릎 속 연골판 손상을 의심해야 한다. 갑자기 무릎이 꺾이거나 뒤틀릴 때 망가지는 일이 많다.

중장년층은 노화나 누적된 피로 때문에 일상 동작을 하다가도 쉽게 찢어지고 다친다. 찢어진 연골판이 관절면에 끼면 무릎이 펴지지 않는 일도 있고 연골판이 두꺼워지면 덜컹거리는 소리가 나기도 한다.

무릎을 움직일 때마다 눈 밟는 것처럼 사각사각 소리가 난다면 박리성 골연골염을 의심해야 한다. 외상으로 인해 뼈가 부분적으로 괴사하면서 관절 연골이 떨어져 나가는 질환이다. 떨어져 나간 무릎뼈 조각이 관절 사이에 끼어 소리가 날 수 있다.

증상을 방치하면 지속적으로 연골 손상을 유발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서야 한다. 연골을 제자리에 고정하고 다친 곳을 굳어지도록 하는 치료를 한다.

 

괴사 부위가 얼마나 되는지 등에 따라 수술이 필요한 환자도 있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게 먼저다.

 

무릎 지탱에 중요한 허벅지 근육

 

관절염 예방과 관리를 위해선 대퇴사두근을 키우는 것이 좋다. 허벅지 앞쪽에 있는 큰 근육이다. 무릎을 펼 때 중요한 역할을 한다.

 

김형건 인천힘찬병원장은 “대퇴사두근을 키우면 슬개골과 허벅지 뼈 사이 간격이 넓어져 무릎을 구부리고 펼 때 무릎 앞쪽 통증이 완화된다”며 “무릎으로 가는 하중이 분산돼 연골 손상이나 관절염 진행을 늦출 수 있다”고 했다.

바닥에 누워 무릎을 펴고 허벅지에 힘을 준 상태에서 발끝을 몸쪽으로 당긴다는 느낌으로 한쪽 다리를 45도 정도 들어 올렸다가 3초간 버틴 뒤 천천히 내리는 다리 들기가 좋다. 하루 10회씩 3세트를 하면 근육이 강화된다. 한 달 정도 꾸준히 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실내 자전거 타기도 허벅지 근육을 키울 수 있는 운동이다. 기초 근력을 키웠다면 스쿼트도 도움된다. 발을 어깨 너비로 벌리고 서서 허리를 편 채 무릎을 굽힌 뒤 허벅지에 힘을 주고 일어서는 것이다. 균형을 잡기 어렵다면 벽에 등을 기대거나 의자를 뒤에 두고 하는 것이 좋다.

의자에 앉아 무릎 관절을 편 채로 한쪽 다리를 뻗어 올려 10초간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추천한다. 이때 넓적다리와 허벅지 근육에 힘이 들어가는지 확인해야 한다.

 

의자에 앉을 때 허벅지 사이에 책을 끼고 버티는 동작도 도움된다. 이런 간단한 운동도 하기 어렵고 가만히 앉아 있어도 통증이 심하다면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무릎 차기도 무릎 관절염을 예방하기 위한 대표적 실내 운동 중 하나다. 누워서 허공을 향해 발바닥을 차는 방법이다. 한쪽 무릎을 편안하게 가슴 쪽으로 가져온 뒤 발바닥이 천장을 향하도록 무릎을 쭉 펴고 다리를 뻗는다. 양발을 번갈아 하면 된다.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은 “일은 운동이 아니라 관절을 상하게 한다”며 “무릎 보호대라고 부를 정도로 무릎 충격 흡수를 돕는 허벅지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꾸준하게 하면 건강한 무릎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골프·조깅 무릎 부담 심한 운동

 

스크립스클리닉 교수팀이 미국정형외과학회지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무릎에 부담을 많이 주는 운동은 골프, 조깅, 테니스 순이다. 운동할 때 무릎에 가중되는 힘의 정도를 측정한 결과다.

최봉춘 세연통증클리닉 원장은 “전문의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가장 맞는 운동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존 관절염 환자라면 무리가 갈 수 있는 과격한 운동이나 장시간 운동은 피하고 무릎 주위 근력 강화를 위한 맨손체조 등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운동은 약한 강도로 시작해 점차 강도를 높여야 한다. 운동을 마무리하기 전에는 다시 약한 강도의 운동을 해 근육을 충분히 풀어줘야 한다.

 

최 원장은 “무릎 부위 근육이 경직된 상태에서 갑자기 운동하면 부상 확률이 높아진다”며 “5~15분 정도 준비 운동, 마무리 운동은 무릎 질환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bluesky@hankyung.com
기사입력 2020.12.25. 오전 10:57 최종수정 2020.12.25. 오후 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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