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료 /카라코람 하이웨이

[스크랩] 140606 카라코람 하이웨이 -- 중국 국경 넘기

정혜거사 2017. 6. 4. 22:39

 

 

 

8시 고소 적응을 위해 동내를 산책하는 데 

마을을 둘러싼 사방의 설산에서 찬 공기가 가라 앉는 듯..무척 쌀쌀하다.

신흥 개발도시라 건물들은 깨끗하나

여기 저기 벌려 놓고 마무리 못?하는 건설사업도 제법 눈에 띄었고

특히나 북쪽의 아파트는 일을 계속하는 건지.. 

 

 

 

공사중인 공원에서

갑자기 마누라가 공사 표지 깃발을 뽑아들고 접시체조를 시작한다.

 

..... 고산증세는 아니겠지..

예전의 여행 경험으로 비추어 보면 

갑자기 엑스타시를 느낄때 저런 이상한 행동이 나오니 나쁜 징조는 아닌 셈이다.

 

 

 

대로의 번듯한 상가의 바로 뒤편에 원주민 거주지가 나오는 데

역시 위글족이라 방치하는지 아니면 그들이 재개발을 거부하는지 모르겠으나

심히 불쾌할 정도로 흙집도 낡고 오물들이 악취내며 썩고 있는 등...

인적이 있으니 사람사는 곳이구나 느낄정도였다

그나마 시장의 부지런한 야채가게에서 점심에 버스에서 나누어 먹을

도마도와 날 계란(숙소의 커피포트에 삶을)을 구입했다. 

 

 

 

어제의 바로 그 버스를 타고 10:30 파키스탄으로 넘어가는 출국 심사장행.   
한국인의 짐검사는 검색대 통과만으로 비교적 간단했으나 
당일 출국자와 다른 화물차들도 검색후 모두 한번에 국경을 통과시키려는 듯
우리의 대기가 한없이 계속 되었다.

 

날씨가 극히 좋으니 햇볕이 따가운데, 앉아 쉴 곳이나 햇빛 피할 곳도 전혀없고,

화장실도 경찰의 엄호아래 함께 다녀오는 반 구금상태. 
대부분이 파키스탄인 보따리 상인인 듯한데

어제부터 인간의 인내심이 어디까지인지 테스트 하는 듯..

 

 

 

 

 

 

드디어 약 3시간 후에 승차 허가..

버스는 어제와 달리 빈자리 하나 없는 만석
복마니씨의 활약과 현지인의 양보로 우리부터 탑승해 간신히 전날 확보한 좋은 장소 유지했고

 역시 어제의 그 자리인 2층 제일 구석 뒷자리를 고수했다

점심으로 버스내에서 화덕구이 빵 랑과 각자가 준비한 먹거리를 나누어 먹고

점점 늘어나는 설산을 감상하며 차의 고도를 높여갔다.

 

 

 

드디어 쿤자랍 고개!!

너무나도 높은 고개에 넘던 새들마저 힘든 울음을 울어대고,

그 소리를 듣던 혜초스님과 실크로드 대상들도 눈물을 닦았다는 국경도로 세계 최고 높이인 4709m

불과 한뼘도 안되는 거리 차이로 물방울이 인도양과 태평양으로 나뉘는 곳  

쿤제랍의 뜻이 해골이라는데 대상들이 이 곳을 넘어갈 때 죽은이의 백골을 이정표 삼았다네

 

쿤자랍이라야 저 상징적인 타워뿐이지만 이 곳에 오기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수백km에 걸치는 험한 산과 길, 자연 풍광들이 진정한 쿤자랍의 의미일 듯하다.

중국측보다 더욱 험하고 급한 내리막길을 버스가 비명을 질러대며 내려가기 시작했다 

앉은 의자에선 감히 하늘을 볼수 없고 침대차에 비스듬히 누워 보는 계속되는 설산들의 웅장한 광경은

이곳아니면 감히 겪기 어려울 장관이었다.

자연을 최대한 보호하며 인공적인 시설이 거의없는..  한마디로 위태스런길

히말라야가 여성스런 산이라면 이곳 파키스탄 산맥은 남성스런 험난한 산으로

능선들이 넉넉하고 원만한 구석은 조금도 없고 모두가 독사의 이빨처럼 날카롭다.

 

 

파키스탄의 북쪽 지역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거대한 산맥을 이루고 있고 

극 지방을 제외하면 세계 최대의 빙하 지역이란다
쿤자랍고개에서 발원하는 훈자강을 인더스강이 이어 받으며
수많은 계곡에서 양쪽으로 급하고도 날카로운 절벽을 빙하 녹은 차갑고 급한 강물로 더욱 깍아내린다
북파키스탄은 세계 2위의 K-2를 비롯 8,000m 넘는곳이 5곳이고 7,000m급은 
훈자 지방을 중심으로 헤아릴 수도 없는 정도이다

그 강을 끼고 KARAKORAM  HIGHWAY가 달린다.(지도의 왼쪽 끝)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거칠고 황폐하며 자연의 웅장함에 경탄을 금할수 없는 길일 것이다
양쪽으로 7천이 넘는 산맥사이 거친 곳에 도전한 

투자액에 비해 효율성이 가장 떨어지는 극한의 도로일 듯..

 

 

 

 

 

파키스탄 입국신고소에서 또다시 시계를 수정했다 

사무실엔 환갑도 넘은 듯한 노인네가 한 손가락으로 컴퓨터 자판 찾느라 시간 끄는데

아마 아가씨가 처리했으면 10배도 넘게 빠르겠지만 회교도의 정신에 위배된다며 여성은 일을 못하니..

 

수십km 내려온 길들이 국립공원이었다며 현지인의 10배가 넘는 8불의 입장료 징수 

그 구간 모두가 절경이고 개발만 할 수 있다면 수도 없는 관광지가 생기련만..

길거리에서라도 시간에 맞추어 메카로 기도하는 모습이 주변 산세와 어울렸다

 

 

 

 

 

계속 설산의 파노라마를 즐기다보니 벌써 SOST..(쿤자랍에서 86km)

드디어 이틀간 정든? 침대버스와 이별하고..

복마니의 오랜 친구로 조수겸 가이드역할을 할 알람이라는 현지인과

대절한 봉고차로 모처럼 느긋하게 주변과 눈맞추며 달려갔다

 

심양에서 1달간의 일정으로 훈자와 K-2 베이스 캠프를 다녀 가려는 3명의 중국 산악인이다. 

 


 

파수(Passu 2543m)

 


 

 

자주 나타나기 시작하는 농촌 마을들의 정겨운 모습을 감상하는 순간...

억세고 날카로운 산이 바로 눈앞을 막는다.  

내가, 우리 모두가 그리워하고 기대했던 바로 그 풍광..

그래.. 이걸 보고 느끼려 그 고생하며 달려 온 것인데...

며칠간의 고생은 어느덧 인자스럽고 다정하게 흐르는 강물따라 사라지고

모두의 얼굴은 기쁨어린 웃음으로 가득했다  

 

 

수년전 산사태로 호수가 생겨 물이 계속 차올라 바로 앞 강까지 물이 고였었는데 

얼마전 간신히 물길을 뚫어 많이 빠졌고 더이상 차오르지도 않는단다
허나 새로운 길을 내는 것이 난 공사라 아직도 양쪽이 배로만 연결되니 
화물 차량운송이 불편하고 시간도 많이 걸리며 운임도 비싸 

현재는 중국의 공산품이 인도양의 카라아치항구로 들어 온다고 한다
전에 이길로 수많은 컨테이너 차량이 길기트까지 운행해 복잡했었다는데

지금은 지나는 차량을 손꼽을 정도이다
그러니 물가는 비싸졌지만 관광객은 한적한 지금이 오히려 좋을수도 있겠다.  

 

 

 

 

 

 

 

 

평생 가장 멋진 꿈속의 호텔!!

뒤쪽으론 빙하가 흐르는 조용한 산기슭의 전망덩어리속의 숙소라니...  


호텔 뒷산에 위치한 찻집 마당에서 추위를 참으며  

그동안 헤어졌었던 수많은 별들과 차한잔 함께 마셔보는...

오랫만에 느껴보는...

행복함

 

 

 

출처 : 입산회
글쓴이 : 마당바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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