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음식만 잘 골라도 암 위험 60% 이상 줄인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주요 암의 원인으로 흡연 32%, 음식 30%, 만성감염 10~20%라고 보고했다.
그밖에 직업, 유전, 음주, 호르몬, 방사선, 환경오염 등이 1~5% 정도 작용한다고 했다. 흡연이 나쁜 줄 알면서도 끊지 못하는 것처럼 암 발생을 높이는 줄 알면서도 먹는 흔한 음식들이 있다. 무엇일까?
◆ 담배, 석면, 미세먼지와 같이 ‘1군 발암요인’ 음식은?
국제암연구소(IARC)는 햄, 소시지, 베이컨 등 가공육을 1군(group 1) 발암요인으로 분류하고 있다.
담배, 석면, 미세먼지 등도 1군이다.
세계암연구기금 및 미국암연구소(WCRF/AICR) 보고서에서도 가공육 섭취는 대장암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확실한 위험요인(convincing)으로 구분하고 있다. 지나친 가공육의 섭취는 대장암뿐만 아니라 위암 위험도 높인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햄, 소시지 등 육가공품의 발색제로 이용되는 아질산염은 식도암, 위암, 간암, 폐암, 백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국내 하루 가공육 섭취량은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청소년의 경우 평균보다 높게 섭취하고 있다.
암 예방을 위해 가급적 가공육을 적게 먹는 게 좋다. 가공육을 불에 직접 굽는 직화구이로 먹을 경우 암 위험은 더 높아진다.
◆ 검게 탔는데… 역시 고기 맛은 직화구이?
탄 음식이란 육류나 생선 등을 석쇠, 숯불, 그릴 등과 같이 불에 직접 굽는 직화구이 방식에 의해 조리하는 과정 중 음식이 그을리거나 검게 탄 부위를 말한다.
육류나 생선을 높은 온도에서 굽는 경우 암 유발을 촉진하는 강력한 발암물질들이 육류나 생선 표면에 발생하게 된다.
구이 음식에서 나오는 헤테로사이클릭아민, 벤조피렌 같은 발암물질은 DNA 돌연변이를 유발해 암 위험을 높인다.
이를 섭취할 경우 위암, 대장암, 췌장암, 유방암 발생률이 높아지게 된다. 고기는 항상 구워 먹기보다는 삶거나 끓여서(수육, 보쌈 등) 먹는 것이 건강에 좋다.
◆ 싱거우면 맛 없어… 짜고 자극적인 맛 즐기는 사람들
짠 음식을 오랫동안 많이 먹게 되면 위의 점막이 얇아지는 위축성 위염이 생길 수 있다.
이 상태에서 장내 세균이 음식물 중의 질산염을 아질산염으로 변화시키고, 아질산염이 아민이나 아마이드와 결합하면 발암물질이 만들어질 수 있다.
이 발암물질은 위점막에 작용해 암 전 단계인 장상피화생을 일으켜 위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짠 성분(나트륨)도 몸에 적정량 필요하지만 과도하게 짠 음식을 장기간 먹으면 위암 위험이 커진다. 평소 음식을 먹을 때 추가로 소금, 간장을 넣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젓갈류, 소금에 절인 저장식품(장아찌류) 섭취는 절제하는 게 좋다. 국이나 찌개의 국물도 다 먹지 말고 남기고 김치류는 너무 짜지 않게 만들어 먹는 게 좋다.
◆ 금연, 음식 선택이 암 위험 60% 줄인다… 어떻게 먹어야 할까?
암 예방 뿐 아니라 다른 질병 예방을 위해서도 골고루 먹는 식습관이 중요하다. 여러 색깔의 신선한 채소와 과일, 콩류, 견과류, 적절한 양의 곡류, 육류, 생선을 먹으면 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가공육, 탄 음식은 물론 지나치게 뜨거운 음식과 음료도 절제해야 한다. 비만 역시 암의 위험요인 중 하나다. 과식, 고탄수화물, 고지방 식사를 줄이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도록 한다.
담배를 끊고 음식만 잘 골라 먹어도 암 위험의 60% 이상을 줄일 수 있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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