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의학정보/고혈압

젊어서 더 위험한 고혈압

정혜거사 2021. 7. 6. 08:22

[스포츠경향]
국민 4명 중 1명이 가지고 있는 고혈압은 대표적인 국민질환 중 하나다. 보통은 노년층의 전유물로 생각되지만 30~40대는 물론 20대 젊은 층에서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국민건강통계자료에 따르면 2018년 우리나라 고혈압 유병률은 20세 이상 성인의 29%로 약 1200만 명에 달했다. 고혈압은 조기 진단하고 약물치료와 함께 건강한 생활습관만 잘 유지한다면 관리가 어렵지 않은 질환이다.

 

하지만 젊은 환자일수록 자신이 고혈압인지도 모르거나, 알고 있으면서도 약에 대한 부담감, 젊음에 대한 자만심을 이유로 방치하는 경우가 많아 더 위험하다.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손일석 교수


젊은 고혈압 환자의 문제는

첫째, 젊은 환자 상당수가 고혈압이 있어도 인지하지 못하거나, 알면서도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8년 국민건강통계 자료에 따르면 고혈압 전체 인지율 67%, 치료율은 63%을 보였으나, 30~40대의 고혈압 인지율과 치료율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50% 미만으로 낮은 수준이었다.

 

젊어서 큰 질환이 없으니 병원에 갈 일과 혈압을 잴 일이 별로 없고, 혹시 고혈압이 있다고 해도 괜찮을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과 혈압약을 한번 복용하면 평생 먹어야 한다는 두려움을 가진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둘째, 30~40대는 주위 환경조차 고혈압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경제활동에서 오는 스트레스, 피로, 술과 담배 등에 과도하게 노출되고 있으면서도 운동하기도 힘들고, 병원을 찾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고혈압은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고, 증상이 거의 없어서 안일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방치할 경우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심각한 질환 중 하나다.

 

높은 혈압은 심장에 부담을 주고, 이를 견디기 위해 심장벽이 두꺼워지고 커지게 되며 이로 인해 심부전 상태로 진행된다.

 

이뿐 아니라 압력으로 혈관이 손상되면 동맥경화로 이어지기도 한다. 국내의 3대 사망 원인인 암, 심장, 뇌혈관 질환 중 두 가지가 고혈압으로 인해 생길 수도 있는 것이다.

고혈압은 나이에 상관없이 기간이 오래되면 심뇌혈관 합병증 발생률이 올라가므로 젊다고 해도 적극적인 혈압 관리가 중요하다.

 

치료약은 외면하고, 나쁜 생활습관이 더해지면 혈압이 더 오르면서 조절이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심근경색, 뇌경색, 뇌출혈, 같은 치명적인 심뇌혈관질환이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심뇌혈관질환은 특별한 증상이 없다가도 갑자기 발생해 사망에도 이를 수 있어 더욱 위험하다. 실제 응급실로 오는 젊은 심뇌혈관질환 환자 중

 

자신이 고혈압인지도 몰랐거나 알면서도 여러 이유로 치료를 받지 않았던 경우가 많다. 때문에 고혈압을 진단받았다면 나이를 불문하고 전문의를 통한 꾸준한 혈압 관리는 필수다.

젊은 고혈압 환자라고 해서 특별히 군을 나누어 분류하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가족 중에 고혈압을 비롯한 심뇌혈관질환병력이 있거나,

 

회사 혹은 근처에서 측정한 혈압이 꾸준히 135/85mmHg를 넘게 측정이 된다면 일단 고혈압을 의심하고, 일정한 간격 혹은 적어도 한 주에 한번 이상 혈압을 측정해보고 일관되게 혈압이 높게 유지된다면 근처 병원 혹은 보건소를 찾아 상담해보는 것이 권유된다.

 

어떤 특정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혈압이 높아졌다고 해서 반드시 병원을 방문할 이유는 없으나, 측정한 혈압이 매우 높고 두통, 어지럼증, 호흡곤란 등 다른 증상이 있다면 더욱 병원에서 상담을 받아보아야 한다.

고혈압 치료에는 혈압 강하제를 통한 약물요법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위험인자를 일상생활에서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고혈압을 처음 진단 받은 환자의 경우, 생활습관 개선으로 혈압을 내릴 수 있다.

 

물론 비약물요법을 통해 혈압을 내리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의사와 정기적으로 만나 혈압을 떨어뜨리는 약물치료를 할 것인지 상의해야 한다.

 

그 반대로 혈압약을 복용하니까 나쁜 생활습관을 그대로 유지해도 된다는 생각은 절대 금물이다. 약물요법은 생활요법에 추가되는 치료로 추가적인 강압효과를 얻는 것이며, 생활요법을 통해 약의 용량을 줄일 수 있으니, 고혈압 약만 믿고 있지 말고 적극적으로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모든 연령에서 공통되게 고혈압의 예방은 적극적 유산소 운동, 건강한 식단(저염식, 육류를 피하고 야채 위주), 체중감량, 금연, 절주 등 건강한 생활습관개선으로도 가능하다.

 

젊은 층은 특히 고혈압 및 심뇌혈관질환의 가족력이 있고, 흡연, 비만, 고지혈증 등 심혈관질환의 위험 인자를 가진 경우에는 더욱 건강한 생활습관유지가 필요하고, 자주 혈압을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혈압이 있거나 정상혈압(수축기혈압 <120㎜Hg 그리고 이완기혈압 <80㎜Hg)보다 높은 경우라면 고혈압 합병증을 예방하고 고혈압 발생을 막기 위해서 더욱 생활습관개선 및 관리가 필요하다.

기자 프로필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손일석 교수

기사입력 2021.07.06. 오전 7:01

Copyright ⓒ 스포츠경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