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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 막혀 다리에 통증… 5년 생존율 50%로 생활습관 교정 중요

정혜거사 2021. 2. 17. 08:59

말초동맥질환

 

 

왼쪽부터 대한심장학회 고려대 구로병원 순환기내과 나승운 교수, 세브란스병원 순환기내과 안철민 교수, 고려대 구로병원 순환기내과 나진오 교수. 이들은 “말초동맥질환 생존률이 대장암 5년 생존율보다 낮다”며 조기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동영상 캡처

 

혈관질환이라고 하면 흔히 뇌동맥질환이나 심장동맥질환 등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최근에는 팔다리를 지나는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말초동맥질환도 늘고 있다. 말초동맥 질환은 방치할 경우 5년 생존율이 50% 미만까지 떨어지게 된다.

나승운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는 “말초동맥질환의 5년 생존율은 대장암보다도 낮다”며 “말초동맥 질환이 평생 관리를 잘해야 되는 전신 동맥 질환임을 명심해야 된다”고 말했다.

 

나 교수와 함께 나진오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 안철민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 등 3명의 도움말을 들어 말초동맥질환을 자세히 알아봤다.

―혈관질환 때문에 다리가 아플 수 있나.

“물론이다. 다리에도 많은 혈관이 지나간다. 혈관이 다리 쪽으로 가면서 아주 가느다란 혈관들이 손끝이나 발끝까지 들어간다.

 

관상동맥이 막히면 심근경색이 오듯 말초혈관이 막히면 마치 심근경색 때와 같은 통증이 다리 쪽에서 생긴다. 다리근육으로 충분히 피가 가질 않기 때문인데 생각보다 다리가 훨씬 더 아플 수 있다.” (나진오 교수)

―말초동맥 질환 때문에 생기는 증상은.


“많이 걷고 활동할수록 다리 통증이 심해진다. 증상이 심해지면 가만히 있거나 조금만 움직여도 아플 수 있다. 또 다리 색깔이 푸르스름해지거나 곪아서 상처가 생길 수 있다.

 

피가 다리로 가지 않는 정도가 심해질수록 상태가 단계적으로 악화된다. 여러 가지 증상 변화를 보일 수 있다. 가장 흔한 증상은 휴식을 취할 때 통증이 줄어들고, 빨리 걷거나 오래 걸을수록 통증의 강도나 지속시간이 길어진다.

 

디스크나 척추협착증의 증상과 말초동맥질환 증상이 유사하기 때문에 이들 질환과 구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나승운 교수)

―말초동맥 질환의 원인을 찾기 위해서 어떤 검사를 받나.

“기본적으로는 신체검사를 통해서 양쪽 다리의 온도 차이가 있는지 확인한다. 또 양쪽 맥박을 체크해서 한 쪽 맥박만 약해졌는지 확인한다. 혈류 검사도 받는다.

 

혈류 흐름에 장애가 생길 경우 해당 부위 말초동맥의 정상 파형이 나오지 않으므로 말초동맥질환 진단을 할 수 있다. 컴퓨터 단층촬영(CT)이나 초음파 검사를 통해 혈관이 막혀있는 부분을 정확하게 체크할 수 있다.”(안철민 교수)

“당뇨병이나 당뇨족부 환자들은 콩팥 기능이 저하된 경우가 많다. 그땐 신장에 부담이 없는 초음파검사를 많이 한다.

 

특히 당뇨족부 환자들은 골수염이 동반된 경우가 많아 골수도 같이 치료할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병행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영상검사를 적절히 해서 병의 수준과 단계를 확실히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나승운 교수)

―치료는 어떻게 하나.

“말초동맥질환이 있으면 기본적으로 동맥경화도 함께 있는 고위험군이다. 심혈관 질환에 사용하는 약물치료를 한다. 혈관이 심하게 막혀 있거나 좁아져 있는 경우엔 넓혀주는 시술이나 수술 치료를 한다.

 

시술은 풍선을 혈관 속에 넣어 넓혀주는 ‘풍선 확장술’을 많이 하는데, 그래도 혈액 흐름이 좋지 않으면 심근경색 치료에 사용되는 ‘스텐트 삽입술’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시술에도 효과가 없다면 혈관을 새로 이어 붙이는 수술 치료를 해야 한다.”(안철민 교수)

―말초동맥질환 예방은 어떻게 할 수 있나.

“혈관을 건강한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관 내 콜레스테롤 덩어리, 즉 기름덩어리를 없애야 한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면 고지혈증 치료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혈관에 내피세포가 손상이 되지 않도록 해야 된다.

 

혈관 내피세포를 공격하는 주된 원인은 흡연이다. 말초동맥질환 예방을 위해선 금연이 필수다. 고혈압도 문제가 된다. 혈압이 높을수록 그만큼 혈관에 압력이 가해진다.

 

혈관이 금방 딱딱해지면서 혈관병을 유발하기 때문에 고혈압 관리도 매우 중요하다. 당뇨병 관리도 중요하다. 맹물하고 설탕물을 생각해보자.

 

맹물은 그냥 매끈매끈하게 잘 흘러가지만 설탕물은 끈적끈적하다. 당뇨병은 혈액을 끈적끈적하게 만든다. 혈관이 막히는 이유다. 따라서 당뇨병 조절도 굉장히 중요하다.”(나진오 교수)

“말초동맥질환은 빙산의 일각이다. 결국은 관상동맥, 경동맥을 포함해서 여러 혈관 질환이 다 동반되어 있을 가능성이 많다. 하지만 너무 비관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비가역적인 것들은 어쩔 수가 없다.

 

나이, 성별, 가족력, 유전배경 등은 바꿀 수 없는 위험인자이다. 하지만 직접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있다. 금연, 고콜레스테롤증, 고혈압, 당뇨병 조절은 우리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 또 비만이라면 운동을 해서 살을 뺄 수 있도록 노력해야 된다.

 

생활습관 교정은 말초동맥질환뿐 아니라 심근경색, 뇌졸중과 같은 심혈관질환에 중요하다. 또 이미 병이 생긴 분들이 2차 질환 예방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희망을 갖고 꾸준히 노력하기를 권고한다.”(나승운 교수)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말초동맥질환 예방법


○ 흡연은 혈관을 좁아지게 하므로 반드시 금연한다.

○ 빨리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 유산소 운동을 강화한다.

○ 계단 오르내리기로 다리 혈관을 튼튼하게 한다.

○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등 위험요인이 있으면 정기적으로 검사받는다.

○ 기름진 음식을 삼간다.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기사입력 2021.02.17. 오전 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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