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의학정보/혈관,혈전증,정맥질환

걸을 때 다리 저릿하다면… 꼭 '혈관' 문제 확인을

정혜거사 2021. 1. 15. 09:03

말초동맥질환 시술 전후 혈관 CT/헬스조선 DB


혈관은 작은 혈관부터 막힌다. 국내 60세 이상의 20%는 다리의 말초 혈관이 막힌 말초동맥질환을 갖고 있는데, 환자의 70~80%는 자신이 말초동맥질환인 줄 모르다가 혈관이 완전히 막히고 나서야 진단받는다.

 

걸을 때 다리가 저릿저릿하거나 유독 발이 시렵다면 말초동맥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다리로 가는 작은 동맥이 막히는 병

 

말초동맥질환은 신장에서 다리로 가는 크고 작은 동맥에 지방·혈전 등이 쌓여 혈관이 좁아지는 병이다. 초기에는 걸을 때만 다리가 저리거나 아프다. 발이 시렵기도 하다.

 

혈관이 완전히 막히면 가만히 있어도 통증이 생기고, 상처가 잘 낫지 않으며, 피부가 파랗게 변한다. 더 심하면 감각이 마비되고, 발·다리의 조직이 괴사하거나 피부에 난 상처가 썩어 들어간다.

 

말초동맥질환자 약 5%가 이 때문에 발·다리 등을 절단한다. 당뇨병 합병증인 당뇨발도 말초동맥질환의 하나이다.

동맥경화가 주요 원인이며, 고혈당이나 혈전, 혈관 염증 등도 이 병을 유발한다. 나이가 70세 이상거나 당뇨병·고지혈증·동맥경화·고혈압·심뇌혈관질환을 앓는 50세 이상, 10년 이상 흡연자가 고위험군이다.

 

말초동맥질환을 앓는 사람의 70%는 심혈관질환을 동반하지만, 다른 혈관에 큰 이상이 없이도 발병하므로 심혈관질환이 없다고 안심하면 안된다.

발견 늦어… 발목 혈압 재봐야

 

동맥이 완전히 막히기 전에는 확실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서 늦게 발견된다. 또 대부분의 환자는 다리 저림이나 통증이 뼈나 근육 문제에서 생긴다고 생각하고 정형외과에 간다.

 

이 경우, 우연히 척추관협착증 등을 함께 가진 사람은 척추 치료만 받고 끝내기 때문에 말초동맥질환은 발견하지 못한다. 척추 질환 치료에도 여전히 다리가 아프면 말초동맥질환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집에서 간단하게 확인하는 방법이 있다. 발목 혈압을 재보는 것이다. 팔의 수축기 혈압과 비교해 90%에 못미치면 말초동맥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병원에 가면 혈관 CT(컴퓨터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촬영)로 어느 위치의 혈관이 얼마나 막혔는지 정확히 찾는다.

혈압·혈당 관리하면 증상 완화

 

혈관이 꽉 막히지 않고 통증이 심하지 않으면 아스피린을 복용한다. 약을 먹으면서 담배를 끊고 꾸준히 운동하며 혈압·혈당을 관리하면, 상당수가 증상이 완화된다.

 

이 치료로 호전되지 않으면, 스텐트삽입술(금속망을 좁아진 혈관에 넣어서 넓힘)이나 내막절제술(막힌 혈관의 내막을 긁어내 뚫어줌), 혈관우회술(막힌 동맥 사이에 인조혈관 등을 붙여 새 길을 냄) 등의 치료를 한다.

 

이렇게 치료해도 막혔던 곳의 위치에 따라 5~70%는 5년 안에 재발하기 때문에, 금연·저지방식·운동 등 올바른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lks@chosun.com

기사입력 2021.01.15. 오전 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