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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에 관련된 8가지 소문 '팩트체크'

정혜거사 2021. 1. 5. 09:19

고혈압은 그 자체로 아무런 증상이 없다. 고혈압을 진단하는 유일한 방법은 혈압을 측정하는 것이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약 11억 명이 고혈압을 알고 있으며, 심지어 점차 증가 추세다. 국내만 해도 고혈압 환자 수는 1000만 명을 넘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고혈압은 이처럼 흔한 질환이지만, 그런데도 잘못 알려진 정보가 많다. 영국의 의학 전문지 '메디컬뉴스투데이'는 고혈압과 관련된 8가지 소문들을 정리했다.

1. 고혈압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고혈압 자체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고혈압을 치료하지 않으면 심장마비, 뇌졸중, 심부전, 협심증, 실명, 콩팥질환, 성 기능 장애 등 다양한 질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혈압은 여러 방법으로 장기를 손상시킨다. 예컨대 혈관의 탄력성을 떨어트려 심장에 도달하는 혈액의 산소의 양이 줄어들며 심장 기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

2. 고혈압은 유전이므로 예방할 수 없다?


고혈압은 유전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유전적 요인이 전혀 없이 생활습관 등으로 인해 발병하기도 한다. 실제 국제 학술지 '순환기(Circulation)'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건강한 식단

▲적은 알코올 섭취

▲적은 나트륨 섭취

▲낮은 체질량 지수

▲높은 신체 활동량은

 

평소 혈압과 관련 없이 고혈압과 관련된 유전적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3. 고혈압은 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생기는 것이다?


고혈압은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볼 수 없다. 고혈압은 노년층에서 비교적 흔하게 발견되지만, 중년과 청년에게서도 발병한다.

 

통계에 따르면 고혈압은 18~39세 인구의 약 7.5 %, 40~59세 인구의 33.2%, 60세 이상 인구의 63.1 %에 영향을 미친다.

 

건강한 생활습관을 실천하면 나이가 들어도 고혈압 위험이 적을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젊은 나이에도 고혈압이 충분히 생길 수 있다.

4. 고혈압이 있으면 증상이 나타난다?


고혈압은 합병증을 유발하기 전까지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 고혈압을 진단하는 유일한 방법은 혈압을 측정하는 것이다.

 

심지어는 평상시엔 혈압이 정상이다가 병원에 가서 혈압 측정을 할 때만 혈압이 비정상으로 나타나는 '가면 고혈압'도 있다. 이로 인해 전문가들은 고혈압을 '침묵의 살인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5. 고혈압은 식단 관리가 중요하지 않다?


당뇨병 환자가 혈당 조절을 위해 식단을 관리하듯, 고혈압 환자도 식단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과량의 나트륨 섭취는 혈당을 높일 수 있어 섭취량을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는 건강한 혈압을 유지하기 위해 하루에 5g 미만의 소금을 섭취할 것을 권한다. 가공이 많이 된 '초가공식품'은 특히 나트륨 함량이 높아 주의한다.

6. 혈압이 내려갔다면 약을 중단해도 된다?


고혈압 진단을 받고 혈압강하제를 사용하면 혈압이 정상 수준으로 내려오기도 한다. 그러나 혈압이 내려갔다고 해서 함부로 약 복용을 중단해선 안 된다. 미국심장협회에 따르면 고혈압 치료는 평생 해야 한다.

 

드물게 정상 혈압이 오랜 기간 유지됐을 때 약물 복용량을 줄이는 경우도 있지만, 이 경우 역시 전문의와의 충분한 상담을 거친 후 결정해야 한다.

7. 고혈압은 치료 가능한 병이다?


안타깝게도 고혈압을 완전히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현재로선 높아진 혈압을 관리하고, 고혈압으로 인한 합병증을 예방하는 치료법이 최선이다.

 

다만, 약 복용과 함께 건강한 생활습관을 실천하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며,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하면 고혈압으로 인한 건강상 문제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8. 고혈압은 남성에게만 위험하다?


45세 미만의 경우, 남성은 여성보다 고혈압 발병률이 높다. 그러나 45~64세 사이에선 남성과 여성의 고혈압 위험이 비슷해진다. 반대로 64세 이후에는 여성이 남성보다 고혈압 발병 위험이 높다.

 

결국, 여성이든 남성이든 고혈압 발병 위험을 피할 수는 없다는 의미다. 혈압 유지를 위해 남녀노소 모두 위험 요인을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 전혜영 헬스조선 기자 hyeyoung@chosun.com

기사입력 2021.01.05. 오전 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