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의심 환자의 유방(왼쪽) 모습.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보건복지부의 '국민 암예방 수칙'에는 "자신의 체격에 맞는 건강 체중 유지하기"가 들어 있다. 적정 체중을 벗어나 비만을 걱정할 정도면 심혈관질환 등 여러 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살이 지나치게 불어난다면 암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 한다. 비만과 관련이 깊은 암에 대해 알아보자.
◆ "체중 자체보다 몸속 지방이 증가하는 것이 문제"
비만은 체내에 지방 조직이 과다하게 쌓인 상태를 말한다. 체중이 많이 나가더라도 근육이 축적돼 있고 지방량이 많지 않다면 비만으로 분류하지 않는다.
비만 측정 기준으로 흔히 체질량지수가 사용되는데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아시아태평양지역과 대한비만학회에 따르면 25kg/m2 이상일 경우 비만으로 분류한다. 복부비만은 허리둘레가 우리나라 남성의 경우 90cm, 여성 85cm를 넘는 경우를 말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비만으로 인해 고혈당, 고혈압, 고지혈증이 발생할 수 있고 심혈관, 호흡기, 관절, 생식 관련, 지방간, 담석증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아래에서 언급된 일부 암의 발생도 증가한다.
◆ 유방암
2019년 발표 국가암등록통계를 보면 여성의 암 중 1위인 유방암은 2017년 한 해에만 2만 2395건 발생했다. 비교적 젊은 환자가 많아 40대가 32.4%로 최다를 기록했다. 50대 30.1%, 60대 17.5%의 순이었다.
국립암센터 자료에 따르면 유방암은 유전성, 호르몬, 출산 여부, 음주 등이 위험요인이지만 비만도 주의해야 할 요인이다.
특히 폐경 후 여성의 비만이 위험하다. 비만은 인슐린이나 에스트로겐 같은 호르몬 대사에 영향을 미치고 세포의 정상적인 사멸을 저해하는 등 발암 환경을 촉진한다.
◆ 대장암
살이 많이 찌면 대장암 발생 위험도가 최대 3.7배 정도 높아진다. 허리둘레의 증가도 위험 요인 중 하나이다. 대장암은 동물성지방, 포화지방이 많은 붉은 고기 등을 장기간 많이 먹었을 경우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운동부족도 악영향을 미친다. 이는 비만으로 이어지고 결국 대장 염증을 불러와 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
◆ 간암
비만인 사람의 간암 발생 위험도는 정상 체중을 가진 사람의 약 2배이다. 과체중이나 비만이 간암을 유발할 수 있는 이유는 비만과 관련된 인슐린 저항 상태가 발암 과정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발병 원인을 잘 모르는 간경변증이나 만성 감염의 경우 과체중과 비만으로 인한 간암 발생 위험도가 더욱 높아진다.
◆ 신장암
비만은 신장암(신세포암) 발생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신세포암의 약 20%가 비만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살이 많이 찌면 몸속 에스트로겐 호르몬 분비를 올리고, 인슐린유사 성장인자의 활성도 증가, 동맥성 신장 경화증 및 국소 염증 등으로 이어져 암 발생이 빨라진다.
◆ 전립선암
2017년 1만 2797명이 전립선암을 앓았다. 섬유질이 많은 채소, 과일을 자주 먹고 동물성 지방을 적게 섭취하면 전립선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비만할수록 전립선암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특히 말기 등 높은 병기의 전립선암이 늘어난다.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전립선암 예방에 좋다.
◆ 췌장암
최근 식습관이 췌장암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많이 나오고 있다. 육류나 지방, 탄수화물의 과도한 섭취, 과다한 열량과 높은 체질량지수가 췌장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반면에 신선한 과일과 채소류, 비타민 등은 위험도을 낮추는 경향이 있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기사입력 2020.12.10. 오전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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