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의학정보/고혈압

혈관 청소부 HDL 늘려야, 고혈압 발병률 '뚝'

정혜거사 2020. 9. 2. 11:15

하버드의대 의료진 3110명 대상 연구 HDL 높을수록 고혈압 위험도 떨어져


좋은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HDL 콜레스테롤은 혈관 구석구석의 노폐물을 닦는 '청소부'다. 이러한 청소부의 숫자가 잘못된 생활습관이나 노화로 줄어들면 전신에 있는 혈관을 다 닦아내지 못한다.

 

불순물이 제대로 치워지지 않고 계속 쌓이면 혈액이 지나가는 길이 점차 좁아지고, 혈관이 받는 부담이 커지면서 결국 혈압이 높아진다. 이처럼 콜레스테롤은 혈압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나이 들수록 HDL 줄고 혈압 상승한다.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 콜레스테롤이 있으면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 콜레스테롤도 있다. LDL 콜레스테롤은 원래 지질을 세포와 조직으로 실어 나르는 운반체 역할을 한다.

 

하지만 LDL 콜레스테롤이 몸속에 활성산소에 의해 산화되거나, 당과 결합하면 혈관 내막에 쌓이면서 혈관을 좁아지게 만든다. 이 결과로 혈압이 상승하게 된다.

이때 해결사 역할을 하는 게 HDL 콜레스테롤이다. 혈관 청소부라고 불리는 HDL 콜레스테롤은 LDL 콜레스테롤이 산화돼 혈관 내막에 쌓이는 것을 막고 혈관 내막 속에 쌓인 지질을 간으로 돌려보내거나 몸 밖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혈관을 깨끗이 청소하고 혈관이 탄력적으로 유지되도록 도와 혈압 조절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나이가 들수록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지고, 자연스레 혈압이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연구팀이 2017년 한국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4552명을 대상으로 나이와 혈압, HDL 콜레스테롤 수치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남녀 모두 나이가 들면서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점점 감소했고, 혈압은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총 콜레스테롤 중 HDL 콜레스테롤의 비율(HDL/TC) 감소도 혈압 상승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특히, 여성은 남성들보다 나이가 들면서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더욱 가파르게 감소했으며 혈압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HDL 높으면 '고혈압' 발병 위험 줄어들어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혈압 위험이 줄어든다는 사실은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에서 밝혀지기도 했다.

 

하버드의대에서 3110명의 의사들을 대상으로 HDL 콜레스테롤 수치에 따라 5개의 그룹으로 나누고, 고혈압 발병과의 상관관계를 14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질수록 고혈압 발병률이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HDL 콜레스테롤이 가장 낮은 그룹에 비해 HDL 콜레스테롤이 가장 높은 그룹의 고혈압 발병 위험도가 32%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연구에서도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고혈압 발병과 '역의 상관관계'가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정상 혈압을 가진 3988명의 참가자들을 10.7년 동안 추적 관찰해 HDL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압과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결과, 고혈압이 발병한 사람들의 HDL 콜레스테롤 평균치는 고혈압이 발병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3.5㎎/㎗ 낮게 나타났다. 즉,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을수록 고혈압 위험도가 낮아지는 것이다.

◇식단·운동으로 적정 HDL 수치 유지해야

건강한 몸을 위해 HDL 콜레스테롤은 40~ 5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식단과 연관이 깊은 만큼 평소 식생활에 신경써야 한다. 일단 트랜스지방 섭취를 멀리해야 한다.

 

트랜스지방 섭취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고, 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낮추기 때문이다. 도넛·감자튀김 같은 식품에는 트랜스지방이 많으므로 최대한 피해야 한다.

 

지나친 정제 탄수화물 섭취도 좋지 않다. 몸에서 쓰이고 남은 탄수화물은 중성지방 형태로 몸에 저장되는데, 중성지방은 HDL 콜레스테롤을 분해하고, LDL 콜레스테롤을 만들기 때문이다.

대신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음식은 챙겨 먹어야 한다. 아몬드, 피스타치오, 호두 같은 견과류와 등푸른생선에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다.

 

운동도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정하는데 도움을 준다. 운동은 1주일에 5일, 한 번에 30분 이상 해야 효과가 있다.

/ 유대형 헬스조선 기자

기사입력 2020.09.02. 오전 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