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의학정보/당뇨병

‘코로나 고위험군’ 탈출?···“당뇨부터 잡으시죠”

정혜거사 2020. 7. 3. 09:17

30세 이상 성인 7명 중 1명이 당뇨
맞춤형 약 복용·생활습관 개선해야

 

[서울경제] 대표적 면역저하 기저질환(지병)인 당뇨병을 앓고 있으면 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 감염병에 취약해진다. 코로나19에 걸린 당뇨병 환자는 중증으로 악화하거나 사망할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는 ‘코로나19 고위험군’을 인공호흡기 치료가 필요한 중증으로 악화할 확률이 10% 이상인 환자군으로 정의했다.

 

체질량지수(BMI) 30 이상 고도비만, 퀵 SOFA 1점 이상(분당 22회 이상 호흡, 수축기 혈압 100㎜Hg 이하, 의식저하), 당뇨병·만성 콩팥병·치매 환자, 65세 이상 고령자 등 4개 요건 중 하나만 충족하면 고위험군에 해당한다.

강동경희대병원 의료진이 혈당검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강동경희대병원

 

◇심장·콩팥·망막질환 등 무서운 합병증 불러

지난해 321만여명이 당뇨병으로 진료를 받았는데 30세 이상 연령층의 경우 7명 중 1명이 이 병을 앓고 있다. 우리 몸은 공복 상태에서 70~99㎎/dL의 혈당을 유지한다.

 

식사로 혈당이 높아지면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해 혈당을 조절한다. 하지만 당뇨병으로 인슐린 분비 등에 문제가 생기면 포도당이 세포 내로 공급되지 못하고 혈액 속 포도당 농도가 높아진다.

당뇨병은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는 제1형 당뇨병 △비만, 운동 부족, 고열량 식사로 인해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고 이를 극복할 만한 충분한 인슐린 분비가 되지 못하는 제2형 당뇨병으로 나뉜다.

혈중 포도당 농도가 높아진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면 피가 끈적끈적해져 혈액순환이 나빠진다. 큰 혈관들이 막히면 심장혈관질환, 뇌졸중, 발가락이 까맣게 변하는 말초동맥질환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하게 된다. 미세혈관 구조를 가진 콩팥과 눈의 망막, 말초신경에도 장애가 생긴다.

 

혈액에서 노폐물 등을 걸려주는 콩팥 사구체가 제 기능을 못하면(신부전) 투석치료를 받아야 한다. 시세포가 몰려 있고 초점이 맺히는 망막 미세혈관에 산소·영양분을 머금은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면 당뇨망막병증으로 시력저하 등이 생길 수 있다.

(출처 :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하지만 평소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한다면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의학과 의약 기술의 발달로 치료 효과는 높이고 합병증은 줄인 약이 계속 등장하고 있어서다.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거나, 인슐린 저항성을 줄이고 소변으로 포도당·나트륨 배설을 늘리거나, 식욕을 억제하는 등 다양한 약리 기전(메커니즘)을 통해 혈당 조절은 물론 심장·콩팥까지 보호해주는 약이 그 예다.

 

당뇨병 환자 간에도 동반질환이나 건강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맞춤형 치료가 필요한데

△인슐린 저항성 개선

△인슐린 분비 촉진

△식욕억제

△장에서 포도당 흡수 차단

△신장으로 당 배설 촉진

△인크레틴 호르몬 증가 등

총 9개 계열의 다양한 약제가 개발돼 환자별 맞춤 처방이 가능해졌다.

◇과음·잦은 술, 인슐린 만드는 세포 파괴시켜

정인경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비만한 환자에게는 살이 빠지는 당뇨약을, 심혈관질환이나 콩팥병이 있다면 이를 보호하는 약을, 혈당에 민감한 환자에겐 저혈당 발생 위험을 줄여주는 약을 처방한다”면서 “환자별 맞춤 약제로 당뇨병 치료 효과는 높이고 부작용·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정기 건강검진을 통해 당뇨병·고지혈증·고혈압을 조기 진단하고, 내분비대사내과 전문의와 상담해 식사·운동 등 생활습관 개선과 적절한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게 중요하다.

 

체중관리, 흡연·음주 절제는 기본이다.

담배는 혈액을 응고시키기 때문에 아무리 혈당·혈압을 잘 관리하고 고지혈증 치료제를 복용해도 담배를 계속 피우면 뇌졸중·심장마비를 예방할 수 없다.

 

과음하거나 매일 술을 마시면 간이 나빠지는 것은 물론 췌장에 염증을 일으켜 인슐린을 만드는 췌도세포를 파괴한다. 남성은 하루에 술 2잔, 여성은 1잔 이하로 제한하고 매일 먹는 건 피해야 한다.

당뇨병은 췌장암·폐암·간암·대장암은 물론 전립선암(남성)·유방암(여성)의 발생 빈도를 높이기 때문에 정기적인 암 점검도 필요하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기사입력 2020.07.03. 오전 5:31
저작권자 ⓒ 서울경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