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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팥병예방, 비만 줄이고 혈당·혈압 조절 필수

정혜거사 2020. 3. 17. 22:07

 기사입력 2020.03.17. 오후 9:14

ㆍ성인 10명 중 1명이 앓고 있지만전체 환자 중 4~5%만 인지·치료
ㆍ정기적 검진 통한 조기발견 중요…발병 땐 약물 복용도 조심해야

만성콩팥병을 방치하면 말기로 진행되어 혈액투석이나 장기이식을 받아야 생존할 수 있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인공신장실에서 의료진이 혈액투석을 준비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콩팥(신장)은 노폐물을 걸러 혈액을 깨끗하게 유지하게 해주는 기능을 한다. 콩팥은 한번 손상되면 회복하기 어려운데, 콩팥질환이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심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적절한 검사를 하지 않으면 말기신부전에 도달할 때까지 모르고 지내기 쉽다.


콩팥의 기능이 떨어지면 피로감, 집중력 저하, 식욕 감소, 수면 장애, 한밤중의 근육 경련(쥐), 발과 발목의 부기, 사지 감각 이상, 빈혈, (주로 아침에)눈 부위의 푸석푸석함, 피부 건조와 가려움증, 잦은 소변과 야간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17일 대한신장학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 만성콩팥병은 성인 10명당 1명(11%) 정도로 추산된다. 그러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만성콩팥병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 수는 2019년 24만9284명이다. 2017년 20만3978명, 2015년 17만576명보다 계속 늘고 있다. 이 같은 치료 현황을 볼 때 전체 환자 중 불과 4~5%만이 만성콩팥병을 인지하고 치료 중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나이를 먹을수록 콩팥병에 잘 걸리지만 특히 당뇨, 고혈압, 비만은 만성콩팥병의 위험인자이다. 당뇨가 있는 환자의 30~40%에서 콩팥병이 합병증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당뇨 환자는 1년에 한 번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로 콩팥 기능, 단백뇨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고혈압도 장기적으로 조절하지 않으면, 미세혈관 덩어리인 콩팥의 사구체를 손상시킨다. 콩팥병이 있는 환자의 대부분이 고혈압을 동반하므로, 30·40대의 젊은 나이에 고혈압이 생기면 콩팥병에 동반한 고혈압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

콩팥병을 예방하려면 위험인자인 비만을 줄이고, 혈당과 혈압을 잘 조절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저염식이와 금연도 중요하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콩팥병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증거는 없지만 콩팥 결석이 있거나, 다낭성 신증의 경우 수분 섭취를 많이 하면 재발이나 진행을 늦출 수 있다. 콩팥에 독성이 있는 약제를 불가피하게 복용하는 경우에도, 수분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콩팥병의 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조기 진단이다. 병을 초기에 발견하여 잘 관리하면, 진행을 멈추거나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로 콩팥 기능과 단백뇨 동반 여부를 비교적 쉽게 판정할 수 있다.

2년마다 무료로 받을 수 있는 국가건강검진에도 콩팥 기능과 단백뇨 검사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검진 후 그 결과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

콩팥병이 있으면, 약물을 복용하는 것도 매우 조심해야 한다. 꼭 필요한 약만 콩팥 기능에 맞추어 용량과 간격을 조절하여 복용해야 한다. 콩팥에 독성이 되는 약제들이 있으므로 피한다.

흔히 사용하는 약제 중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콩팥병이 있는 사람이 복용할 경우, 급성 신손상의 위험이 있다. 진통제를 복용할 때 반드시 의사나 약사와 상의해야 하는 이유이다. 특히 종합 감기약에 비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가 포함된 경우도 많으므로 세부 성분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콩팥질환(콩팥병)은 일정기간 기준 이상의 단백뇨가 있거나, 콩팥 기능이 정상의 60% 이하로 떨어졌을 때를 말한다. 둘 중 하나만 해당해도 콩팥병이다. 만성콩팥병은 장시간에 걸쳐 콩팥의 기능이 감소된 상태를 말한다. 신장의 기능을 나타내는 사구체여과율의 감소 여부와 상관없이 신장 손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 콩팥의 기능 또는 구조적인 이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어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등이 해당된다.

만성콩팥병으로 콩팥의 기능이 계속 떨어지면 결국 신대체요법(투석치료, 장기이식 등)을 받아야 한다. 신장학회는 “만성콩팥병 중 일부는 적절한 치료로 콩팥 기능을 현저히 호전시킬 수 있다”면서 “처음 콩팥병을 진단받았다면 이후 신장내과 전문의 진료를 받을 것”을 권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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