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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성의 위(胃)를 위하라! ①]당신을 노리는 조용한 '위암'

정혜거사 2016. 12. 21. 16:10


- 국립암센터 발표, 2014년 남성 신규 암환자 1위는 위암

- 초기 증상 없고 3, 4기에 구토, 발열 등 나타나

- 과음 시 위암 발생 최고 3.5배까지 높아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한국은 예로부터 농경사회를 이루면서 황량한 겨울을 이겨내기 위해 음식의 오랜 저장을 고민했다. 그 결과 김치, 젓갈과 같은 염장 문화가 정착했다. 그러나 오랜 세월을 내려온 맵고 짠 음식문화가 때로는 건강을 위협하기도 한다.


 

이같은 식습관에 더해 잦은 회식으로 인한 과음이 암발생과도 무관하지 않다. 특히 남성 위암 환자의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요구된다. 

맵고 짠 음식문화가 한국 남성의 위를 위협하고 있다. 남성 신규 암환자 수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위암은 음주 습관에서도 영향을 받는 만큼 평소 생활습관의 개선이 필요하다. [사진=123RF]
맵고 짠 음식문화가 한국 남성의 위를 위협하고 있다. 남성 신규 암환자 수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위암은 음주 습관에서도 영향을 받는 만큼 평소 생활습관의 개선이 필요하다. [사진=123RF]

▶30~40대 암 종류별 사망률 1, 2위=통계청의 2014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위암은 국내 암 종류별 사망률 3위로, 30대와 40대 암 사망률에서 각각 1위, 2위를 차지했다.



위암 발생은 성별에 따라 발생율에서 차이를 보이는데, 특히 남성 환자 발생이 상대적으로 높다. 국립암센터가 발표한 ‘2014년 암발생률, 암생존율 및 암유병률 현황’에 따르면 2014년 남성 암유병자는 위암, 대장암, 전립선암, 갑상선암, 간암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 남성 암유병자 64만5332명 중 위암이 15만6264명(24.2%)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여성은 전체 암유병자 81만9603명 중 갑상선암이 27만3376명(33.4%)으로 가장 많았고, 위암은 7만8908명(9.6%)에 그쳐 유방암(19.3%), 대장암(9.9%)의 뒤를 이었다.



암유병자는 암 치료를 받는 암환자와 암 완치 후 생존하고 있는 사람을 포함한 수치로, 전국단위 암발생통계를 산출하기 시작한 1999년 1월 1일부터 2014년 12월 31일까지 16년 동안 암을 진단받은 사람 중 2015년 1월 1일 생존한 사람을 대상으로 산출된다.


 

이 같은 결과는 고기와 우유 등의 동물성 식품을 주로 섭취하는 서양과 달리 채소와 곡물이 주식인 한국의 음식문화와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권장 소금 섭취량인 5g을 훌쩍 뛰어넘는 한국 성인 소금 섭취량(하루 평균 12.5g)등의 식생활 차이를 그 원인으로 보고 있다.



▶위암 초기 80%가 증상 없어=위암의 발병 원인은 염분 섭취, 아질산염 나트륨 섭취, 흡연과 같은 환경적 영향과 헬리코박터균 감염, 유전적 경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 위암의 80% 이상은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속쓰림이나 더부룩한 소화불량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 위궤양이나 위염 등의 증상으로 간과되기도 한다.


 

위암은 3기나 4기까지 진행이 된 후에야 구토를 하고 배가 쉽게 부르며 음식을 삼키기 힘들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 시기에는 체중이 감소하고 식욕이 없고 쉽게 피곤해진다. 암에서 피가 나면 검은 변과 이로 인한 빈혈이 나타날 수도 있다.



장유진 고대구로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는 “우리나라 위암 1기, 2기 환자의 경우 수술 후 5년 생존율이 80~90% 이상으로 높은 완치율을 보인다”며


“그러나 말기 위암의 5년 생존율은 10% 미만으로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위암 생존율 향상을 위해 조기 위암 진단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한위암학회에서는 만 40세부터 2년마다 한 번씩 내시경 검사를 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조기 치료가 중요…과음이 위암 발생 가능성 높여=국내 조기 위암의 일부는 내시경 치료만으로도 완치가 가능하다.


조기 위암은 암이 점막층에 국한돼 있고 분화도가 좋다. 크기가 작으면 위를 절제 하지 않고 위암의 치료가 가능한 내시경적 점막하절제술(ESD)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이 수술법은 수술 후 발생하는 식이 장애를 최소화해 일상으로의 복귀가 빠른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다만 조직검사 결과 확인 후에 추가적 위절제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현재 초기 위암의 표준 치료 방법은 복강경 위절제술로, 환자의 배를 20㎝ 가량 절제해야 하는 개복술과 달리 복부에 0.5~1.0㎝ 크기의 작은 구멍을 통해


시술에 필요한 수술장비, 카메라 등 각종 도구를 넣고 위절제술을 시행한 후, 추가로 약 4㎝ 가량의 절제창만을 내 잘라낸 위를 제거한다.


복강경 수술은 기존 개복 수술과 같은 범위의 위와 림프절 절제를 할 수 있고, 통증이 적어 회복 기간이 짧다는 것이 특징이다.



한편 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박수경, 유근영 교수팀이 1993년에서 2004년 사이 일반인 1만8863명을 모집하고 이들의 위암 발생 여부를 평균 8.4년 동안 추적 관찰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여부에 따른 음주와 위암의 상관성을 분석했다.



헬리코박터균은 위 점막에 서식하는 균으로 위 점막을 위축시키고 방어기능을 약화시켜 결과적으로 위암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분석 결과 잦은 음주(주 7회 이상)를 하는 비감염자는 술을 하지 않는 비감염자에 비해 위암 발생 위험이 3.5배 높았고, 과도한 음주(한 자리에서 알콜 55g 이상)를 하는 비감염자도 이 위험이 3.3배 높았다.



박수경 교수는 “한 번에 많은 술을 마시는 한국 음주 문화가 얼마나 위험한 지를 객관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위암 요인을 가지지 않는 헬리코박터균 비감염자에게서도 왜 위암이 발생하는 지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며


“음주는 조절 가능한 인자이기 때문에 과도한 음주를 막아 위암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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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 입력 2016.12.21 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