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00만 명, 잠재된 고위험군까지 포함하면 1,000만 명… 이제 더 이상 당뇨는 '누군가'의 질병이 아닌 바로 '우리'의 질병이 되었다.
서구화된 식습관, 무분별한 외식 등으로 20~40대 당뇨 확진자도 대폭 늘어나 '젊은 당뇨'에 대한 위기감이 커졌다.
거기다 최근 고령 산모가 많아짐에 따라 임산부 중 5~10% 정도가 겪는 '임신성 당뇨' 또한 과거에 비해 발병률이 한층 높아졌다.
이에 국내에서는 당뇨를 예방, 관리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전문의들은 약물, 운동, 식사관리가 가장 기본적인 예방이며, 꾸준하게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많은 대형병원은 당뇨 진단 후 식사관리 가이드를 제공하는 영양 상담실을 마련해 지속적으로 식이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도 대다수의 당뇨 환자들이 식이요법에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한정된 식재료만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또한 음식에 양념을 거의 하지 않고 생식에 가깝게 섭취해야 해 꾸준히 실천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 당뇨 환자에게 좋다는 식이요법이 인터넷에 올라온 검증되지 않은 정보나 광고성 정보에 의한 것이어서 오히려 건강을 위협하기도 한다.
◇올바른 당뇨 식이요법을 위해 꼭 기억해야 할 6가지
1 오히려 짜지 않은 음식이 해로울 수 있다
환자들이 가장 쉽게 오해하는 것 중 하나는 음식이 짜지 않으면 당뇨에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장조림은 먹었을 때 짜게 느껴지니 위험한 음식이고 시래깃국은 짜지 않아서 괜찮다고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먹는 양을 생각해보면 절대 그렇지 않다.
한 끼 식사 중 장조림 네, 다섯 점을 반찬으로 먹는다고 생각해보자. 장조림은 섭취했을 때 짜게 느껴져도, 먹는 양은 적어 결론적으로 나트륨 섭취가 많지 않다.
하지만 시래깃국은 국물까지 한 그릇을 비우면 라면 수준의 나트륨을 섭취하게 되는 셈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짠 맛의 여부가 아니라 나트륨이 들어간 음식의 양이다.
오히려 적절하게 간을 해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식이요법을 꾸준히 실천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람의 혀는 약간의 신맛을 짠맛으로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
음식에 간을 할 때 식초를 사용하면, 나트륨을 줄이고도 짠맛을 낼 수 있다. 무침이나 볶음 등의 요리에는 마트에서 구할 수 있는 저나트륨 소금 등을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2 돼지고기 등 육류도 부위를 골라 섭취할 필요가 있다
많은 당뇨 환자들은 대부분의 고기, 그중에서도 돼지고기는 포화지방, 콜레스테롤이 높다고 무작정 피한다.
육류는 단백질이 풍부해, 근 손실이 많은 고령 당뇨 환자들은 좋은 고기 부위를 골라 적절하게 섭취할 필요가 있다.
한국인이 즐겨 먹는 삼겹살이나 갈비는 포화지방 함량이 매우 높으니 피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돼지고기의 목살, 안심, 전지, 소고기의 안심, 사태, 홍두깨살 등은 포화지방 함량이 적은 부위이기 때문에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
간이나 허파, 천엽 등, 돼지나 소의 부산물과 내장은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으므로, 가능한 먹지 않는 것이 합병증 예방에 이롭다.
3 식물성 기름이라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최근 코코넛오일, 포도씨유, 해바라기씨유 등이 건강한 식물성 기름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당뇨 환자에게 그러한 식물성 기름이 반드시 유익한 것은 아니다.
특히 코코넛오일, 팜유 등은 포화지방 함량이 60~80% 수준으로 매우 높아, 당뇨 및 심혈관계 합병증 예방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그렇다면 당뇨에 정말 유익한 오일은 어떤 것일까? 포화지방과 오메가-6가 적고, 오메가-3 또는 오메가-9이 높은 오일을 고르는 것이 방법이다.
올리브유는 대표적인 당뇨에 좋은 오일로, 당뇨에 유익한 것으로 알려진 지중해식 식단의 핵심 재료이기도 하다. 올리브유는 식용유처럼 다양한 요리에 사용 가능해, 더욱 활용도가 높다.
이 외에도 아마씨유, 홍화유, 들기름도 포화지방과 오메가-6가 모두 적은 당뇨 환자에게 좋은 오일이다.
4 과일이나 채소는 착즙보다 생으로 즐기는 것이 좋다
아침마다 채소나 과일을 짜내 착즙 주스를 마시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착즙 주스를 마시는 것이 잘못하면 설탕물을 마시는 것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시중에 파는 과일 디톡스주스, 착즙 주스의 당류 함량은 1병 (250~300mL) 당 약 20~30g 수준으로 콜라와 비슷한 수준의 함량을 가지고 있다.
과일이나 채소의 즙을 내는 과정에서 식이섬유가 많은 과육의 거친 부분이나, 껍질 등은 다 걸러져 버리고 순수하게 당분만 가득한 즙을 짜게 된다.
결론적으로 같은 양의 과일을 생으로 먹을 때보다 해로운 당분은 더 많이, 이로운 식이섬유는 훨씬 적게 섭취하는 식이 돼 혈당을 더욱 빠르게 올릴 수 있다.
식이섬유 섭취를 위해서는 될 수 있으면 과일이나 야채는 생으로 먹는 것이 좋다. 꼭 음료로 즐기고 싶다면, 착즙보다는 약간 걸쭉하게 통으로 갈아서 먹는 것이 좋다.
5 당류가 낮은 과자도 안전하지 않다
당뇨 환자들 중 많은 사람이 저염, 저당 크래커를 간식으로 많이 섭취하는데, 자칫하면 혈당이 매우 높게 올라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크래커 종류의 영양 성분표를 보면 당뇨에 안전해 보일 수 있다. 탄수화물 하단의 당류 표기 함량이 1회 제공량 당 1~2g밖에 되지 않는 데다, 실제로 먹어도 단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크나큰 착각으로 오히려 혈당을 매우 높게 올릴 수 있다. 실제로 탄수화물 중 당류뿐만 아니라 전분도 혈당을 올린다.
그러나 영양성분표에 전분 함량은 따로 표기되지 않고, 탄수화물 총량과 하단의 당류만 주로 표기되기 때문에 혈당을 올리는 전분의 함량을 간과하기 쉽다.
실제로 크래커의 경우 당류는 1g에 불과하더라도 혈당을 올리는 당질 함량은 20~40g에 이른다.
따라서 크래커 등 과자류를 구매할 때는 탄수화물 총량을 따져 사는 습관을 지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6 현미밥보다는 곡물밥이 더 좋다
당뇨 환자들은 식이요법으로 '현미밥 먹기'를 가장 먼저 시작한다. 현미는 백미보다 식이섬유와 미량영양소가 많아 백미보다 건강에 훨씬 유익한 곡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혈당을 관리해야 하는 당뇨 환자는 그저 현미밥을 섭취하는 것으로 안심해서는 안 된다.
당뇨에 해롭다고 알려진 백미의 당질 함량은 100g당 약 80g 정도이고, 현미는 약 75g 수준으로 백미보다 낫기는 하지만 안심할 수 없는 수치다.
만약 식사량을 줄이는 것이 어렵다면 당질 함량이 훨씬 적고 식이섬유도 더 많은 곡물로 밥을 지어 먹는 것이 좋다.
귀리, 퀴노아, 율무, 팥 등은 당질 함량이 50~60g 수준으로 백미의 2/3 수준으로 매우 낮다.
여기에 렌틸콩, 서리태, 백태 등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콩을 넣어 함께 밥을 지으면 양은 크게 줄이지 않으면서도 당질 함량은 매우 낮게, 식이섬유는 매우 풍부하게 섭취할 수 있다.
도움말=닥터 키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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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조가희 기자 입력 2017.06.20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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