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은 남성에게만 있는 생식 기관으로, 정액을 생성해 정자의 운동을 돕는 역할을 한다. 전립선은 방광 아래에 위치해 있고, 요도를 둘러싸고 있기 때문에 소변의 배출을 조절하고 역류를 방지해 준다.
양성 전립선 비대증은 전립선 내부에 병변이 생겨 크기가 증가하는 질환이다. 좁은 의미에서 양성 전립선 비대증이란 특정 전립선 조직의 병리학적인 증식을 의미하며, 전립선에 발생하는 일종의 양성 종양을 뜻한다.
남성은 사춘기가 되면서 호르몬의 영향으로 전립선이 균등하게 팽창하게 된다. 그러다 나이가 들면 다시 전립선의 성장이 진행되고, 요도 옆 이행대 부위가 집중적으로 비대해진다.
전립선이 비대해지면 방광 하부로 소변이 나오는 길을 막아 요도를 통한 소변의 흐름이 감소하거나 막힐 수 있다.
◆원인
전립선은 남성호르몬에 의존하는 기관이다. 따라서 전립선이 제대로 기능을 유지하려면 남성호르몬이 지속적으로 작용해야 한다.
대한비뇨의학회 자료에 따르면 전립선비대증 발생의 가장 큰 유발 인자는 연령 증가와 남성호르몬이라고 할 수 있다.
전립선비대증은 보통 35세부터 시작될 수 있으며, 60대 남성의 60%, 80대의 90%에서 유발된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이 가운데 50%의 환자들은 배뇨 장애 증상을 호소한다.
거세로 인해 남성호르몬이 생성되지 않으면 전립선이 위축된다. 선천적으로 고환기능부전이 있거나 고환이 제거된 남성들은 비대증이 일어나지 않는 것을 볼 때, 전립선비대증에 남성호르몬이 밀접하게 관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변혜진 계명대 동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양성 전립선 비대증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은 상황이다"며 "다만 유전적 요인이나 가족력, 노화 등이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상
양성전립선비대증이 있는 경우 배뇨를 시작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또한 예전보다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면서 소변을 오랫동안 보게 되거나, 소변을 다 본 후에도 개운치 않고 잔뇨감을 느낄 수 있다.
이 밖에 빈뇨, 야간뇨, 절박뇨(소변을 보고 싶어지면 참지 못하고 심하게 요의를 느끼는 것) 등의 배뇨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방광이 다 비워지지 않는 상태가 지속되면 방광에 남은 소변에서 세균이 성장해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소변 찌꺼기 때문에 방광 결석이 생길 수 있으며, 전립선의 혈관이 확장되거나 찢어지면서 혈뇨도 생길 수 있다.
대한비뇨의학회 자료에 따르면 드물게 방광게실 형성, 신기능 상실, 요로 감염 및 신우신염 등의 결과도 초래할 수 있다.
변 교수는 "장기간 소변 배출에 문제가 생기면 방광 벽이 두꺼워지고 수축력이 손실될 수 있다"며 "방광이 지속적으로 팽창한다면 방광 내 압력이 증가해 소변이 신장 쪽으로 역류할 수 있으며,
이런 현상이 장기화되면 신장 기능이 감소한다"고 강조했다.
◆진단
양성 전립선비대증 환자들은 다양한 증상을 거치기 때문에, 개별적인 증상이나 병력 등 여러 가지 검사를 실시한다.
우선 증상의 중등도를 평가하기 위해 문진 및 설문지 검사를 실시하게 된다. 또한 직장 수지 검사, 경직장 전립선 초음파 검사를 통해 전립선의 크기, 모양, 경도를 확인한다.
이어 혈액검사로 전립선 특이항원검사를 시행하게 되며, 복부 초음파 검사로 배뇨 후 잔뇨량을 측정하게 된다.
방광 내부를 확인하거나 요도 협착이 동반됐는지를 확인하려면, 역행성 요도 조영술이나 방광 내시경 검사를 할 수도 있다. 방광의 신경과 배뇨근 기능을 평가하기 위한 요역동학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약물 치료
전립선비대증에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약물은 '알파 차단제'이다. 알파 차단제는 전립선, 방광 경부를 이완시켜 배뇨가 원활하도록 한다. 다만 어지러움, 피로감, 저혈압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남성 호르몬의 합성을 차단하는 '안드로겐 억제제'(5알파환원효소 억제제)를 투약해 전립선 크기를 줄임으로써 소변의 흐름을 개선하는 방법도 있다.
5알파환원효소 억제제를 3~6개월 이상 복용하면 전립선의 크기를 20% 정도 줄인다고 알려져 있다.
경요도전립선 절제술
◆수술 치료
약물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거나 반복적으로 요로 감염이나 혈뇨, 요폐가 발생하는 경우, 방광결석이 동반된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변 교수는 "수술 치료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는데, 환자의 전신상태와 전립선의 크기, 모양에 따라 적절한 치료방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밝혔다.
홀렙 수술
가장 흔한 수술 방법은 경요도 전립선 절제술로, 요도로 내시경을 삽입해 비대한 전립선을 절제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홀뮴레이저를 이용한 경요도 전립선 적출술(홀렙)이 많이 사용되는데, 이는 요도를 통해 내시경을 삽입해 비대한 전립선을 도려내고, 방광 안에서 갈아 꺼내는 방법이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지방이 많이 함유된 음식은 양성 전립선 비대증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과일, 채소류 등 비타민이 풍부한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술이나 커피, 녹차 등 카페인을 함유한 음료 또한 증상 악화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변 교수는 "과거에는 양성 전립선비대증에 따른 불편함을 나이에 따른 당연한 변화로 받아들였다"며 "하지만 적극적인 약물요법과 수술로 관리하면 이런 불편을 비교적 쉽게 없애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변혜진 교수
도움말 변혜진 계명대 동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