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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대부분은 복불복… 이 습관 바꿔야 피할 수 있다

정혜거사 2022. 5. 26. 09:02

사망 원인 1위 ‘암’

유전자·암 줄기세포 연구 따르면
암 3분의 2, 돌연변이 때문에 생겨
암 발생은 교통사고와 비슷해


언제 어떻게 일어날지 알 수 없어
운동·금주 등 건강한 습관 만들고
조기 검진 한다면 발병 위험 줄어

입력 2022.05.26 03:00
 
사망 원인 1위 암(癌). 한 해 약 8만여 명이 암으로 세상을 떠난다. 전체 사망자 열 중 셋이 암 때문이다. 5년 생존율이 70%에 이른다지만, 암은 여전히 공포의 은유를 갖고 있다.
 
암에 걸렸다고 자신의 삶을 자책하기도 하지만, 많은 환자가 “왜 나란 말인가?”며 세상을 원망하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유전자와 암 줄기세포 연구에 따르면, 암 발생의 3분의 2는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무작위 돌연변이에 의한 불운(不運)의 암이라는 것이다.

◇암 발생은 교통사고와 같아

지난 2015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린 암 발생 원인 분석 논문은 의학계에 큰 관심을 끌었다. 대부분의 암 발생은 그 근원이 되는 줄기세포 증식과 분열 회수에 따라 이어진 불운의 결과라는 것이다.

 

몸속 줄기세포가 많이 증식 분열되는 과정에서 돌연변이가 나타날 확률도 커져서 암이 생긴다는 것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사이언스에 논문을 발표한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 연구진은 설명문을 내면서, 암 발생을 자동차 사고에 비유했다. 목적지에 관계없이 자동차 여행이 길어지면 교통사고 위험은 커진다.

 

목적지까지 가는 길의 도로 상황은 암 발생 환경적 요인으로 볼 수 있다. 도로 상태가 나쁘면, 사고 위험도 커진다.

 

브레이크 불량, 마모된 타이어 등 자동차에 결함이 많을수록 사고 위험은 증가한다. 이러한 기계적 문제는 부모에게 물려받은 유전적 요인에 해당한다.

 

여행 기간은 암 발생 근원인 줄기세포 분열 증식에서 나타나는 무작위 돌연변이에 비유된다. 즉 주행거리가 길수록 교통사고 위험이 커진다는 얘기다.

 

도로 상황이 좋지 않고 파손된 차량을 운전하는 경우에도 여행이 짧으면 교통사고 위험은 적다. 따라서 줄기세포 증식과 분열이 많아서 생기는 3분의 2 암은 긴 여행에 기인하는 것으로,

 

일생 동안 몸속 줄기세포 분열 횟수는 자신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기에 대다수 암은 복불복이라고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연구팀은 여기에 해당하는 암으로 췌장암, 소장암, 골육종, 악성 뇌종양, 백혈병, 난소암, 비흡연자 폐암, 담낭암, 두경부암, 피부 흑색종 등을 꼽았다.

 

◇나쁜 생활습관은 사고 촉발제

암 연구자들은 한 가지 요인으로 암이 생기지 않는다고 말한다.

 

존스홉킨스대 ‘불운 암 이론’ 연구진도 자동차 사고의 3분의 2가 주행 시간만으로 발생한다고 볼 수 없는 것처럼 암은 여러 요인 조합으로 발생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교통사고에 도로 상태, 자동차 결함 등 여러 요인의 조합이 관여하듯이 사람의 암 발생도 마찬가지다. 체내 줄기세포 증식과 분열 횟수는 어찌 할 수 없으나,

 

나쁜 생활 습관은 나쁜 도로 상태가 되어 암 발생 사고를 촉발하는 요인이 된다. 나쁜 생활 습관 목록과 노출 기간에 따라 암 발생 사고 위험은 더 커진다.

 

자동차에 안전벨트, 에어백 등의 안전 장치가 잘 갖춰 있다면, 사고가 나더라도 희생을 최소화할 수 있듯이 암 발생 위험을 미리 예측하고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한다면 생존율이 크게 높아진다.

 

교통사고 희생을 줄이는 첫째가 안전벨트이듯, 암 발생 사고를 줄이는 첫째는 금연이다.

 

존스홉킨스 연구팀은 이 같은 방식으로 암 발생 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는 암으로

흡연과 관련된 폐암,

지방질 고기 과다 섭취와 관련된 대장암,

헬리코박터 감염과 짜고 삭힌 음식 과다 섭취와 관련된 위암 등을 꼽았다.

 

이 밖에 간암, 피부 기저 세포암, 갑상샘암, 자궁경부암 등을 바이러스나 발암 환경 노출로 인해 발생 가능성이 큰 암으로 평가됐다.

 

유방암과 전립선암은 줄기세포 분열 기간이 파악 안 되어 어느 쪽에도 분류되지 않았다. 하지만 유방암은 출산이 적을수록, 수유를 안 할수록 발생 위험은 커진다.

 

전립선암은 지방질 고기 과다 섭취하거나 비만일수록 발생 위험이 크다.

 

김병수 고려대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는 “불운 암이라고 해도 바이러스 감염이나 자외선 노출 등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들로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고 볼 여지가 있다”며

 

“정기적인 운동, 금연, 금주, 적정 체중 유지 등 가능한 한 건강한 생활 습관을 실천하고, 조기 검진에 나서면 암 발생 사고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