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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속 '정수기' 관리 필수

정혜거사 2022. 2. 14. 08:46

만성콩팥병
콩팥기능 이상 3개월 지나면 만성화
당뇨·고혈압 있으면 콩팥기능 의심
저염식 중요…나트륨·칼륨 섭취 제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리 몸이 날마다 생활에 필요한 물질들을 생산해낸 결과 그 부산물로 노폐물이 만들어진다. 콩팥은 불필요한 노폐물을 제거하는 동시에 우리 몸에 필요한 물질들은 몸속에 남도록 여과기와 같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때문에 우리 몸 속 '정수기'로 불리는데, 안타깝게도 기능의 50%가 망가져도 자각증상이 크게 없어 발견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또 한 번 기능을 잃으면 회복할 수 없기 때문에 예방과 관리가 중요하다.
 
최원정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만성콩팥병의 증상과 치료법 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증상=만성콩팥병은 콩팥 기능 이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콩팥의 기능 저하는 부종, 고혈압, 빈혈, 영양결핍, 심폐질환 등 복합적인 문제를 일으킨다.
 
콩팥병을 일으키는 여러 원인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당뇨병, 고혈압 등이다. 특히 콩팥기능이 떨어져 투석치료를 시작하는 환자의 3분의 2가 당뇨병과 고혈압 합병증에 의한 것이다.

만성콩팥병은 초기에 아무 증상이 없어 병에 대한 인지가 매우 어려운 질환이다. 자각 증상이 생겨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만성콩팥병이 상당히 진행돼 돌이킬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당뇨병, 고혈압이 있거나 두 가지 질환에 대해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주기적인 콩팥 기능 검사와 혈당·혈압조절이 필요하다. 또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콩팥 이상을 의심해 볼 수 있는 증상들을 알아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거품뇨, 혈뇨, 빈뇨, 야뇨증을 비롯해 소변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거나 몸이 붓고 급격한 체중 변화, 허리 통증, 혈압이 높아지는 등의 증상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진단=만성콩팥병은 간단한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로 진단할 수 있다. 사구체 여과율을 측정하는 것이 가장 정확한 방법인데 혈액검사로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를 검사해 계산할 수 있다.
 
사구체 여과율이 60㎖/min/1.73㎡ 이하로 감소돼 있거나, 정상이더라도 소변검사에서 지속적인 단백뇨 또는 혈뇨가 발견될 경우 만성콩팥병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또 신장 초음파를 통해 신장의 크기와 모양, 결석이나 종양, 혈관 상태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치료=저염식이를 기본으로 한 생활습관 교정이 필요하다. 저염식을 통해 고혈압, 부종, 단백뇨가 호전되며 콩팥병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3.3g으로 세계보건기구(WHO) 권장 기준인 2g 이하에 비해 1.6배 가량 더 많이 섭취하고 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젓갈, 장아찌, 김치 등 염장식품, 가공식품 섭취를 피하고 국이나 찌개는 건더기 위주로 먹는 게 도움이 된다. 찌개보다는 맑은 국을, 조림보다는 구이, 찜, 볶음으로 조리하는 게 좋다.
 
특히 단백뇨가 많이 나오는 경우 단백질 섭취를 줄이면 콩팥 기능 저하를 지연시킬 수 있다. 하지만 단백질 섭취를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해서 콩팥 기능 저하 지연에 추가적인 효과는 없으며 오히려 영양상태의 불균형을 초래해 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으므로 개별화된 식단과 전문의와 상의가 필요하다.

당뇨병성 만성콩팥병 환자들이 많이 호소하는 어려움은 당뇨병의 식이요법과 콩팥병의 식이요법이 다르다는 점이다. 콩팥병의 식이요법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칼륨의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다.
 
콩팥기능이 정상인 경우 과일과 채소에 들어있는 칼륨성분에 의해 혈압상승 억제, 항산화 작용 등이 나타난다. 하지만 콩팥기능이 저하된 경우 소변으로 배출되는 칼륨배설 능력이 감소해 몸속에 쌓일 수 있다.
 
칼륨이 증가하면 부정맥, 심장 마비, 근육 마비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기적으로 혈액검사를 받아 칼륨 농도를 확인해야 한다. 저칼륨 식이를 위해선 과일 껍질은 제거하고, 말린 과일은 신선과일에 비해 칼륨이 2배 이상 높으므로 주의 섭취한다.

 김소연 기자 , 도움말=최원정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
최원정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

so-yearn@daejonilbo.com  김소연기자

2022-02-13 기사
편집 2022-02-13 13:59: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