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의학정보/당뇨병

"고지혈증 부르는 나쁜 콜레스테롤, 복합치료제로 당뇨병 유발 우려 없이 관리"

정혜거사 2021. 11. 15. 08:47
인터뷰 이재혁 한양대학교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이재혁 교수는 “혈관 염증을 유발하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낮을수록 좋다”며 적극적인 고지혈증 치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동하 객원기자

고지혈증(이상지질혈증)은 고혈압·당뇨병과 함께 혈관 건강을 위협하는 3대 만성질환이다. 고지혈증은 그 자체로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킨다. 동맥 혈관이 좁아지면서 죽상동맥경화증·심근경색 등 치명적인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을 높인다.
최근엔 고지혈증 치료 성분인 피타바스타틴에 소장에서 콜레스테롤 재흡수를 억제하는 에제티미브 성분을 추가해 고지혈증 치료 효과를 높인 약도 나왔다.
한양대학교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이재혁 교수에게 치료 효과를 높이고 안전성을 입증한 새로운 고지혈증 치료 전략에 대해 들었다.


Q : 고지혈증을 앓으면 고혈압·당뇨병 같은 만성질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던데.
A : “그렇다. 혈관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면 혈압이 높아진다.
 
그런데 혈압이 높으면 인슐린의 활동을 방해해 당뇨병 위험도 상승한다.
 
당뇨병이 있을 때도 콜레스테롤 불균형이 심해져 고지혈증 위험이 커진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에서 공개한 2020 이상지질혈증 팩트시트에 따르면,
 
당뇨병으로 치료받고 있는 사람 10명 중 8명(86.4%)은 고지혈증 치료가 필요했다. 고지혈증 치료에 소홀하면 고혈압·당뇨병 등을 동반하면서 온몸의 혈관이 더 빠르게 망가진다.


Q : 최근 고지혈증 치료 트렌드는 어떤가.
A : “강력한 LDL(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관리다.
 
혈관 염증을 유발하는 LDL 콜레스테롤을 최대한 끌어내리는 것이다. 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낮을수록 좋다고 말한다.
 
미국·유럽 등 주요 국제학회에서 심혈관 예방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보다 강력하게 LDL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는 치료를 권고한다. 임상 현장에서도 LDL 콜레스테롤의 치료 목표가 엄격해졌다.”


Q : 약물 처방에도 변화가 있을 것 같은데.
A : “서로 다른 기전을 가진 복합제 사용이 늘 것으로 본다.
 
고지혈증 1차 치료제인 스타틴에 비(非)스타틴 계열의 약인 에제티미브를 추가한다. 스타틴으로 콜레스테롤의 체내 합성을 억제하고 소장에서 콜레스테롤 재흡수를 방해하는 이중 작용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당뇨병을 동반한 고지혈증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Q : 의료계에서 피타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는.
“안전성이다.
 
피타바스타틴을 제외한 아토르바스타틴·심바스타틴·로수바스타틴 등 다른 스타틴은 장기간 고용량 복용하면 당화혈색소(HbA1c) 수치를 높여 새롭게 당뇨병이 발병할 수 있다.
 
스타틴은 용량·기간에 비례해 당뇨병 위험성이 커진다. 올해 영국의학저널(BMJ)에도 고강도 스타틴 복용이 신규 당뇨병 발생은 물론 간·근육·콩팥 등에 부작용 위험을 높인다는 메타 분석 결과가 발표됐다.

스타틴별로 효과와 안전성이 다르다. 당뇨병·비만·인슐린 저항성 등으로 스타틴 증량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면 당뇨병 안전성을 입증한 피타바스타틴을 기본으로 에제티미브를 병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최근엔 두 성분을 결합한 복합제(리바로젯)로도 나왔다. 각각 복용하지 않고 한번에 복용할 수 있어 복약 편의성도 높다.”


Q : 피타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의 치료 효과는 어떤가.
A : “기대 이상으로 시너지 효과가 크다.
 
스타틴 사용량을 최대로 늘려도 LDL 콜레스테롤이 잘 안 떨어졌는데, 에제티미브를 추가하니 너무 쉽게 해결됐다. 임상 연구에서도 이런 효과를 확인했다.
 
피타바스타틴·에제티미브를 병용하면 피타바스타틴 단독으로 복용했을 때와 비교해 8주 후 LDL 콜레스테롤이 추가로 19%나 떨어졌다. 
 
LDL 콜레스테롤 감소율은 복용 전 대비 52%다. 총콜레스테롤 등 보조 지표에서도 스타틴 단독보다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


Q : 피타바스타틴은 당뇨병 안전성을 입증했다고 들었는데.
A : “사실이다. 피타바스타틴은 전 세계 32개국에서 당뇨병 발생 관련 안전성을 학술적인 근거를 토대로 인정받았다.
 
스타틴 계열 고지혈증 치료제 중에서는 유일하게 의약품 설명서에 ‘당뇨병 위험 징후 없음’ 문구를 삽입할 수 있다.
 
다른 스타틴 성분과 달리 당뇨병 발생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 일부 연구에서는 피타바스타틴이 당뇨병 발생 위험을 24%나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기사입력 2021.11.15. 오전 12:04

기자 프로필

Copyright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