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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세 이상 절반이 근감소증… 근육 줄면 심혈관질환 위험 5배 늘어나

정혜거사 2021. 8. 19. 08:22

기사입력 2021.08.19. 오전 3:04 최종수정 2021.08.19. 오전 8:16

 

[튼튼 장수 프로젝트 / 노화 알면 노쇠 막는다] [15] 근육


나이가 들어 기운이 없는 건 근육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이전에 아무렇지도 않게 했던 일상 활동을 하기 힘들어서 무기력에 빠질 수 있다. 노쇠가 일어나는 핵심 원인이다.

노화로 근육이 약해지는 건 피할 수 없지만, 그런 현상이 빠르게, 심하게 나타나면 근감소증이라고 한다. 근육량이 줄어들면서 신체 기능이 떨어지는 상태다. 2016년부터 세계보건기구(WHO)가 정식 질병으로 인정했다.

 

한국인은 대개 65세 이상에서 20%, 80세 이상에서 50% 가 근감소증을 보인다. 근육이 줄면 당뇨병, 고지혈증이 악화되고,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3~5배 증가한다. 치매 위험도 높아진다.

노화 따른 근감소증과 대처법


근감소증은 의외로 운동 부족보다 영양 부족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하루 이틀 못 먹어도 기운이 없는데 만성적으로 영양 상태가 불량하면 근육에 필요한 에너지가 고갈되기 시작한다.

 

근육에 저장되어 있던 글리코겐이라는 에너지원이 서서히 없어지면서 근육 힘이 떨어지고 움직이기 힘들어진다. 운동량도 줄어들면서 결국 근육량이 준다.

이런 변화는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와서 오랜만에 만난 가족, 친구가 먼저 알아챈다. 만약 이전에 비해 거동이 힘들어지고, 기운이 없어지는데 스스로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면 근감소증 검사부터 받아야 한다.

근감소증 개선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근육 내 글리코겐이 고갈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다시 채우고 근육에 힘이 나도록 하려면 먼저 6개월 이상 장기적인 영양 치료를 해야 한다.

 

영양 관리 없이 근력 운동만 하는 것은 오히려 독이다. 글리코겐이 고갈된 근육을 무리해서 움직이면 오히려 근육을 갉아먹는다.

영양 보충에 중요한 것은

첫째가 칼로리,

둘째가 탄수화물,

셋째가 단백질이다.

 

요즘 단백질 식이 섭취가 유행하는데, 만성적 영양 부족 상태 노인에게 적절한 칼로리와 탄수화물 없이 단백질만 보충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적절한 칼로리와 양질의 탄수화물로 근육이 먹고살 수 있도록 해주고 그다음에 근육을 만드는 재료 단백질을 공급해줘야 한다.

대부분의 노인은 일반 식사만으로 충분한 열량과 탄수화물, 단백질을 섭취하기 어렵다. 이럴 때 좋은 대안이 성장기 아이들이 먹는 분유다. 노인에게 필요한 영양분이 충분히 들어있다.

 

당뇨병이 있다고 탄수화물을 무조건 제한하는 것은 금기다. 근육이 먹고살 에너지원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통밀, 고구마 등 혈당을 천천히 올리는 당지수가 낮은 탄수화물을 섭취하고, 불가피하게 올라가는 혈당은 식후 적절한 운동으로 낮추는 것이 낫다.

 

김광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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