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과 자가면역
‘자가면역질환’은 문자 그대로 ‘내가 나를 공격하는 질환’이다. 이름부터 복잡하고 답답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면역’과 ‘자가면역’의 뜻, ‘질환이 생기는 원리’를 정확하게 알고 있으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면역과 자가면역
‘면역(immunity)’이란 스스로 몸을 보호하는 능력이다. 몸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와 비(非)자기를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자기’에는 바이러스, 세균, 기생충 등의 질병을 유발하는 개체뿐만 아니라 암세포로 발전하여 위험을 끼치는 세포들까지 포함된다. 면역에는 항원, 항체, 사이토카인, 보체 등 생소한 이름과 복잡한 과정들이 서로서로 얽혀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개념이 ‘항원’ ‘항체’다. 최근 코로나 백신과 관련해서 항체가 몇 퍼센트 생겼다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간단히 하면 ‘항원(antigen)’은 외부에서 들어오는 ‘적’, ‘항체(antibody)’는 인체 내부에 존재하는 선택적 ‘무기’라 할 수 있다.
‘자가면역(autoimmune)’은 자가항원(auto-antigen)에 대한 자가항체의 면역반응(내가 나를 공격)이다. 자가면역반응의 결과로 다양한 임상 증상들이 나타난다. 그런데 자가항체가 있다고 해서 모두 면역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
면역학적 내성이 감소하면 반응은 일어날 수 있다. ‘면역학적 내성(immunologic tolerance)’은 림프구가 항원을 만났을 때 면역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상태이다.
또한, ‘자가 내성(self-tolerance)’은 자신이 가진 자가항원에 반응이 없는 것이다. ‘자가 내성이 사라진다’는 ‘자가면역질환이 발생한다’와 같은 의미이다.
자가면역의 원리 그리고 질환
정상적인 면역계통은 ‘병원체에 대한 방어’와 ‘자가항원에 대한 반응 억제’가 균형을 이룬다. 하지만 자가면역질환은 자가 내성이 사라지는 것을 시작으로 자가항원에 대한 면역반응이 일어난다.
이런 질환들은 대개 ‘만성적’이고 ‘면역반응의 형태에 따라 조직손상의 종류가 결정’되는 특징이 있다. 자가 내성이 사라지는 원리는 ‘유전과 환경’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자가 내성을 파괴하는 감수성 유전자가 ‘유전’된다면 자가 내성이 사라질 수 있다. 자기 주변에 ‘루프스, 류마티스관절염’ 같은 질환을 앓고 있는 가족들이 많으면 유전적으로 자신도 이러한 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때는 조기 검진을 통한 대비가 필요하다.
두 번째로 ‘환경’에 의해서도 자가 내성이 사라질 수 있다. 여러 종류의 ‘감염과 지속적인 외부 자극’은 조직손상을 일으키고 이때 자가반응 림프구는 활성화된다.
활성화된 자가반응 림프구는 자가 내성을 점점 사라지게 한다. 가족력이 전혀 없더라도 감염, 스트레스, 해로운 환경에 의해 자가면역질환이 생길 수 있다는 의미이다.
‘자가면역질환’은 단일 기관이나 조직에 국한되는 ‘단일장기질환’에서부터 광범위한 ‘전신질환’까지 다양하다.
‘단일장기질환’에는 혈액에 영향을 주는 자가면역 용혈성빈혈과 자가면역 혈소판감소증, 근육을 침범하는 중증근무력증(MG), 갑상선항진증을 일으키는 그레이브스병(Graves disease) 등이 있다.
장에 염증을 일으키는 크론병(Crohn disease)과 간-담도의 원발성 쓸개관간경화증도 자가면역으로 간주되는 단일장기질환이다.
‘전신질환’에는 항체에 의해 매개되는 전신 홍반 루푸스(SLE)가 있고, T세포에 의해 매개되는 류마티스 관절염, 전신 경화증 등이 있다.
/기고자: 해운대부민병원 응급의료센터 / 박억숭 센터장
기사입력 2021.02.17. 오후 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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