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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푸드에 담긴 건강…"비만·암 예방효과도"

정혜거사 2021. 1. 8. 09:19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형형색색의 채소와 과일이 몸에 좋은 이유는 무엇보다 생리활성물질인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 성분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파이토케미컬은 식물을 뜻하는 '파이토'(phyto)'와 화학을 의미하는 '케미컬'(chemical)의 합성어로, 식물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화학물질을 통칭하는 개념이다.

원래 식물 자체에서는 각종 미생물이나 해충 등으로부터 자신의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데, 사람이 이 성분을 꾸준히 섭취하면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는 산화스트레스나 조직의 염증 및 세포 손상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파이토케미컬은 붉은색, 주황색, 노란색, 보라색, 녹색 등의 화려하고 짙으면서 예쁜 색깔을 띠는 과일, 채소, 콩류, 견과류에 많이 들어 있다.

파이토케미컬의 주요 성분으로는 카로티노이드, 플라보노이드, 이소플라본, 알릴화합물, 설포라판, 페놀화합물 등이 꼽힌다.

이중 빨간색, 노란색, 오렌지색 계통의 과일과 채소에 풍부한 카로티노이드는 노화를 막고 항암효과를 낸다.

 

딸기, 자두, 블루베리, 라즈베리, 녹차 등에 많이 들어있는 플라보노이드는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다.

 

식물성 에스트로겐으로도 불리는 이소플라본은 대두, 두부, 청국장 등에 많이 들어있다.

이밖에 설포라판은 마늘, 브로콜리 등의 십자화과 채소에 풍부하다.

과일과 채소
[게티이미지뱅크]



파이토케미컬의 여러 효과 중에서도 비만 예방은 그 근거 수준이 높은 편이다.

국제학술지 '뉴트리언트'(Nutrients) 최근호(2020년) 논문을 보면, 영남대 식품영양학과 박경 교수팀은 2008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5만7천940명의 식생활 습관을 바탕으로 '한국형 파이토케미컬 인덱스'(PI)를 계산하고, PI와 비만 및 복부비만 간 연관성을 분석했다.

조사 대상자들이 주로 섭취하는 파이토케미컬은 전곡류(현미 등 도정이 덜 된 곡식), 채소류, 과일류, 콩류, 대두 및 대두 가공품, 견과류 및 종실류, 올리브유, 해조류 등이었다.

분석 결과, 여성의 경우 파이토케미컬 섭취 수준이 높을수록 비만과 복부비만의 유병률이 각각 14%, 19% 낮아지는 '용량-반응관계'가 확인됐다. 다만, 남성에서는 이만큼의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연구팀은 인체에 긍정적인 건강 효과를 보일 정도로 파이토케미컬을 충분히 섭취하는 남성이 여성보다 적기 때문일 수 있다고 봤다.

실제로 파이토케미컬 인덱스 기준(1∼5단계)으로 봤을 때 여성 중 최고 수준(5단계)의 섭취량을 보인 그룹은 69.67%에 달했지만, 남성은 그 비율이 30.33%에 그쳤다.

박경 교수는 "비만은 환경적인 요인과 함께 개인의 식이 섭취가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파이토케미컬이 풍부한 식품의 섭취가 많을수록 비만 및 복부비만에 이로운 연관성이 있음을 확인한 데 의미가 있는 연구"라고 설명했다.

파이토케미컬을 장기적으로 섭취하면 대장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건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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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암센터 연구팀이 '세계소화기학저널'(World Journal of Gastroenterology)에 발표한 논문(2017년)을 보면, 대장암 환자 923명과 건강한 성인 1천846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여성의 경우 채소·과일 총섭취량이 가장 많은 그룹과 가장 적은 그룹 사이에 대장암 발생 위험이 3배 차이를 보였다.

또 남성의 경우도 채소·과일 총섭취량이 가장 많은 그룹이 가장 적은 그룹보다 대장암 발생 위험을 40% 줄이는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남성은 녹색과 흰색 채소를 가장 많이 섭취한 경우 대장암 발생 위험이 각각 51%, 53% 낮아졌다. 반면 여성은 녹색, 흰색, 빨간색·자주색 채소와 과일을 가장 많이 섭취한 그룹에서 대장암 발생 위험이 각각 75%, 66%, 34%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녹색 채소와 과일에 들어있는 엽산, 섬유질, 루테인, 설포라판, 인돌 등의 파이토케미컬 성분이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하고 세포 손상과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흰색 채소와 과일도 항산화 활동, DNA 손상 감소, 항암 활동 등을 통해 대장암 예방 효과를 낸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즐겨 먹는 한국의 전통식단이 대장암 위험을 낮춘다는 기존 연구결과와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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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1.08. 오전 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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