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용찬 대한보디빌딩협회 코치아카데미 원장은 근육을 만들기 위해 38년 만에 다시 웨이트트레이닝을 시작했다. 또 근육 생성에 도움이 되는 단백질 보조제도 정기적으로 섭취하고 있다. 왼쪽 사진은 창 원장의 1982년 미스터코리아 80kg급 챔피언 시절, 오른쪽은 6개월간 몸을 만든 뒤 현재의 모습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양종구 기자
1982년 미스터코리아 남자부 80kg급 챔피언 출신 창용찬 대한보디빌딩협회 코치아카데미 원장(65)은 최근 웨이트트레이닝을 다시 시작했다. 100세 시대를 맞아 비슷한 연령층에게 근육의 중요성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자신의 체험기를 담은 책도 쓰고 있다.
그는 “60세 이상 나이 먹어서 꼭 키워야 할 게 근육이다. 30세부터 매년 근육이 줄어드는데 나이 들면 그 감소 폭이 더 커지기 때문에 잘 관리하지 않으면 노년의 삶이 불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창 원장의 지적처럼 30세 이후 근육량이 매년 1∼1.3%, 근력이 2.6∼4.1% 감소한다. 50세 이후에는 근육량과 근력 감소율이 더 높아진다.
특히 근력의 경우 50세 이후에는 매년 15% 이상 떨어진다.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80세에는 최대 50% 수준으로 근육량이 떨어진다. 근육은 당 수치를 떨어뜨리는 등 다양한 신체 대사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1990년대 말부터 마라톤과 트레일러닝(산악마라톤), 트레킹, 사이클 등을 즐기던 그는 현재 매주 3회 이상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며 근육을 키우고 있다. 다만 선수로 활약하던 한창 때와 달라진 게 있다면 주기적으로 단백질 보조제를 섭취한다는 것이다. 적당하게 단백질을 섭취해야만 근육이 더 잘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창 원장은 “내가 운동할 때도 단백질이 중요한지는 알았지만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는 없었다. 선배들이 주기적으로 닭을 삶아 먹는 것을 따라 했고 대두를 볶아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먹었다. 쇠고기는 비싸서 엄두도 내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닭 가슴살, 계란 흰자가 근육 생성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1990년대에 들어서야 보편화됐다.
국제대회에 출전해 단백질 파우더를 접하긴 했지만 구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제 시대가 달라졌다. 지금은 다양한 단백질 보조제가 나와 있다. 창 원장은 순수 단백질 파우더를 주기적으로 먹는다. 그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하루 단백질 섭취량은 체중 1kg당 0.8∼1g이다. 체중이 70kg이라면 하루 56∼70g을 섭취해야 한다. 가급적 음식을 통해 단백질을 섭취하려 하지만 쉽지 않다. 그래서 보조제로 보완한다”고 말했다.
마라톤 마니아로 국내에서 최초로 단백질 보조제를 제조 판매하는 이윤희 ㈜파시코 파워스포츠과학연구소 대표(62)는 “운동 후 빠른 회복과 오래 운동을 즐기기 위해 단백질을 잘 섭취해야 한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사람이라면 체중 1kg당 1.5∼2g을 먹어도 된다”고 말했다.
송홍선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스포츠과학연구실장(운동생리학 박사)은 “운동 후 1시간 이내 단백질을 섭취하면 피로 해소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운동을 하면 근육이 미세하게 파열된다. 심하게 운동하고 나면 근육이 아픈 이유다.
단백질을 섭취해야 빨리 복구된다. 단백질이 부족하면 회복 기간이 길어진다. 우리 몸 세포 변화의 사이클을 빠르게 돌려야 피곤하지 않고 건강하다. 단백질이 필요한 이유다.
단백질 보조제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유제품 업체인 매일유업도 2018년 말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출산율 감소로 분유 판매가 저조하자 ‘100세 시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매일유업은 사코페니아(근육감소증)연구소를 만들어 50세에서 80세 사이의 장노년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마케팅을 하고 있다. 아미노산인 류신과 단백질 등으로 구성된 영양식을 충분히 섭취하면 근육량과 힘이 모두 향상된다는 실험 결과도 활용하고 있다.
가장 좋은 단백질 섭취 방법은 자연식품을 먹는 것이다. 육류와 어류, 식물성을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 어떤 단백질도 완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식물성 단백질이 동물성에 비해 체내 염증 유발 인자가 적어 피로 해소와 지구력 강화에 좋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영양학적으로 매끼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고는 하지만 일상생활을 하면서 단백질을 매번 먹기가 쉽지는 않다. 그때 단백질 보조제를 먹으면 좋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WHO 권장량은 먹어야 단백질 대사의 균형을 이루고 근 손실을 최소한으로 막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근육운동을 함께 하면 더욱 좋다.
특히 창 원장의 지적처럼 노년으로 갈수록 저작 능력 저하로 음식을 통한 단백질 섭취량은 감소하는 데다 근육감소증이 진행되기 때문에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물론 단백질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할 경우 통풍 등 부작용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충분한 단백질 섭취가 100세 시대를 행복하게 만든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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