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경향]
ㄱ씨(72)는 몇 년 전부터 이따금씩 허리에 통증이 생겼다. 나이가 들어서 아픈 거겠거니 생각하고 진통제만 복용했다. 하지만 최근부터는 다리까지 저리고 아파왔다. 걸을 때마다 통증이 더욱 심해져서 간단한 일상생활까지 어려워졌다. 허리디스크라고 생각하고 병원을 찾았는데, 척추관협착증을 진단 받았고 수술을 하기로 결정했다.
ㄱ씨가 진단 받은 척추관협착증은 노화로 인해 나타나는 대표적인 척추질환 중 하나다. 허리에 통증이 생기면 대부분 허리디스크를 떠올리지만, 알고 보면 척추관협착증의 증상일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인대와 척추 뼈가 두꺼워지면서 척추관이 좁아지고, 신경을 압박하게 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환자는 보통 6-70대 고령의 인구가 많으며, 퇴행성 변화로 척추관이 좁아지는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세란병원 척추센터 이진영 과장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척추관협착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5년 134만 8965명, 2017년 154만 3477명, 2019년 172만 5490명으로 집계됐다. 환자 중 대부분은 고령으로, 70대가 전체 환자 중 37%로 가장 많았으며, 60대가 29.7%, 80대가 15.7%로 그 뒤를 이었다.
또한 여성 환자가 남성 환자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기준 전체 환자 중 남성은 63만 8436명인데 반해 여성은 108만 7054명으로 남성보다 여성 환자가 약 70% 이상 많았다.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디스크와 증상이 비슷해 보이지만 차이가 있다. 허리디스크는 허리를 앞으로 굽힐 때 통증이 심하고 일상생활에서 활동을 하면 통증이 더욱 심해지는 양상을 보이는데 반해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를 앞으로 구부리면 통증이 줄어들고 뒤로 젖힐 때 통증이 심해지며, 활동을 하면 허리 통증이 줄어들기도 한다.
또한 척추관협착증 환자들은 걸을 때 다리 통증이 심하게 나타나고 다리 저림까지 동반되는데, 이러한 이유 때문에 멀지 않은 거리를 이동할 때도 걷다가 멈춰서 쉬는 것을 반복하기도 한다.
척추관협착증은 오랜 시간 퇴행성 변화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통증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것을 반복한다. 이 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치료 시기를 놓치면 증상이 더욱 악화되고 일상 생활에 지장이 생기므로 증상이 나타났을 때 병원을 가는 것이 중요하다.
척추관협착증 치료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결정된다. 초기에는 무리한 활동을 제한하고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병행한다. 하지만 병의 진행이 오래되었거나 일상생활이 불가할 정도로 증상이 악화되었다면 수술적인 치료를 시행한다.
척추관협착증 수술은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최근에는 ‘양방향 척추내시경 신경감압술’이 효과적인 수술법으로 꼽히고 있다. 양방향 척추내시경 신경감압술은 치료 부위에 5mm 내외의 작은 구멍 2개를 이용해 치료하는 방법이다. 내시경을 통해 좁아진 척추관을 의료진이 직접 확인하면서 수술을 진행해 정확하게 치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양방향 척추내시경 신경감압술은 절개 부위가 작아 주변 근육이나 인대의 손상이 거의 없으며, 손상이 적은 만큼 치료 후 회복 기간도 짧다. 또한 출혈도 적어 환자의 상태에 따라 무수혈로도 수술을 받을 수 있어 감염 위험도 줄어든다. 고령의 환자나 당뇨나 고혈압을 앓고 있는 만성질환자들이 부담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세란병원 척추센터 이진영 과장은 “척추관협착증은 노화로 인해 발병하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허리디스크나 단순 통증으로 오인해 치료 시기가 늦어지는 경우가 있다”라며 “고령 환자들 중 허리 통증이 나타나고 있다면 척추 질환들의 증상의 차이를 기억하고 빠른 시일 내에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이진영 과장은 “척추관협착증이 고령 인구에게서 흔하게 나타나다 보니 치료를 할 때도 부담을 느끼시는 분들이 있다”라며 “최근 시행하고 있는 양방향 척추내시경 신경감압술은 기존 수술보다 출혈도 적고 재발률도 낮아 고령 환자들도 큰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므로 치료를 미루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 좋다”라고 전했다.
김문석 기자 kmseok@kyunghyang.com
기사입력 2020.06.09. 오후 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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