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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하면 삐끗!…발목건강 잡는 발목염좌

정혜거사 2020. 4. 23. 08:52

발목을 접질려 생기는 염좌를 방치하거나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계속 부상이 재발하는 발목불안정성 상태가 되기 쉽다. 하이힐은 발목 염좌의 위험성을 크게 높인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통증 사라졌다고 방치 땐 재발

상습적 발목 꺾임·통증 부르는

발목 불안정증·관절염 생길 수도

운동·보행 전 충분한 스트레칭

굽 너무 높거나 낮은 신발 피해야


30대 초반의 직장인 ㄱ씨는 며칠 전 회사 건물 계단을 운동 삼아 내려오다 발목을 삐끗했다. 하이힐을 신은 상태에서 조심을 했는데 자신도 모르게 발목이 휘어졌다. 약간 붓기는 했지만 부상의 정도가 그리 큰 것 같지 않아 냉찜질과 압박붕대로 응급조치를 하고 겨우 보행을 하고 있다. 상태가 좋아지지 않으면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을 생각이다. 지난 10년 동안 이런 일이 벌써 3~4번 된다.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안정태 교수는 “ㄱ씨처럼 되풀이되는 발목염좌(접질림, 삠)는 심하지 않을 경우 시간이 지나면 통증이 가라앉기 때문에 치료하지 않는 일이 흔하다”면서 “하지만 초기에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급성 염좌의 20% 정도에서 만성 염좌나 발목 관절 불안정성이 발생할 수 있고 약간의 충격에도 염좌가 재발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발목염좌는 관절을 지지해주는 인대가 외부 충격 등에 의해 늘어나거나 일부 찢어지는 상태를 주로 말한다. 근육이 충격에 의해 늘어나거나 일부 찢어지는 것도 염좌에 속한다. 운동을 할 때, 미끄럽거나 울퉁불퉁한 바닥을 걸을 때, 경사가 심한 곳을 오르내릴 때 삐끗할 위험성이 높다.



발에 가해지는 부담은 몸무게에 비례한다. 한 걸음마다 체중의 1.5배, 뛸 때는 4배, 점프할 때는 5배가량의 하중을 견뎌야 한다. 대략 1㎞를 걸을 때 발이 받는 총 하중은 15t가량 된다. 발목염좌는 활동이 늘며 함께 증가하는 매우 흔한 질환으로, 대부분 잘 회복되기 때문에 치료에 소홀한 질환 중 하나다.

하지만 완전히 회복되지 않으면 인대가 느슨해지면서 뼈 사이 관절도 불안정해질 수 있다. 이러한 상태가 되면 발목염좌가 재발하기 쉽고, 장기적으로는 발목 관절염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진다. 그러므로 통증이 사라졌다고 방치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고 치료를 받아야 발목을 건강하게 보존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를 보면, 2019년 ‘발목염좌긴장’ 진단명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10대가 38만468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20대, 30대 순으로 젊은 층에서 많이 발생했다. 여성은 하이힐 등 굽이 높은 신발을 신은 것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바른세상병원 관절센터가 20~30대 여성 46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하이힐을 신고 넘어져 당하는 부상은 발목(58.9%)과 무릎(22.6%)에 집중됐다.

 

서동원 원장(정형외과·재활의학과 전문의)은 “발목염좌를 제때 치료하지 않고, 회복되기도 전에 또 삐끗하면 발목 인대가 약해지고 점점 헐거워져 발과 발목을 연결하는 뼈가 자꾸 충돌하게 된다”면서 “상습적으로 발목이 꺾이고 평소 걸을 때도 통증이 발생하며 중심잡기가 힘들어지는 발목불안정증이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발목을 삐끗하면 급성기에는 통증, 압통, 부종, 부기 등이 발생하며 걷기가 힘들고 발을 짚고 서는 것도 힘들다. 주변의 미세 골절이나 힘줄의 손상이 동반될 수 있으며, 인대 파열의 정도는 다친 직후에는 주변 근육의 경직으로 확인이 어려울 수도 있다.

 

인대가 다친 정도에 따라 3단계로 구분하는데,

1단계(가벼운 염좌)는 기능적 상실이 거의 없는 인대 내부 파열,

2단계(중등도 염좌)는 중등도의 불안정성과 함께 움직임 제한을 동반한 인대의 부분 파열,

3단계(심한 염좌)는 인대의 완전 파열로 걷기 힘들며 목발 등의 도움이 필요한 상태다.

발목염좌는 대부분 보존적 치료가 주된 방법이며 불안정성이 동반되는 경우에도 보존적 치료가 우선된다.

압박,

냉찜질(초기)과 온찜질(2~3일 후),

발을 심장보다 올리기,

약물치료,

깁스 등을 시행한다.

 

수술적 치료는 드문 편이며,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이 지속되거나 만성적 불안정성이 동반될 경우에 한정적으로 시행된다. 오히려 조기에 수술치료를 하면 발목 건강을 해칠 수도 있어 전문의의 진단과 영상의학적 검사가 매우 중요하다.

발목염좌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발목 인대의 유연성을 키우고 발목 근육을 강화해야 한다. 운동 전이나 보행을 하기 전 충분한 스트레칭과 워밍업은 기본 수칙이다. 종아리 바깥쪽의 비골건 강화 운동을 포함한 하체 근력 강화 운동은 발목의 안정성을 향상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체중을 줄여 발목이 받는 하중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 발목보호대 대신 발목에 테이핑을 하는 것도 발목 보호에 좋은 방법이다.

평소 발목 돌리기나 발목 버티기 등 발목 강화 운동을 수시로 한다. 운동 전에는 반드시 준비운동을 통해 충분히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고 유연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발목염좌는 신발과도 관련성이 크다. 발목이 잘 꺾일 수 있는 굽이 높은 신발(특히 하이힐)을 신는 여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구두는 3~5㎝, 운동화는 1~2㎝ 정도의 굽이 적당하다. 굽이 거의 없는 신발은 발목에 충격이 가해져서 나쁠 수 있다.

운동 전에 발목 돌리기만 충분히 해도 발목 부상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정승기 원장(정형외과·스포츠의학 전문의)은 “발목을 돌려주면 인대의 온도가 상승해 충격이나 압박에 견디는 힘이 커진다”면서 “발목 강화 운동을 평소에도 꾸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기사입력 2020.04.22. 오후 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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