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의학정보/간,폐,눈,콩팥

소변, 혈압…생활 속 콩팥건강 이상신호 9가지

정혜거사 2019. 3. 16. 13:13

콩팥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불가능해 최대한 예방에 힘써야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우리 몸의 충실한 청소부 ‘콩팥(신장)’. 대사과정에서 만들어진 모든 노폐물을 소변을 통해 밖으로 내보내고 수분량과 체액을 일정하게 조절하는 등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렇게 중요한 콩팥에 이상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을 ‘만성콩팥병’이라고 한다. 콩팥이 더 이상 제 기능을 할 수 없는 상태로 회복이 불가능하지만 워낙 소리없이 진행돼 조기발견이 어렵다. 

그래도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콩팥건강을 지킬 수 있다. 바로 콩팥건강을 의심해볼 수 있는 단서들을 눈여겨보는 것.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만성콩팥병환자는 꾸준히 증가해 2014년 약 15만7000여명이었던 환자수는 2017년 20만4000여명에 이르렀다. 

질환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예방을 위한 노력에 고삐를 당겨야할 때다. ‘세계 콩팥의 날(매년 3월 둘째 주 목요일)’을 맞아 생활 속 콩팥건강 관리법을 짚어봤다.

■매일 보는 ‘소변’ 한 번 더 살펴야하는 이유?

콩팥은 모세혈관 덩어리인 사구체로 이뤄져 있다. 신장으로 들어온 혈액이 사구체를 통과하면서 각종 노폐물이 걸러지며 여기서 걸러진 노폐물들은 모여서 소변으로 배출된다.

따라서 소변은 콩팥건강을 가늠하는 매우 중요한 척도다. 일종의 필터역할을 하는 사구체가 손상되면 몸에 불필요한 노폐물이 아니라 혈액 속에 꼭 있어야 할 단백질, 적혈구 등이 몸 밖으로 빠져나오면서 소변에 거품이 많이 일고 색이 평소와 달라질 수 있다.

대한신장학회에서 강조하는 만성콩팥병의 대표의심증상 9가지(

▲소변에 거품이 많이 생긴 경우 
▲붉거나 탁한 소변을 보는 경우 
▲자다가 일어나 자주 소변을 보는 경우 
▲소변량이 줄거나 소변을 보기 힘든 경우 
▲몸 전체가 가려운 경우 
▲눈 주위와 손발이 붓는 경우 
▲혈압이 오른 경우 
▲피로감을 쉽게 느끼는 경우 
▲입맛이 없고 체중이 줄어든 경우 등)중 에서도 소변 관련 증상이 많다.

특히 소변에 유독 거품이 많이 일거나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면 몸에 필요한 단백질이 빠져나온 상태, 즉 단백뇨를 의심할 수 있다.

단백뇨는 보통 건강검진 시 많이 진단되는 편이다. 하지만 감기에 걸려 열이 나거나 검사 1~2일 전 격렬한 운동을 하는 경우에도 단백뇨가 검출될 수 있어 2~3개월 뒤 재검사해 콩팥문제인지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좋다.

사구체에 염증이 생긴 경우(사구체신염)에는 콜라처럼 짙고 탁한 갈색 소변을 보거나 피가 섞인 소변을 볼 수 있다. 

이대목동병원 신장내과 류동열 교수는 “사구체는 신장에서 혈액을 걸러 소변을 만드는 필터역할을 해 염증이 생기면 콩팥기능이 빠르게 감소한다”며 “의심되는 즉시 빨리 병원을 찾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다낭성 신장병(신장에 물혹이 많아져 기능이 떨어지는 질환), 루프스 등 전신성자가면역질환, 요로감염이나 요로폐쇄 같은 비뇨기질환에 의해서도 콩팥이 손상될 수 있다.

콩팥 속 사구체는 수많은 모세혈관으로 이뤄져 있어 혈압변화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콩팥 역시 체내 수분량을 조절하기 때문에 이상이 생기면 몸이 붓고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상승의 원인이 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혈압과 콩팥은 바늘과 실 관계?

고혈압과 당뇨병 등 만성질환도 만성콩팥병의 강력한 위험요인이다. 특히 혈압과 콩팥은 바늘과 실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콩팥 속 사구체는 수많은 모세혈관으로 이뤄져 있어 혈압이 높으면 사구체도 계속 압력을 받는데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 콩팥 내 혈관이 두꺼워지고 딱딱해지면서 신장이 혈액을 공급받지 못해 결국 손상되고 만다. 

역으로 신장기능이 떨어져 체내 수분이 제대로 조절되지 못하면 몸이 붓는 것은 물론, 동맥 수축으로 인해 혈압이 상승할 수 있다.

당뇨병도 신장손상의 대표적인 원인질환이다. 당뇨병으로 혈액 내 포도당이 많아지면 혈액이 끈적끈적해지면서 각종 노폐물들이 쌓인다. 이는 사구체 내의 모세혈관을 손상시켜 콩팥이 점차 기능을 못하게 만든다.

유성선병원 신장내과 조선영 과장은 “콩팥손상이 심하지 않다면 혈압관리, 염분섭취량조절, 금연 금주, 적정체중 유지 등 생활습관개선과 효소억제제사용으로 증상악화를 막을 수 있다”며 

“하지만 이미 만성콩팥병 상태에 이르면 혈액투석, 복막투석, 신장이식으로 치료해야한다”고 말했다.

■생활습관개선, 만성질환 적극 치료하기

무엇보다 콩팥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될 수 없어 최대한 예방해야한다. 이미 만성콩팥병을 앓고 있더라도 예방수칙을 잘 지키면 진행을 늦추거나 막을 수 있다.

우선 염분과 단백질섭취량을 줄여야한다. 사구체로 향하는 압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성장에 방해될 수 있어 주치의와 섭취량을 상의하는 것이 좋다. 

칼륨섭취도 조심해야한다.
콩팥기능이 떨어지면 칼륨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체내에 쌓여 근육마비와 부정맥 발병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칼륨혈증).

조선영 과장은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은 신장기능을 빠르게 감소시키기 때문에 적극 관리해야한다”며 “만일 현재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해당 약물이 콩팥기능에 안 좋은 영향을 주진 않는지도 의사에게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TIP. 만성콩팥병 궁금증

1. 과일과 채소 많이 먹는 것이 좋다?

과일과 채소는 건강식품이지만 칼륨이 많이 들어있어 조심해야한다. 특히 만성콩팥병환자들은 칼륨배출능력이 떨어져 혈중칼륨농도가 높아지면서 자주 쥐가 나고 심장박동이 불규칙해질 수 있다. 

따라서 만성콩팥병이 많이 진행된 경우 주치의의 안내에 따라 과일과 채소의 섭취량을 조절해야한다. 칼륨섭취를 줄이려면 과채류의 껍질이나 줄기를 벗겨 섭취하고 물에 2시간 이상 담갔다가 헹군 후 섭취하는 것이 좋다.

2. 흰쌀밥보다 잡곡밥이 좋다?

잡곡밥에는 인이 풍부해 만성콩팥병환자에게는 해로울 수 있다. 배출능력이 떨어지는 인의 혈중농도가 상승해 가려움증과 관절통이 나타나고 심하면 뼈가 쉽게 부러질 수 있다.

3.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

갈증이 해소될 정도로만 섭취하는 것이 좋다. 수분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혈액 속 나트륨성분이 묽어지면서 정상보다 나트륨농도가 떨어질 수 있다(저나트륨혈증). 

갈증이 심해지지 않도록 지나친 염분 섭취는 피한다. 저염식 식습관은 콩팥건강을 해치는 고혈압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4. 만성콩팥병 약과 건강기능식품 함께 복용하면 더 좋다?

건강기능식품 중 콩팥기능보호효과가 확실히 검증된 것은 아직 없다. 오히려 콩팥기능을 손상시킬 수 있어 전문의와 꼭 상의한 후 필요한 경우에만 복용해야한다. 

또 일부 항생제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진통제), 방사선검사를 위한 조영제 등은 콩팥손상위험을 증가시켜 만성콩팥병환자들은 의료진에게 이런 약을 복용하거나 검사받아도 되는지 반드시 물어봐야한다.

헬스경향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경향신문(www.khan.co.kr)

기사입력 2019-03-14 09: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