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료 /카라코람 하이웨이

[스크랩] 실크로드, 파키스탄, 북인도 여행기 (14일차) - 훈자 (학교 방문, 마을 산책)

정혜거사 2017. 6. 6. 22:19

-  5:00 기상.

 

-  세탁을 한 후에, 호텔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한다 (7:00).

 

-  오늘은 훈자에서 마지막 날이기에, 학교 방문 외에는 특별한 일정이 없이 한가로이 쉬기로 한다.

 

 

   (매일 보는 라카포시이지만, 어제 베이스캠프에서 상면을 하고 와서인지, 더욱 가깝고 친숙하게 다가온다)

 

 

-  가든롯지에서 약간 윗쪽에 위치한 학교를 방문한다 (9:00).

 

   F.G.girl's school로 삼샤드부인께서 교장선생님으로 계시고, 유치원에서부터 중학교 과정까지 운영되고 있으며, 

   학생수는 400여명이라고 한다. 

 

 

   (학교 전경)

 

 

-  아무래도 어린애들과 어울리는 게 재미있어서인지, 많은 시간을 유치원 아이들과 같이 즐겁게 보낸다.

 

 

   (유치원 교실에서)

   (유치원생들과 기념촬영)

   (모자 쓴 꼬맹이가 제일 어린애 같다  -  아빠의 선글라스를 쓰고 있는, 샴샤드의 외동딸도 있다)

 

   (애들이 파키스탄 전통춤을 추는 중)

                                    (모자 쓴 꼬맹이의 언니로 보이는 애가, 동생을 매우 잘 챙기는 게 기특하다)

   (삼샤드와 부인인 교장선생님과 함께)

 

 

-  일행들이 중학생 교실에 들어가니, 하얀 히잡을 예쁘게 두른 여학생들이 호기심어린 눈으로 바라본다.

   아마 남자 중학생들이었다면 큰소리로 떠들고 좀 요란했을 터인데, 여자 중학생들이라 그런지 조용한 분위기이다.

 

-  일행을 대표해 알바트로스님께서 영어로 인삿말을 하게 된다.

   한국의 위치와 역사 등에 대한 설명 후에, '꿈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면, 자신이 원하는 어떤 사람이라도 될 수 있다.'는 요지의

   짤막한 강의였는데, 여학생들이 매우 진지하게 경청한 후에 몇가지 질문도 한다.

 

 

   (여학생 교실에서)

   (알바트로스님의 인삿말을 관심있게 듣고 있다) 

 

 

-  교장선생님실에 들러 다과와 음료수를 대접받으면서, 학교에 대한 이야기들을 주고 받는 시간을 가진다.

   한시간 정도 학교에서 뜻깊은 시간을 보낸 후에, 일행들이 준비해온 학용품을 증정하고서 학교를 나선다 (10:00).

 

 

   (교장선생님실에서)

   (교무실 앞에 있는 학교 종)

   (아이들과 강강수월래를 추어본다)

 

 

-  이제부터는 각자 자유시간을 보내다가, 저녁식사 시간에 가든롯지에서 만나기로 한다.

 

 

 

-  훈자에 온 날 수선했던 트레킹화가, 몇번의 트레킹 과정에서 바닥이 다시 떨어졌기에 신발수선가게에 들린다.

   신발수선 할아버지에게 떨어진 신발을 들어보였더니, 할아버지가 웃으면서 '문제 없다'고 하며 신발을 받아든다.

 

   신발 수선하는 모습을 사진찍으려고 했더니, 짐작대로 할아버지께서 찍지말라고 하신다.

   '내 신발을 찍겠다'고 했더니, 그동안 몇번 만나면서 인사를 주고 받아서인지, 할아버지가 그냥 모른척 하는 것 같다.

 

-  수선을 마친 트레킹화를 신으며 얼마냐고 물었더니 10루피(130원)라고 한다.

   자신이 수선했던 신발이 떨어져서 다시 가져왔기에, 거의 공짜로 해주지 않았나 싶다.

 

 

   (신발수선가게에서  -  웃고 있는 소년의 표정이 재미있다)

   (신발수선 중인 할아버지  -  이 사진 한 장 찍으려고 애좀 먹었다..)

   (수선을 마친 신발을 들고서)

 

 

-  신발수선가게 가까이에 위치한 이발소에 들어선다.

   해외여행을 하면서 처음으로 현지에서 머리를 깎아보게 된다.

 

-  머리 깎는 의자가 하나 뿐인 조그만 이발소에, 세명의 현지인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가 나를 보더니 먼저 깎으라고 하기에,

   순서대로 뒤에 깎겠다고 하였으나 한사코 권하는 바람에 의자에 앉게 된다.

   이발사는 영어를 못해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데, 손님 중에 한분이 나서서 통역을 해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게 된다.

 

   열심히 가위질을 하며 기대 이상으로 이발을 잘 마치자, 내가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잘 깎았다'는 손짓을 하자,

   이발사가 내 수염을 가리키며 수염도 손질하겠느냐고 묻는다.

   면도를 하다가 행여 상처가 날 것을 염려해 수염은 깎지 않았는데, 무슬림식으로 수염도 한번 정리를 해볼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  이발료로 200루피(2,600원)를 지불하고, 순서를 양보해준 손님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한 후에 이발소를 나선다.

 

 

   (이발 중  -  이발소에 있는 손님이 찍어주었다)

   (이발소 모습)

 

 

-  점심식사를 카림아바드 인으로 가 김치찌개를 먹을까 하다가, 가든롯지에 어제 저녁에 먹다 남은 닭죽이 있다는 말이 생각나,

   가든롯지로 향한다.

 

 

-  사두르로부터 닭죽과 밥, 커피 등을 얻어먹고서, 감사 표시로 좀 넉넉하게 식사값을 건네주었다 (12:30).

 

-  점심식사 후에, 가든롯지의 만화책이 비치되어 있는 마루에서 오수에 들어간다 (오후 1:00~3:00).

   어릴 적 시골에서처럼, 파란 하늘에 흰구름이 떠가고 정원 안 미루나무에서는 매미소리가 한창일 것 같은 풍광 속에서,

   사르르 눈이 감겨 꿀맛같은 두시간이 흘러간다.

 

   정말 오랫만에 달콤한 낮잠을 즐겨본 것 같으며, 훈자에서 보낸 시간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 중의 하나가 된 것 같다.

 

 

-  이제껏 여행을 하면서, 한 장소에서 일주일 이상을 머무르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것도 조그만 산골마을에서 7박8일을 보내게 되었으나, 전혀 무료하다거나 지루하지가 않다.

 

   오히려 훈자에서 며칠 더 머물면서, 호퍼빙하와 나가르마을, 훈자강변 등 더 돌아보고 싶은 곳이 많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아무런 일정도 없이 조용하고 무료하게 며칠을 지내며, 훈자의 매력과 정취를 느껴보고 싶다.

   낮잠도 즐기고, 책도 좀 보고, 멍하니 라카포시를 바라보다가, 심심하면 동네를 어슬렁거리며 마실다니기도 하면서..

 

-  아름답고 몽상적인 풍경과 친절하고 순박한 주민들, 한가롭다 못해 나른하기도 한 훈자의 유혹에 빠져, 한달 이상씩

   장기체류를 하는 배낭여행자들이 많다고 하더니, 과연 수긍이 가는 마을 분위기이다.

 

 

-  마루에 앉아 잠깐 여행일지를 정리하다가,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한국여행객을 만났다.

   어젯밤에도 길에서 만난 적이 있는, 서울 길음동에서 왔다는 30대 안팎으로 보이는 이 남자는, 부부가 6개월 예정으로

   여행중인데 현재 1개월 반이 지났으며, 네팔과 인도, 파키스탄을 거쳐 이란까지 여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  카림아바드 인에 체류하고 있는 한국인 남성 배낭여행자인 윤태욱씨나 이 젊은 부부 여행자들과, 저녁에 뽕술을 마시며

   여러 이야기들을 나누지 못하고 훈자를 떠나온 게 지금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  삼샤드가게에서 카라코람하이웨이가 그려진 티셔츠를 구입한 후 (400루피), 호텔로 돌아와 속이 체한 것 같이 불편해서

   약을 복용한다.

 

 

   (삼샤드가게에서  -  구입한 티셔츠를 입고)

 

 

 

-  오후 4시에 숙소를 나서 제로포인트 방향으로 마을 산책 중에, 다르바르호텔에 들어가본다.

   규모가 매우 크고 풍광이 좋은 호텔인데 투숙객이 전혀 없는 것 같다.

 

-  호텔 매니저인 이사르의 안내로, 호텔방과 옥상에서의 풍경을 둘러보며 여러 얘기를 듣게 된다.

 

   이 호텔은 훈자왕이 소유한 호텔이며, 훈자왕은 보통 이슬람아바드에 거주하고 있는 관계로, 호텔 뒷편에 있는 훈자 왕궁

   (Mir's palace)은 문이 잠겨있다고 하며, 자신이 왕궁을 안내해주겠다고 한다.

 

 

   (다르바르호텔 앞에서)

   (호텔 로비  -  훈자왕의 사진이 걸려있는 것 같다)

   (호텔 옥상에서 바라본 풍경들  -  호텔 매니저인 이사르와 함께)

  

   (울타르피크 방향)

   (호텔 뒷편에 위치한 훈자 왕궁)

  

 

-  이사르의 안내를 받아 훈자 왕궁을 둘러본다.

   왕궁 현관문이 잠겨있어 안으로는 들어가보지 못했다.

 

 

   (발티트성에서처럼 이곳에도 조그만 대포가 하나 있다)

 

 

 

 

-  이사르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한국에서 가져온 캬라멜을 선물한 후에, 훈자강쪽으로 내려가다가 뷰포인트에 들러본다.

 

   훈자강이 바로 앞에 흐르고 있어, 훈자강가를 다녀오기 위해 이사르에게 내려가는 길과 소요시간을 물었었더니, 왕복 2시간

   이상이 소요된다고 하길래 포기하고서, 왼쪽길을 따라 알티트마을쪽으로 걸어간다.

 

 

   (뷰 포인트에서  -  호텔 안내판들이 세워져 있다)

 

 

   (가니쉬마을 전경)

 

   (울타르피크 방향)

   (알티트마을 방향)

 

 

-  알티트마을쪽을 바라보며 카림아바드의 공동묘지가 있는 언덕길을 지나 숙소로 돌아왔다 (오후 5:20).

   1시간 정도 여행일지를 정리한 후에, 저녁식사 장소인 가든롯지로 향한다 (오후 6:30).

 

 

   (호텔 베란다에서  -  구입한 모자와 티셔츠를 입고서)

 

 

 

-  훈자에서의 마지막 만찬을 위해, 사두르를 비롯한 여러 사람이 김치찌개와 골뱅이무침, 카레 등 여러 요리를 정성껏 준비해

   놓았다.

 

-  음식과 뽕술을 먹고 마시면서, 훈자에 대한 여러 얘기들을 나누며 훈자에서의 마지막 밤을 즐긴다.

   그동안 우리일행을 위해 여러모로 수고해준 삼샤드와 자웨드, 사두르의 인삿말을 들으며, 우리 모두 그간의 고마움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박수를 치면서 아쉬운 작별의 인사를 나눈다.

 

-  내 짐작으로는, 세 사람 중에서 삼샤드는 상당히 부유하고 유복한 생활을 하고 있고, 자웨드는 그런대로 중 정도의 생활을

   하고 있으나, 사두르는 꽤 어려운 가정형편인 것 같다.

   그런데도 사두르는 항상 선하게 웃는 얼굴로, 너무도 성실하게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대견한 생각과 더불어 좀 안쓰러운 감정이

   일기도 한다.

   몇분의 회원들께서 사두르에게 그간의 수고에 대한 감사표시를 하기도 한다.

 

 

-  삼샤드, 자웨드, 사두르.

   그동안 매우 고마웠습니다.

   훈자의 다정한 친구들인 세 사람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인생이 펼쳐지기를 기원합니다.

 

   '사두르, 자웨드, 삼샤드.  슈크리아 !  주고르 !'

    

 

                                   (사두르와 함께)

                                   (삼샤드와 함께  -  파수 선착장에서 잠수정을 타고 훈자강을 건너는 중에)

 

 

   (저녁식사를 마친 후에, 세 사람이 작별의 인삿말을 하고 있다)

 

 

 

-  저녁식사 후에 호텔로 돌아와, 호텔 로비에서 사띠님, 철인님 등과 한시간여 동안 대화를 나눈다.

 

-  호텔 종업원에게 뜨거운 물 한동이를 부탁해 몸을 씻고서, 훈자에서의 마지막 밤을 간직하며 잠자리에 들어간다 (밤 10:10).

 

 

출처 : 투어인케이씨-자유배낭여행동호회
글쓴이 : 약수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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