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심옥 독자(서울 노원구 월계동)
만성콩팥병 환자는 식이요법이 중요하다던데, 어떻게 하면 좋은가요?
콩팥병 환자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콩팥병 중 가장 문제되는 것이 만성콩팥병이다. 만성콩팥병은 콩팥(신장)이 제 기능을 못하는 상태로, 만성신부전증이라고도 부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만성콩팥병 환자는 2008년 8만3000명에서 2015년 17만2000명으로 배가 넘게 증가했다.
진료비는 2015년 기준 1조5671억 원으로 전체 건강보험 진료비의 3% 수준이다. 이처럼 한국인의 콩팥 건강은 위협받고 있지만 콩팥이 건강 유지에 왜 중요한지,
만성콩팥병은 왜 생기는지, 만성콩팥병이 생기면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만성콩팥병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1. 만성콩팥병, 왜 문제되나?
만성콩팥병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우리 몸에서 콩팥이 하는 역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첫째로 콩팥은 몸의 정수기 역할을 한다.
콩팥은 미세한 혈관으로 이뤄져 있는데, 하루에 약 180L의 혈액을 걸러준다. 체내 대사과정의 노폐물은 소변을 통해 몸 밖으로 배설시킨다.
콩팥은 혈액 성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역할도 한다.
경희대병원 신장내과 이태원 교수는 “콩팥은 정교한 화학공장과 같다”며
“우리 몸의 체액과 전해질, 산성도 등을 항상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건 콩팥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콩팥은 호르몬을 만들고 활성화시키며, 적혈구와 비타민D 생성에도 관여한다.
이렇게 다양한 일을 하는 콩팥이 만성콩팥병 등으로 그 기능을 제대로 못하게 되면
▲요독증
▲부종
▲빈혈
▲골다공증
▲고혈압 등이 잘 생긴다.
콩팥 기능이 떨어져 노폐물이 소변으로 배출되지 못하면, 몸 안에 축적돼 두통부터 현기증, 혼수상태까지 유발하는 요독증이 생기는 것이다.
부종은 몸 속 체액조절이 잘 안 돼 몸이 붓는 상태고, 빈혈은 혈액을 만드는 조혈호르몬이 잘 생성되지 않아 나타난다.
골다공증은 비타민D가 잘 만들어지지 않아 뼈가 약해지면서 생긴다.
콩팥이 혈압을 유지하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고혈압이 없던 사람은 고혈압이 생기기도 한다.
콩팥은 어디 있을까
콩팥은 양쪽 옆구리, 갈비뼈 바로 밑에 한 개씩 위치하고 있다.
크기는 자신의 주먹 정도다. 한자로는 신장(腎臟)이지만 형태는 강낭콩을, 색은 검붉은 팥과 유사해 순우리말로 ‘콩팥’이라 부른다.
2. 어떤 상태가 만성콩팥병일까?
만성콩팥병은 콩팥의 기능이 저하된 상태를 뜻한다. 콩팥의 기능은 ‘사구체여과율’이란 수치로 측정한다. 사구체는 콩팥에 붙어 있는 혈관 꽈리다.
사구체여과율은 혈관 꽈리가 얼마나 노폐물을 걸러낼 수 있는지 알아보는 수치다. 정상인의 사구체여과율 수치는 120ml/min/1.73㎡정도다. 90까지는 정상으로 간주한다.
90에서 60까지는 콩팥 기능이 약간 저하된 상태며, 60 이하면 만성콩팥병으로 진단한다.
여기서 다시 얼마나 증상이 심하냐에 따라 중등도 기능 감소 상태, 심한 기능 감소 상태, 말기신부전으로 나뉜다. 사구체여과율에 따라 크게 5단계로 구분하는 셈이다.
이태원 교수는 “건강한 사람이라 해도 사구체여과율은 20세 이후부터 1년에 수치 1씩 떨어진다고 보면 된다”며 “노화로 신장 기능이 조금씩 떨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있으면 수치가 떨어지는 속도가 더 빨라진다.
고혈압이 있으면 혈관 내 압력이 높아져 혈관벽이 딱딱해지거나 늘어나며,
당뇨병이 있으면 혈액 속에 당이 많아져 혈관 세포가 손상된다.
콩팥은 미세한 혈관 덩어리기 때문에, 혈관이 나빠지는 질환을 가지고 있으면 콩팥도 덩달아 나빠지는 것이다.
이태원 교수는 “고혈압 환자 5명 중 1명, 당뇨병 환자 3~4명 중 1명은 만성콩팥병이 생긴다”고 말했다.
사구체여과율에 따른 콩팥 건강의 5단계는 다음과 같다.
1단계=사구체여과율 수치 120~90mL/min/1.73㎡, 콩팥 기능 정상. 당뇨병·고혈압이 있거나 이 질환의 가족력이 있는 사람, 흡연자, 50세 이상,
비만은 고위험군이기 때문에 이러한 사람들은 정상일 때부터 정기적인 검사를 받는 게 좋다. 고위험군인 경우 의사와 상의해 식이요법을 고려해야 한다.
2단계=사구체여과율 수치 90~60mL/min/1.73㎡. 가벼운 기능 감소 상태. 콩팥의 기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진행에 대한 평가와 조절이 필요하다. 식이요법이 필요하다.
3단계=사구체여과율 수치 60~30mL/min/1.73㎡. 중등도 기능 감소 상태. 콩팥 기능 저하가 진행되고 있다. 3단계부터 만성콩팥병으로 분류한다.
만성콩팥병이 있다고 해도, 증상이 특별히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증상이 나타나도 피로감, 부종 등 간과하기 쉬워 조심해야 한다. 식이요법이 필요하다.
4단계=사구체여과율 수치 30~15mL/min/1.73㎡. 말기신부전(말기만성콩팥병) 전단계다.
말기신부전이 되면 약물이나 식이요법으로 조절할 수 없으므로, 말기신부전이 되지 않도록 병원에서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말기신부전으로 진행했을 때를 대비해 투석이나 이식을 준비해야 한다. 1~3단계에서 지켜야 하는 식이요법은 큰 의미가 없으므로, 의사와 자세히 상의해 개인별로 적합한 식단을 지키는 게 좋다.
5단계=사구체여과율 수치 15mL/min/1.73㎡ 이하. 말기신부전이다. 신장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기 때문에, 투석이나 장기이식이 필요하다. 섣부른 식이요법은 위험하다.
3. 만성콩팥병, 식이요법이 왜 중요할까?
만성콩팥병 환자는 식이요법이 중요하다. 식이요법을 통해 만성콩팥병의 진행 속도를 빠르게도, 느리게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만성콩팥병 환자는 먹으면 좋은 음식, 피해야 하는 음식이 다른 질환과 비교했을 때 무척 달라 올바른 식이요법을 알고 있어야 한다.
단, 만성콩팥병이 있다 해도 투석이나 장기이식을 고려해야 하는 사구체여과율 4~5단계 환자의 경우 만성콩팥병 환자의 식이요법을 그대로 따르면 안 된다.
식사 제한으로 인해 영양실조에 빠지거나 근육조직이 없어져 체력이 저하될 우려가 있어서다. 사구체여과율 4~5단계 환자는 의사 혹은 병원과 상의해 적합한 식단을 조언 받아야 한다.
사구체여과율 2~3단계인 사람을 기준으로, 만성콩팥병 환자에게 적합한 식이요법은 다음과 같다.
① 현미밥<흰 쌀밥
흰 쌀밥보다 현미밥이 건강에 좋다는 건 상식이다. 그러나 신장이 좋지 않은 사람은 현미밥 대신 흰 쌀밥을 선택하는 게 좋다.
현미밥에는 식이섬유는 물론 칼륨이나 인 등의 영양소도 풍부한데, 만성콩팥병 환자는 칼륨과 인을 많이 섭취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체내에서 쓰이고 남은 칼륨과 인은 소변을 통해 배출된다.
그러나 만성콩팥병 등으로 신장 기능이 떨어져 있으면 체내의 칼륨과 인을 원활히 배출하지 못한다.
이태원 교수는 “칼륨이 혈액에 많이 있는 ‘고칼륨혈중’의 경우, 부정맥이나 심장마비까지 일으키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미밥 외에 옥수수 수염차·호박·수박·참외·우유도 칼륨이나 인이 많아 먹지 않는 게 좋다.
당뇨병이 함께 있는 만성콩팥병 환자의 경우, 의사와 상의해 현미밥을 먹을 것인지, 흰 쌀밥을 먹을 것인지 자신의 병세와 칼륨 수치 등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
② 간장·고추장<꿀·올리고당
만성콩팥병 환자는 기본적으로 싱겁게 먹어야 한다. 신장이 나트륨 배출을 제대로 못해서다.
간장이나 고추장에는 나트륨이 많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간을 할 때는 최대한 간장이나 고추장을 피해야 한다. 대신, 만성콩팥병 환자는 제한하는 음식이 많아 열량이 부족할 수 있다.
이때는 간장이나 고추장 대신 꿀이나 올리고당을 넣으면 맛도 있고 부족한 열량도 보충할 수 있다. 견과류나 올리브유 등 불포화지방이 많은 소스를 곁들여도 된다.
③ 닭가슴살 과용 금물
적게 먹어야 하거나 다이어트가 필요하다며 닭가슴살을 많이 먹어도 안 된다. 닭가슴살은 단백질이 많고 지방이 적으며, 열량이 낮다.
그러나 만성콩팥병 환자는 단백질은 적게 섭취하고, 열량은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정상인은 단백질을 섭취했을 때 생기는 분해 산물을 소변 등으로 잘 배설하는데,
만성콩팥병이 있으면 제대로 배설하지 못해 신체 내에 쌓이면서 요독증 등이 생긴다. 만성콩팥병 환자가 일반인처럼 단백질을 먹으면 병의 진행이 빨라질 수 있다.
④ 물도 많이 먹지 마라
‘물은 많이 마실수록 좋다’고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만, 만성콩팥병 환자는 그렇지 않다. 만성콩팥병 환자가 물을 너무 많이 마시면 부종이 심해지고 저나트륨혈증이 생긴다.
만성콩팥병 환자는 자신의 소변량을 측정해, 전날 소변량+500mL에 해당하는 양의 물을 마시는 게 적절하다. 소변량 측정이 힘들다면 하루 중 목이 마를 때만 물을 한 잔씩 마시면 된다.
- Copyrights 헬스조선 & HEALTHCHOSUN.COM
헬스조선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7.03.02 08:08
'건강의학정보 > 간,폐,눈,콩팥'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담낭을 위해서, 피해야 할 일 8가지 (0) | 2017.03.17 |
---|---|
술 한 방울 안 마셨는데 간암.. 원인이 뭘까? 70~80% B·C형간염이 원인 (0) | 2017.03.09 |
만성질환 관리:간질환, 더 큰 병 되지 않게 관리하는 법 (0) | 2017.03.01 |
눈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법 5가지 (0) | 2017.02.17 |
[스크랩] 담배 끊고 X분 후, 몸은 이렇게 변한다 (0) | 2017.0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