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아 비켜라~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 “60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아직은 젊어서 못 간다고 전해라~” 가수 오승근이 부른 ‘내 나이가 어때서’와 이애란의 ‘백세인생’을 흥얼거리고 있노라면, 정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와닿는다.
100세 시대를 맞아 단순히 나이로 따지는 장수(長壽)의 개념은 더 이상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대신 얼마나, 열정적으로 건강하게 인생을 누리면서 사느냐가 핵심으로 떠올랐다. 그 중심에 ‘액티브 시니어’가 있다.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란, 시간적·경제적 여유를 기반으로 소비 생활과 여가를 즐기는 50~60대를 말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젊게 사는 70~80대까지 확대된다. 이들은 외모나 건강관리 등에 관심이 많아 자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적극적으로 소비하고 문화 활동을 즐긴다는 점에서 기존 실버세대(55세 이상을 이르는 말)와 차이가 있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시작되면서 등장한 것으로 알려진다. 유사어로는 ‘골든에이지’, ‘노(NO)노(老)족’ 등이 있다.
PART 1 액티브 시니어를 말하다
몇 년 전 한 케이블TV에서 노년기에 접어든 남자배우들의 여행기를 담은 <꽃보다 할배>를 시리즈로 제작해 큰 인기를 끌었다.
<꽃보다 할배>의 인기비결은 개성 넘치는 배우들이 쏟아내는 예능적인 요소로 인한 즐거움이나 여행정보도 한몫했지만, 그보다 ‘와~ 정말 멋있게 산다’ 혹은 ‘나도 나이 들면 저렇게 살고 싶다’는 마음을 잘 투영했다는 데 있다.
특히 81세 이순재 씨가 여행 책자를 보며 스스로 여행계획을 짜고 외국인들과 스스럼없이 대화하는 모습이나, 예쁜 물건만 보면 한국에 있는 아내를 떠올리며 사진을 찍고 선물을 사던 76세 박근형 씨의 로맨틱한 면은 100세 시대에서 젊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좀더 명확하게 보여줬다.
그래서 방송을 본 후 인생 100세 시대에서 어떻게 나이 들어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됐다는 젊은 층도 많았다.
베이비붐 세대 포함된 액티브 시니어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
사실 이순재 씨나 박근형 씨는 모두 ‘액티브 시니어’이다. 6·25전쟁 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가 포함된 액티브 시니어는 일반적인 70대 이상의 실버세대와 달리 자신을 가꾸는 데 아낌없이 투자하고 문화소비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들을 통칭한다.
보통 50~60대가 해당되는데 최근엔 70대까지로 넓어지고 있는 추세다. 국내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액티브 시니어 인구는 최근 10년간 48% 증가했다. 액티브 시니어가 증가하는 이유는 6·25전쟁 이후 약 10년간의 베이비붐 세대가 여기에 속하기 때문이다. 베이비붐 세대인 1955~1963년생 인구는 약 711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4.1%에 해당한다.
액티브시니어연구소 김경철 소장은 “우리나라 액티브 시니어의 특징은 돈도 있고, 뭔가 하고 싶고, 하려는 욕망이 높다는 점”이라며 “일반적인 실버세대가 도움을 받는 측면이라면, 액티브 시니어는 도움받길 원치 않으며 자신의 경험을 살려서 도움을 주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다”고 말했다.
자신의 건강과 노후에 가장 관심…
월평균 카드사용액은 30~40대보다 많아
액티브 시니어가 주로 속해 있는 50~60대는 사회·경제적 측면에서도 큰 손으로 통한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의 ‘2015년 소비자 행태 조사’에 따르면 50~60대의 월평균 카드사용액은 177만원이다. 30대 124만원, 40대 136만원에 비해 시니어의 카드사용액이 훨씬 큰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이들은 자신의 건강과 노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가족관계, 자녀의 결혼, 사업, 재산증식, 부모님 건강, 자녀의 취업 순으로 조사됐다. 자신의 정기적인 운동을 위해 월평균 17만5000원을 쓰고 외모관리에는 월평균 8만7000원, 손주를 위해서는 8만2000원, 애완동물을 위해서는 7만7000원을 썼다. 응답자 3명 중 2명은 지병 여부와 상관없이 스스로를 건강하다고 평가했다.
경제력과 생활수준은 안정적, '건강'이 가장 큰 관심사
액티브 시니어 때 중요시되는 것이 바로 ‘건강’이다. 최근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10명 중 7명은 ‘은퇴 후 삶을 위해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특히 40대 이상에서는 10명 중 8명이 ‘건강 유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하지만 중·장년층도 구체적으로 건강관리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기보다 관심사에 머무르는 정도다.
'은퇴 후 건강한 생활을 준비하기 위한 구체적 계획이 있다'고 답한 50~60대는 10명 중 3~4명에 불과했다. 건강을 위해 규칙적인 운동과 스트레스 관리를 하는 비중은 10명 중 4명 정도밖에 안 됐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는 “건강관리의 필수 요소 중 하나인 신체적 활동(운동)을 주 5회 30분 이상 실천할 수 있도록 은퇴 전부터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권유한다.
정기적인 검진과 운동 필수
이에 관련 전문가들은 50~60대에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검진과 규칙적인 식사, 운동, 스트레스 해소 등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정기검진은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하며, 하루 시간대별로 맞는 영양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아침은 간과 뇌의 활성화를 위해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포함된 음식을 먹고,
점심은 소화가 잘 되고 에너지원으로 활용도가 높은 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한다.
운동할 때에는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적당한 운동은 피부 탄력을 유지하는 데에도 중요하다.
은퇴 이후 고립감과 우울감 챙기는 등
정신건강 측면에 신경 많이 써야 해
정신건강을 챙기는 것도 중요하다. 아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창형 교수는 “사실 은퇴 직후에 사회적 고립과 우울감을 느끼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과정”이라며 “새로운 세상을 찾아나가는 모험이라고 생각하며 필연적 변화에 대해 미리부터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준비해야 사회적 고립이나 우울감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나이가 들면 내 맘대로 되는 것이 없다는 것을 겸허하게 인정해야 마음이 편하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이 점차 많아진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새로운 환경에서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는 취미활동과 사회활동을 찾는 게 좋다.
홍창형 교수는 “200명의 미래학자가 연구한 ‘유엔미래보고서’에 의하면 의학기술의 발달로 2045년에는 인간의 수명이 130세가 된다고 한다”면서 “오래 산다고 해서 인간에게 꼭 축복일 수만은 없기 때문에 늘 긍정적인 마음으로 미래를 계획하고 꾸준히 실천해나간다면 인생의 후반전이 전반전보다 더 자유롭고 행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철 소장은 “인생 최고 순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인생 2막을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분야, 즉 잠재된 자신의 재능과 ‘끼’를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부와 지자체 등에서 은퇴 이후 대상자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중
정부에서는 은퇴 이후 인생 2막을 시작하려는 이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놓고 있다. 퇴직(전) 후 장년세대의 사회참여 활동과 일자리 창출을 통해 성공적인 인생 후반기 지원하는 ‘50플러스센터’에서는 제2 인생 설계와 경력 개발을 돕는 교육 및 상담, 일자리 등을 연계·지원하고 있다.
또한 자기계발 및 취미, 여가를 위한 커뮤니티 활동도 할 수 있다. 한국문화원연합회에서는 노년의 삶과 문화를 결합한 미래 지향형 활동인 ‘어르신문화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60세 이상 노인들의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문화활동을 목적으로 ▲어르신문화활동가양성 ▲어르신문화나눔봉사단 ▲어르신문화동아리 ▲어르신문화일자리 ▲어르신문화콘텐츠 ▲어르신-청년프로젝트 등 전국의 지방문화원과 문화시설을 통해 대상별 맞춤으로 진행된다. 이밖에 지역 내 구청이나 평생교육원 등에서도 50~60대를 위한 문화활동과 교육 등을 적극 운영 중에 있다.
액티브 시니어를 위한 10계명
1 — 표정을 밝게, 웃음을 달고 살라
사람은 나이가 들면 무표정해지기 쉽다. 항상 얼굴에 웃음을 달고 살도록 노력하라.
2 — 불만과 잔소리를 줄이라
불만과 잔소리가 느는 것은 대표적 노화현상의 하나다. 젊은이들의 행동이나 사회 변화에 대해 잔소리해야 할 이유도 없거니와 해봤자 효과도 없고, 반감만 사게 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3 — 화를 길들이라
나이가 들면 참을성이 줄어든다. 화를 내면 상대에게 불쾌감을 주는 동시에 화를 낸 당사자도 더 큰 정신적 부담을 받게 되고, 건강에도 해롭다.
4 — 목소리는 가볍게, 약간 높은 톤으로
전화에서 들리는 목소리를 들어보면 상대가 고령자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어투도 퉁명스러워 대화하기가 어렵다. 말을 부드럽고 친절하게 하고, 약간 높은 톤으로, 속도도 좀 빠르게 해야 상대편이 고령자라고 느끼지 않는다.
5 — ‘감사하다’는 말을 자주 하라
고령자들은 스스로 좋은 대접을 받을 수 있도록 항상 감사를 표하고 칭찬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
6 — 늙은이 냄새를 줄이라
나이가 들면 타액의 분비가 적어서 입안을 잘 씻어내지 못하기 때문에 입냄새가 날 수 있다. 몸을 항상 청결하게 하고 옷과 내의를 자주 갈아입는 것도 필수다.
7 — 주변을 청결하게 정돈하라
고령자들은 시력이 떨어져서 잘 보지 못하기 때문에 주위가 지저분하고 깨끗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주위 환경을 항상 깨끗하게 하고 정리정돈을 잘 하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하라.
8 — 밝은 색깔의 옷을 입으라
흑색 또는 회색 계통의 우중충한 색깔의 옷차림은 고령자의 모습을 더 부정적으로 보이게 한다. 좀 과감하다 싶게 밝고 깨끗한 색깔의 옷을 선택하라.
9 — 적당한 운동은 필수다
운동하지 않으면 목, 허리, 어깨 등 척추 부위의 근육과 인대가 약해지고 뼈에 골다공증이 일어나 체형이 구부정해진다. 목, 어깨, 허리 등 맨손체조를 일상화하면 반듯한 체형을 유지할 수 있다.
10 — 몸과 머리를 많이 쓰라
사람의 몸이나 뇌는 많이 사용하면 할수록 기능이 좋아지고 덜 쓰면 덜 쓸수록 퇴화한다. 부지런하게 움직이고, 책읽기, 글쓰기, 컴퓨터, 바둑 등을 통해 뇌를 많이 사용하면서 살면 그만큼 노화를 늦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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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조선 이보람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7.01.11 09:43 수정 2017.01.11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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