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은 일단 발병하면 완치가 쉽지 않고 장기간 체계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헬스조선'은 이번호부터 매호 주요 만성질환을 하나씩 선정해 효과적인 관리법을 자세히 소개한다.
첫 번째는 당뇨병이다. 국내 30대 이상 13.7%(대한당뇨병학회)가 걸리는 당뇨병은 다양한 질환을 일으키기 때문에 철저한 치료·관리가 필요하다.
Medical 만성질환 관리
당뇨병은 췌장에서 만들어지는 ‘인슐린’이라는 호르몬 분비에 문제가 발생한 상태를 말한다. 우리가 먹은 음식은 몸속에서 당으로 변해서 몸을 구성하고 있는 세포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에너지를 공급해준다. 이 당이 우리 몸에서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인슐린이다.
그런데 인슐린 분비가 적거나 혹은 지나치게 많으면 당이 몸 세포에서 제대로 이용되지 못한다. 그러면서 당이 소변으로 배출되고 혈액에 쌓이게 된다. 이를 당뇨병이라고 한다.
1. 당뇨병 환자수
전 세계 : 3억5000만명
대한민국 : 400만명
2. 당뇨병 종류
- 당뇨병 전단계
공복 혈당 100mg/dL 이상, 125mg/dL 이하
-당뇨병
공복 혈당 126mg/dL 이상
3. 당뇨병 주요 증상
소변량 증가, 심한 갈증, 피로감, 가려움 등
당신이 당뇨병일 가능성은?
분당차병원 내분비내과 박석원 교수팀과 아주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대중 교수팀은 당뇨병을 예방하고 조기발견하고자 ‘당뇨병 예측 표’를 개발했다. 해당 진단 표를 이용하면 증상이 없어도 본인이 당뇨병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
당뇨병 진단 표의 체크 항목은 나이, 가족력, 고혈압 여부, 허리둘레, 흡연 여부, 음주량이다. 각 항목별 점수를 합산하면 당뇨병 위험도를 알 수 있다.
해당 자가진단을 통해 5점 이상이면 당뇨병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또한 5점 이상이면 앞으로 당뇨병이 생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체중 감량, 금연, 절주 등 예방에 신경을 써야 한다.
당뇨병 환자의 생활 수칙 1
당뇨병 환자들 대다수는 생활 관리에 소홀하다. 최근 당뇨병학회가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인지율과 치료율, 조절율을 조사한 결과, 인지율은 3년 전과 비교해 71%에서 70.2%로 낮아지고, 치료율은 89%에서 90.1%로 높아졌다.
그런데 조절률은 27.9%에서 23.3%로 크게 감소했다. 스스로 당뇨병인지를 아는 게 인지율이고, 병원에 가서 치료를 시도하는 게 치료율이다. 조절률은 당뇨병 수치가 얼마나 정상적으로 조절되는지를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조절률이 감소한 것은 환자들이 당뇨병 관리에 무심하다는 일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당뇨일기 쓰고 매일 혈당 체크해야…
당뇨병은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혈당 측정을 꼼꼼히 하는 게 핵심이다. 그래서 당뇨일기를 쓰면 도움이 된다. 당뇨일기는 병원에서 제공하는 당뇨수첩 등에 기록하면 편하다.
본인이 하루 동안 어떤 음식을 먹고 얼마만큼 혈당이 올랐는지, 어떤 운동을 했을 때 혈당 변화가 없었는지를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혈당은 시중에 나온 자가 혈당 측정기를 사용하면 어렵지 않게 측정할 수 있다.
당뇨병 환자는 매일, 적어도 1주일에 2~3번은 혈당을 체크해야 한다. 혈당 측정은 아침식사 전과 식후 2시간 지나서 하는 것이 가장 좋다. 3~4일 간격으로 아침식사 전, 저녁식사 전후에 측정해 혈당치를 비교한다.
식전혈당이 80~120mg/dL, 식후 혈당이 160mg/dL 미만이면 혈당 조절이 잘 되고 있음을 뜻한다. 혈당 체크를 할 땐 고혈당과 저혈당에 유념해야 한다. 고혈당은 당뇨병을 처음 진단받았거나 혈당 관리를 소홀히 할 때 주로 발생한다.
그러나 감염 혹은 다른 질환의 발병, 수술, 스트레스, 약을 복용하지 않거나 부족하게 복용해도 발생할 수 있다. 저혈당은 당뇨병 치료약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흔하다.
약물을 과다투여하거나 약물을 용량으로 투여해도 환자가 제때 식사하지 않았거나 식사량이 적은 경우, 심한 운동을 한 경우,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 발생한다
당뇨병 환자를 위한 식습관 2
당뇨병 환자의 식사요법은 단순히 어떤 음식을 줄이거나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식사를 계획하고 실천하는 거다. 대한당뇨병학회에서 추천하는 식사요법의 기본원칙은 다음과 같다.
적절한 열량 섭취 및 규칙적인 식사는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된다.
2. 설탕이나 꿀 등 단순당의 섭취를 주의한다.
단순당은 농축된 열량원이며, 소화 흡수가 빨라 혈당 상승을 촉진시킨다.
3. 식이섬유소를 적절히 섭취한다.
식이섬유소는 혈당과 혈중지방의 농도를 낮추므로 혈당 조절과 심장순환계 질환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
4. 지방을 적정량 섭취하며 콜레스테롤의 섭취를 제한한다.
동물성 지방 및 콜레스테롤은 심혈관계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되도록 섭취를 줄이고 식물성 기름으로 적정량 섭취한다.
5. 소금 섭취를 줄인다.
과다한 소금 섭취는 혈압을 상승시킬 수 있기 때문에싱겁게 먹는 습관을 갖는다.
술은 영양소가 포함되지 않으면서 열량을 많이 내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대다수의 당뇨병 환자들은 과일 섭취나 외식 때문에 식사 조절이 무너진다. 상계백병원 내분비내과 고경수 교수는 “환자들을 상담하다 보면, 외식한 이후에 혈당이 급격히 오르고, 관리가 잘 안 되는 경우가 많다”며
"과일=건강식품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보니, 과일 섭취를 철저히 제한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잘 따르지 않는 환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과일엔 당질이 함유돼 있어 많이 먹을 경우 혈당을 상승시킬 수 있다. 하루 계획된 총 당질량에서 1회 섭취량을 적절하게 맞춰 먹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혈당조절을 위해 과일은 처방 열량에 따라 한 번에 50kcal 정도의 양으로 하루 1~2회 섭취가 권장된다(성인 주먹만큼의 양).
과일은 주스나 즙의 형태보다는 섬유소가 풍부한 생과일을 먹는다. 만약 과일을 주스로 먹고자 한다면 대략 100cc(1/2컵) 정도만 마신다.
주스 제품 형태로 사서 마실 경우 가당주스보다는 무가당주스 또는 천연과즙으로 표시된 것을 선택한다.
당뇨병 환자를 위한 운 동 법 3
당뇨병 환자는 매일 규칙적으로 할 수 있는 가벼운 전신운동이 좋다. 운동은 최대 심박수의 60~80%가 효과적이며, 연령이 낮을수록 강도는 높게 유지하고 연령이 높으면 강도를 이보다 낮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유산소운동은 적어도 20분 이상, 1시간 미만으로 하고, 근력강화 운동은 15분 정도면 충분하다. 운동 빈도는 주당 3~5일이 적당하다.
실내에서 가벼운 아령 들기, 스트레칭 밴드를 이용해 스트레칭 하기, 계단 오르내리기 등도 추워진 날씨로 인해 외출이 어려운 요즘에 하기 적당한 운동이다.
유산소운동은 적어도 20분 이상, 1시간 미만으로 하고, 근력강화 운동은 15분 정도면 충분하다. 운동 빈도는 주당 3~5일이 적당하다.
실내에서 가벼운 아령 들기, 스트레칭 밴드를 이용해 스트레칭 하기, 계단 오르내리기 등도 추워진 날씨로 인해 외출이 어려운 요즘에 하기 적당한 운동이다.
당뇨병 환자가 운동을 시작할 때는 혈당 체크를 하면 좋다. 공복 혈당이 300mg/dL 이상인 경우에는 운동을 해도 제대로 포도당을 쓸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운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
포도당을 에너지로 쓰지 않고, 지방을 에너지로 사용하면 몸에서 케톤이 발생해 오히려 몸을 힘들게 한다.
케톤이 몸안에 심하게 쌓이면 혼수상태까지 올 수 있다. 같은 이유로 소변에 케톤이 양성으로 나타날 때도 운동은 금물이다.
또한 공복 시나 식전에는 저혈당이 되기 쉽기 때문에 운동을 피하고, 식후 30분에서 1시간 뒤에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고대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김경진 교수는 “2시간 이상 장시간 운동을 하거나, 뜀뛰기 같은 충격적인 운동을 하는 것은 피하고, 만약을 대비해 파트너와 함께 운동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운동 중 저혈당이나 탈수 현상이 있을 때에는 즉시 운동을 중단하고 이러한 상황을 담당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당뇨병 합병증이 있는 경우에는 몇 가지 주의가 필요하다. 당뇨발의 경우 발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당뇨발 전용 신발을 착용하고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고정식 실내 자전거의 경우 발에 큰 압박이 가해지지 않으면서 날씨에 상관없이 지속적인 운동이 가능하고 넘어질 위험도 없기 때문에 당뇨발 환자에게 적합하다.
당뇨병성 망막병증이 있는 환자는 눈에 압력이 가는 운동을 피해야 한다. 따라서 무거운 걸 들거나 힘을 많이 쓰는 운동은 피하고, 가볍게 걷기 정도가 추천된다.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상계백병원 내분비내과 고경수 교수
“당뇨병은 증상이 없기 때문에 더 철저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 중 13.7%가 당뇨병을 앓고 있다. 당뇨병은 한번 생기면 ‘평생 관리’를 해야 하는 질환이다.
아무리 약을 먹어도 증상이 개선되는 것을 느끼기 어렵고, 관리에 소홀하게 되면 당뇨발이나 당뇨망막증 같은 합병증에 노출된다.
그래서 당뇨병 전문가들은 당뇨병 환자들에게 생활 속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당뇨병 명의인 고경수 교수에게 ‘당뇨병 환자에게 있어서 생활 속 관리가 왜 중요한지’, ‘겨울철 당뇨 관리의 핵심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물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당뇨병을 두고 별일 아니다 혹은 누구나 다 있는 것 아니냐면서 크게 걱정하지 않는 경향이 큰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당뇨병은 증상이 없는 질환입니다. 그래서 당뇨병으로 진단된다고 해도 ‘괜찮은데 뭘~’, ‘내일, 혹은 다음부터 관리하지 뭐~’, ‘나는 그냥 당뇨병 있는 채로 살란다~’ 는 반응이 대부분입니다.
사실 당뇨병은 노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보니 치료적인 개념에서 보면 심각한 병은 아닙니다. 그러나 중요한 병입니다.
나이 들면서 대표적으로 나빠지는 신체 건강 지표는 혈압과 혈당, 고지혈증입니다. 이러한 지표들은 충분히 관리하면 좋아질 수 있고 조절이 가능한 지표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안 좋아지고 있는 지표가 있는데 그걸 방치해버리면 심장 질환이 문득 찾아오고 신체 여러 곳에 문제가 생깁니다.
당뇨병은 왜 생기나요?
당뇨병은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이 혈당 조절 기능을 발휘하지 못해 생깁니다. 인슐린이 너무 적게 분비될 때, 혹은 너무 많이 나와 혈당을 분해하지 못할 때 피 속에 혈당이 많이 남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권에서는 췌장에서의 인슐린 분비 능력이 떨어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로 과거엔 너무 못 먹다가 현대에 들어서 너무 잘 먹으면서 췌장이 중간 수준을 유지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실제 우리나라만 봐도 전쟁 직후인 1950년 전후로 잘 못 먹으면서 인슐린 분비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요즘엔 어떤가요? 먹을 게 너무 풍족해서 인슐린 분비가 넘쳐나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보니 당뇨병에 더욱 취약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당뇨병은 식습관이 중요하다는 건가요?
당뇨병에서 중요한 건 본인의 생활이 얼마나 예측 가능하고, 규칙적이냐입니다. 특히 의료진과 만나서 진료하고 상담할 때도 규칙성이 있어야 환자에게 적합한 솔루션을 제공해줄 수 있습니다.
식습관도 같은 맥락입니다. 일반적인 식사 중에 당이 든 음식을 먹고 나면 혈당이 오르는 건 문제가 안 됩니다.
그런데 예정에 없는 외식이나 회식으로 과식하게 되면 예측되지 않을 정도로 혈당이 급격하게 오르게 됩니다. 그래서 당뇨병 환자에게 외식을 자제하라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어떻게 먹는 게 가장 좋은가요? 요즘 같은 겨울철에 혈당 조절이 잘 안 된다는 분들도 많습니다.
당뇨병 환자의 식이요법이란 무엇을 특별히 많이 먹거나 안 먹는 것이 아닙니다. 필요한 열량만큼의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런데 겨울엔 과일이 늘 혈당을 높이고 문제를 일으킵니다.
겨울에 외부활동이 줄면서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는데 이때 간식으로 과일을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독 우리나라 사람들은 과일은 건강에 좋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큽니다.
그런데 과일은 혈당을 높이는 주범입니다. 당뇨병 환자들은 귤 같은 당분이 많이 든 과일을 먹을 땐 하루 2개 정도 먹는 게 적당합니다.
당뇨병도 운동이 중요한가요?
당뇨병에서 운동이 중요하다는 점은 최근 들어 그 중요성이 점점 더 강조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당뇨병과 비만이 만나게 될 경우 심혈관질환 위험이 증가해서입니다.
그런데 당뇨병 환자는 운동도 적당히 해야 합니다. 무조건 운동하면 좋아지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당뇨병 환자는 무리하게 운동할 경우 혈당이 더욱 높아지기도 합니다.
가장 좋은 운동은 매일 30분간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병행하는 것입니다. 유산소운동하라고 했더니 그냥 천천히 걷는 분들이 있는데 그건 아무 도움이 안 됩니다.
1시간에 4km를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숨이 찰 정도로 하는 게 좋습니다.
끝으로 당뇨병에 대해 이런 부분은 간과하지 말라고 강조하고 싶은 내용이 있습니까?
당뇨병은 어찌 보면,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입니다. 특히 당뇨병 관리를 하면서 당화혈색소 수치를 잘 보는 게 좋습니다.
당화혈색소 수치가 1% 내외이면 약이나 식습관 조절로 통상적인 치료가 됩니다. 그런데 2~3%가 되면 신체 밸런스가 왕창 무너진 상태나 다름없습니다.
스스로 예측 가능한 식습관과 꾸준한 운동으로 우리 몸이 혈당으로부터 무너지지 않도록, 폭탄이 터지지 않게 관리해야 합니다.
/고 경 수
서울대의대 출신으로 1993년 상계백병원에서 진료를 시작해 당뇨병센터 소장과 기획실장을 거쳐 현재 상계백병원 부원장을 맡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 수련이사와 학술이사, 총무이사를 역임했으며, 당뇨병학회 창립 50주년 기념사업단장,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 전문위원을 맡고 있다. 의료진과 환자 간의 친밀함이 치료 성공을 높이는 주요 요소라 생각하기 때문에 친절하고 세심한 진료 스타일로 환자들 사이에서 설명 잘하는 의사로 정평 나 있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2/01/201702010184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