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스테롤과 건강
2020.03.23. 18:00
콜레스테롤과 건강
건강의학과 김은희 임상조교수
건강검진 후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거나 고지혈증이 있다는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럴 때 “저는 뚱뚱하지도 않고 고기도 잘 안 먹는데 왜 수치가 높나요?”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면 어떤 증상이 생기나요?”
“약을 평생 먹어야 하나요?”
“약을 오랫동안 복용했을 때 해로운 점은 없나요?” 등 많은 질문을 받게 된다.
우리 몸의 콜레스테롤은 원래 필요한 곳에 운반되어 세포벽과 호르몬 생성을 위해서 쓰이나,
남은 혈중 콜레스테롤의 대부분은 저밀도 지단백(LDL)과 고밀도 지단백(HDL)이라고 부르는
일종의 운반체에 존재하게 된다.
이 중 LDL 안에 들어있는 콜레스테롤은 혈관벽으로 들어가 동맥경화증을 유발하고,
HDL은 몸 안 여러 곳의 콜레스테롤을 받아 간으로 보내므로 동맥경화증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LDL 콜레스테롤을 ‘나쁜’ 콜레스테롤, HDL 콜레스테롤을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우리가 보통 콜레스테롤이 높다거나 고지혈증이 있다고 하면
대부분 LDL 콜레스테롤이 높은 경우로 이해하면 된다.
고지혈증 자체로는 어떤 증상이 생긴다거나 당장 생명이 위험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이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에는 동맥경화증이 발생하여 심장혈관이나 뇌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서 발생하는 협심증, 심근경색, 뇌경색 및 급사 등이 발생할 수 있다.
고지혈증 관리의 기본은 생활습관 교정인데 체중조절, 식이 요법, 운동 요법 등이 있다.
에너지 과다섭취로 인해 체내 잉여에너지가 많아지면 간세포 내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이 촉진되어 혈액 내 총 콜레스테롤 수치가 상승하므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만인 경우 적어도 3~5% 이상 감량하면
혈액 내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가 개선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식이 요법으로는 포화지방산과 콜레스테롤의 함량이 높은 음식(삼겹살, 갈비, 믹스 커피, 탕류,
내장류, 소시지, 베이컨 등)의 섭취를 줄이고
잡곡, 채소, 해조류 등 섬유질이 풍부한 식품을 충분히 섭취하며,
트랜스지방(마가린, 쇼트닝 등이 들어있는 과자 등)은 가능한 적게 섭취해야 한다.
간혹 불포화 지방산이 많다고 해서 호두, 잣 등 견과류를 많이 섭취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또한 지방과 열량이 많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고지혈증 개선과 심혈관질환의 예방을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속보, 자전거, 가벼운 조깅 및 등산 등 유산소 운동을 권장하며,
시간을 따로 내지 못한다면 틈틈이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오르기 등의 자투리 시간을 활용한 운동도 좋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같더라도 개인마다 위험도가 다르기 때문에 약물 복용 및 치료 기준에도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혈관질환이나 당뇨병을 앓고 있는 사람의 경우
고위험군으로 분류돼 수치가 많이 높지 않아도 약을 복용해야 한다.
또 잘 알려진 주요 위험인자로는 흡연,
고혈압(수축기 혈압 140mm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 90mmHg 이상 또는 항고혈압제 복용),
HDL 콜레스테롤 40mg/dL 이하, 연령(남자 45세 이상, 여자 55세 이상),
관상동맥질환 조기 발병의 가족력(부모, 형제자매 중 남자 55세 미만,
여자 65세 미만에서 관상동맥질환이 발병한 경우)이 있다.
처음 고지혈증을 진단받았을 때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지나치게 높다면
바로 약물 치료를 시작할 수 있지만 위험인자가 없는 경우 일반적으로는 식이 요법과 운동 요법을
2~3개월 정도 시행해 보고 좋아지지 않으면 약물치료를 하게 된다.
정상 체중이거나 음식을 적절히 섭취하는 사람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을 수 있는데
유전적인 성향이 강한 경우가 그렇다.
가령 가족들 대부분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거나 가족 중 심장병, 고혈압, 중풍 환자가 많은 경우 등이다.
고지혈증은 한번 치료로 완치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식이 및 운동 요법,
약물치료로 평생 관리해야 하는 만성 질환이다.
약물치료는 생활습관 개선으로 호전이 되지 않거나 고위험군 같이
꼭 필요한 경우에만 이루어지므로 일정 기간 약을 복용해야 한다.
혈액 검사에서 수치가 좋아졌다고 약 복용을 중단하면 안되고
동맥경화의 진행 예방을 위해서 필히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한다.
고지혈증 약은 장기간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장기에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을지
걱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장기간 복용해도 큰 부작용은 없다.
근육통 또는 위약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지만 실제 약에 의한 근육 손상의 빈도는 0.01%로 매우 낮다.
최근에는 약을 복용하는 대신 시중에 나와있는 다양한 건강기능식품으로 조절하려는 사람들이 많은데, 대부분의 제품은 임상연구 결과가 없으므로 건강기능식품에 의존하는 것보다
식이 및 운동 요법, 그리고 위험도에 따른 적절한 약물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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