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건강정보/건강정보

구강 세균, 혈관 타고 온몸 침투… 잇몸병 있으면 당뇨병 발병률 두 배

정혜거사 2019. 3. 18. 09:33

잇몸병은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해마다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2017년 잇몸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1533만명에 이른다.


심뇌혈관질환, 당뇨병 같은 전신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잇몸병에 대해 알아보자.



◇잇몸 세균, 혈관 타고 온몸 돌며 질환 유발


잇몸병이 여러 전신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건 2008년 대규모 추적 연구 이후 다양한 연구를 통해 꾸준히 밝혀지고 있다. 잇몸병이 있으면 당뇨병·당뇨합병증·심혈관질환·뇌졸중·암·폐렴·만성콩팥병 등 위험이 최소 14%에서 최대 700%까지 높아진다.


국내에서 이뤄진 유명한 연구가 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김영택 교수가 국제 유명 학술지인 '메디슨(Medicine)'에 게재한 논문이다. 102만5340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는데, 잇몸병이 협심증, 뇌경색, 심근경색, 류마티스관절염, 당뇨병, 골다공증, 성기능장애 발병과 관련이 있었다.


한양대구리병원 조희윤 교수가 실시한 연구에서는 잇몸병이 있으면 황반변성 유병률이 최대 1.61배로 높아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잇몸병이 이렇게 전신 건강에 영향을 끼치는 건 크게 두 가지 경로로 추정된다. 첫 번째는 잇몸 주변 세균과 세균 부산물이 잇몸을 타고 혈관 안으로 침투하는 것이다. 혈관으로 들어간 세균은 직간접적으로 전신 염증을 일으킨다.


구강에 서식하는 세균이 혈관의 죽상경화반이나 심장판막에서 발견되기도 하는데, 이는 구강 세균이 혈관을 타고 다른 기관으로 이동한다는 가능성을 뒷받침해준다. 두 번째는 치주염으로 인한 치아 주변 잇몸 조직에서 염증 반응의 결과로 생기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에 의한 것이다.


사이토카인은 몸의 면역 반응을 정상보다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해, 전신질환을 쉽게 유발한다. 사이토카인 또한 혈관을 타고 돌아다니다가 간세포가 C-반응성 단백질 같은 급성 반응성 단백질 분비를 촉진하도록 만든다. 이렇게 생긴 단백질도 또 다른 경로를 통해 전신 건강에 영향을 준다.

잇몸 건강 인식 제고를 위해 매년 열리는 잇몸의 날 행사 사진. /동국제약 제공


◇당뇨병 환자 잇몸 관리 안 하면 합병증 위험


여러 질환 중에서도 당뇨병은 잇몸병과 영향을 주고 받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잇몸병이 있으면 건강한 사람에 비해 당뇨병 발병률이 두 배로 높고, 당뇨병 환자의 잇몸병 발병률은 건강한 사람보다 세 배로 높다.


이 때문에 잇몸병을 당뇨병의 여섯 번째 합병증이라 부르기도 한다. 당뇨병 때문에 혈당 관리가 제대로 안 되면 입 안이 건조해지고, 잇몸이 아프고 붉어지고, 피가 나거나 붓고, 이가 흔들리거나 빠지고, 입냄새가 지속되고, 맞던 틀니가 잘 맞지 않게 된다.


당뇨병 환자가 잇몸병을 앓으면 당뇨합병증 발생 위험도 4배 이상으로 높아진다. 섬유질이 풍부한 현미, 채소, 견과류 등을 잘 섭취해야 하는데 잇몸이 아파서 식이요법을 제대로 못 하기 때문이다.



두 질환 모두 증상이 장기간 지속되고, 꾸준히 관리해야 낫고, 가족력이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한 명이 당뇨병을 앓고 있다고 보는데, 여전히 잇몸 관리에 소홀한 사람이 많다.


대한치주과학회 창동욱 홍보이사는 "지금까지는 잇몸병와 전신질환 사이 관련성을 밝히는 연구가 많이 이뤄져 이를 홍보했다면, 앞으로는 잇몸병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더 구체적인 수칙과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라며 "당뇨병 환자가 스스로 건강 관리를 잘 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취지로, 올해 잇몸의 날에는 당뇨병과 잇몸병 관계를 짚어보고, 당뇨병 환자의 잇몸 건강 관리 수칙을 제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잇몸의 날 행사는 매년 열리고 있다.



◇잇몸병 예방·관리 위한 수칙


잇몸 상태를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증상이 없더라도 주기적으로 치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 1년에 한 번 스케일링하는 게 좋지만, 40대 이후라면 6개월에 한 번 하기를 추천한다. 잇몸병을 앓은 적이 있거나 특정 질환이 있으면 치과 의사가 정해주는 기간마다 내원해 검사 받아야 한다.


이와 함께, 칫솔질을 올바르게 하고, 치간칫솔·치실 등 보조 용품을 사용하는 게 좋다. 심하지 않은 잇몸병은 치태나 음식물 찌꺼기 같은 이물질을 제대로 제거하는 스케일링만 받아도 완화된다. 잇몸병이 심해지기 전 치과를 방문해야 하는 이유다.



치조골 강화 및 항균 작용을 하는 잇몸약 인사돌플러스 같은 의약품을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잇몸 겉과 속을 함께 케어하는 인사돌플러스는 동국제약이 서울대 치대 치주과학연구팀, 충남대 약대 생약연구팀과 산학협동을 통해 10여 년간에 걸쳐 개발한 국내 최초 특허받은 잇몸약 복합제다.


생약 성분인 후박나무 추출물을 추가해 항염·항균 효과를 강화했다. 임플란트 시술 전후 잇몸 건강 관리에도 도움을 준다.

/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기사입력 2019-03-18 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