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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쿼트로 허벅지 다지면 지방대사율 높아져 간도 튼튼,간암 막으려면

정혜거사 2018. 12. 31. 10:34


연말연초 급성 알코올성 간염 위험
한 번 술마시면 최소 3일은 쉬어야

소주 한 병 10~15년 매일 마시면
10~20%가 간염거쳐 간경화 진행

술 거의 안 마시는데 지방간 땐
탄수화물 섭취비율 60%로 줄여야

4050의 ‘저승사자’ 간암 막으려면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연말 술자리가 많아지면 유난히 걱정되는 장기(臟器)가 있다. 바로 간이다. 간은 우리 몸의 ‘화학 공장’으로, 술 같은 독성물질을 거르고 몸에 필요한 각종 영양소를 만들어 저장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연말처럼 술 마시는 양이 많아지면 간 건강은 크게 위협받는다. 간 건강을 지키지 않아 생기는 간암은 남성 암 사망 원인 2위.


특히 40~50대 젊은 남성 사망률이 다른 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간 건강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간암의 원인으로 술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 간암을 일으키는 가장 주된 요인은 바이러스다.


고대구로병원 간센터 김지훈 교수는 “전체 간암 환자의 70%가 B형 간염바이러스 때문에 생긴다”고 말했다.

B형간염 바이러스는 보통 태어나면서 엄마로부터 수직감염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이때 면역글로블린 주사 등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B형간염 바이러스가 방치돼 간을 서서히 파괴한다.


30~40년에 걸쳐 ‘간염→간경변→간암’으로 가는 수순을 밟는다. 수직감염 외에도 침·부황·면도기·칫솔 등을 같이 사용했을 경우 혈액을 통해 옮을 수 있다.

하지만 B형간염 바이러스로 인한 간세포 파괴는 백신 접종을 통해 예방이 가능하다.


실제 1995년부터 신생아에 대한 B형간염 국가정기예방접종 사업이 시작돼 해당 바이러스에 의한 간암 발생률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B형간염 바이러스로 인한 환자가 40만 명에 이른다. 한해 1만 여 명 이상이 B형간염 바이러스로 인한 간암으로 사망한다. 예방 백신을 맞아도 항체가 생기지 않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간암 환자 70%, B형간염 바이러스 탓

B형간염 바이러스 감염 여부는 혈액검사(표면항원검사)로 알 수 있다. 한양대병원 소화기내과 전대원 교수는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진단되면 6개월에 한 번씩 초음파와 혈액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약물치료는 바이러스의 활동력이 일정 수준 이상일 경우만 약물 치료(항바이러스제 복용 또는 주사)를 시작한다.

간암 위험성을 높이는 두 번째는 C형간염 바이러스다. 전체 간암 환자의 10%가 이 C형간염 바이러스 때문에 생긴다.


C형간염 바이러스 역시 혈액을 통해 옮는다. B형간염이 수직감염되는 비율이 높다면 C형간염은 일상 생활에서 다른 바이러스 보유자에 의해 감염되는 경우가 더 많다.

C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간경화로 진행되는 데 약 30년 정도가 걸린다. 전 교수는 “이미 간경화로 진행된 이후에는 되돌릴 방법이 없다.


하지만 바이러스 보유 초기 상태에서 발견됐다면 항바이러스제 약물 치료가 가능하며, 치료 효과가 상당히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C형간염 바이러스 보유 또한 혈액 검사를 통해 쉽게 알 수 있다.


김 교수는 “B형간염 바이러스는 일반 종합건강검진에 포함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C형간염 바이러스는 건강 검진 항목에 포함되지 않을 때가 많아 따로 비용을 내고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러스 다음으로 간암 위험을 높이는 것이 바로 술이다. 전체 간암 환자의 10%가 알코올 섭취로 인해서 생긴 ‘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들이다.


김 교수는 “술을 많이 마시면 간이 지방을 분해하는 효소를 제대로 활성화하지 못해 간에 지방이 쌓인다”고 말했다.


지속적인 과음은 지방간을 부르고, 이것이 알코올성 간염을 거쳐 간경화로 진행하게 한다.


개인마다 차이가 크지만 알코올 80g(소주 한 병)을 10~15년 매일 마시면 전체 중 20~30%는 알코올성 간염, 전체 중 10~20%는 간경화에 이르는 것으로 연구돼 있다.


그래서 지방간이 생겼거나 최소한 알코올성 간염이 생겼을 때라도 음주량을 줄이면 간암 발병률은 크게 떨어진다.


한편 연말이나 연초처럼 매일 연달아 술을 마시는 경우에는 간에 과부하가 걸려 ‘급성 알코올성 간염’이 생길 수 있다.


황달과 복수까지 동반하면 사망률이 40%에 이른다. 한번 술을 마시면 3일 정도는 휴간일(休肝日)을 둬 간을 쉬게 해야 한다.

최근에는 술을 마시지 않거나 적게 마시는데도(여성은 1주일에 소주 1병, 남성은 1주일에 소주 2병 이하 기준) 지방간이 생기는 환자도 늘고 있다.


술과 관련이 없는 지방간이라고 해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분류한다. 김 교수는 “비만·당뇨병·고지혈증을 가진 사람에게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잘 생긴다”고 설명했다.


비만이나 고지혈증 환자의 경우 간에 쌓이는 기름 양도 많아진다. 당뇨병의 경우 인슐린의 기능이 떨어져 간에도 지방이 잘 쌓인다. 하지만 마른 사람에게도 지방간이 생길 수 있다.


피하지방은 정상이어서 말라 보여도 장기 속 지방이 많이 끼인 환자(내장지방질환)의 경우다. 폐경 후 여성도 여성호르몬이 급격히 감소하면 지방간이 생길 수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10~20%가 간염으로 진행되고, 간염 방치시 3~5%는 간경화가 생기고 그 중 상당 부분이 간암으로 진행한다.

고기는 지방 적은 살코기 위주로 먹어야

이렇게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판정받은 경우 생활습관을 교정해야 한다. 고지방식이를 피하는 게 첫째다. 과도한 지방은 그대로 간에 쌓일 수 있다. 탄수화물 섭취도 주의해야 한다.


전 교수는 “우리나라 사람은 탄수화물 섭취 비율이 70~80%로 서양에 비해 높다”며 “과도한 탄수화물은 체내에서 지방으로 바뀌어 축적되기 때문에 탄수화물 섭취를 60% 선으로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대신 단백질 섭취 비율을 늘려야 한다. 단백질을 많이 먹으라고 해서 삼겹살이나 스테이크를 많이 먹으라는 뜻은 아니다. 단백질은 지방이 적은 살코기 위주로만 먹어야 한다.


돼지는 앞다리살, 소고기는 우둔살, 닭고기는 가슴살 부위를 삶아 조리해 먹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맛이 떨어진다면 양파·월계수·생강·표고버섯 등 여러 맛내기 재료를 첨가해 풍미를 돋우면 좋다.


근육량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다.


전 교수는 “특히 허벅지 운동을 많이해 단단하게 하면 지방 대사율이 크게 올라간다”


“스쿼트(허벅지를 바닥과 수평인 상태까지 앉았다 천천히 일어서는 운동)만이라도 하루 10회 2~3세트 정도만 꾸준히 해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배지영 기자 bae.ji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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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2-29 0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