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수지기자] 현대인들은 다리에 피곤함을 자주 느낀다. 매일 8시간 이상 앉거나 서는 등 한 자세로 일하는 경우가 많고, 운동량은 부족하다.
이런 증상은 직장인, 학생, 주부 등 직종을 가리지 않고 나타난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다리를 주무르거나 두드리며 잠드는 사람이 많은 이유다.
이런 경우 주원인은 ‘다리 혈관’에 있을 수 있다. 다리가 무겁고 피곤한 것은 다리 혈관질환의 공통점이다.
다리 부위의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가볍게는 하지정맥류부터 최악의 경우 생명을 위협하는 심부정맥 혈전증까지 나타날 수 있다.
매일 밤 무겁고 부은 다리에 잠들지 못한다면 한번쯤 병원을 찾아 정밀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민트병원 혈관센터 의료진의 도움말로 다리에 나타날 수 있는 혈관질환의 종류와 치료법을 알아본다.
◆가장 흔한 다리혈관질환, ‘하지정맥류’
찌릿찌릿 다리가 저리는 증상이 지속되고, 종아리나 허벅지 부위의 혈관이 갑자기 튀어나온다면 하지정맥류를 의심해볼 수 있다.
정맥류는 정맥이 늘어나 피부 밖으로 돌출돼 보이는 질환이다. 주로 중장년층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최근 환자가 점점 젊어지는 추세다.
처음엔 다리가 쉽게 피곤하고 발이 무거운 느낌이 나 방치하기 쉽다. 오래 서 있거나 앉아 있으면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고, 특히 새벽녘에 종아리가 저리거나 아파서 잠을 깨기도 한다.
혈관이 육안으로 보이는 게 특징이지만, 사람에 따라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초음파검사로 쉽게 진단할 수 있다.
최근엔 치료법도 간단해졌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게 의료용 접착제로 간단하게 하지정맥류를 치료하는 ‘베나실’(Venaseal)이다.
문제혈관에 접착제를 얇게 도포, 폐쇄시켜 정맥피가 역류하는 것을 방지하고 하지정맥류를 근본적으로 치료한다.
베나실 주입과 동시에 해당 혈관은 폐색되고 혈류는 멈춘다. 접착제는 체내에 서서히 흡수돼 안전하다.
◆다리에도 동맥경화가? 최악의 경우 하지절단
다리에도 동맥경화가 나타날 수 있다. 민트병원 배재익 대표원장(영상의학과 전문의)은 “흔히 혈관질환 하면 심장이나 뇌 등에서 나타날 것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다”며
“하지만 다리에도 동맥경화가 생길 수 있으며, 방치하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리동맥경화가 생긴 경우 걷는 데 어려움을 겪는 ‘하지파행’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조금만 걸어도 종아리가 아파서 걷다 쉬다 반복하는 현상이다.
이렇다보니 혈관질환을 의심하기보다 척추질환, 근육통 등으로 오인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배 대표원장은 “다리로 가는 동맥이 동맥경화증에 막힌 하지동맥질환은 협심증·심근경색증·뇌경색등과 원인과 병태생리가 동일한 전신질환”이라며
“막히는 혈관이 어디냐에 따라 다른 병처럼 보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즉 만성질환, 스트레스, 생활습관 등 다양한 원인이 적용해 혈관에 동맥경화를 일으키고,
다리에 혈액공급이 어려워지는 게 하지동맥질환”이라며 “심한 경우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만큼 조기진단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동맥질환 환자는 발이 차갑고 심한 경우 시퍼렇게 색이 변하기도 한다. 발목에서 맥박을 잡았을 때 맥이 약하거나 잡히지 않으면 의심해 볼 수 있다.
예비검사로 발목·팔 등에서 혈압을 측정해 두 값을 나누어 보면 쉽게 진단할 수 있다. 확진은 혈관조영검사로 진행된다.
남우석 민트병원 혈관센터 원장(혈관외과 전문의)은 “정도가 심하면 협심증과 마찬가지로 풍선확장술과 스텐트삽입술로 치료할 수 있다”며
“이와 함께 당뇨병과 고혈압, 고지혈증 등 질환치료를 병행하고 식이요법, 금연, 규칙적인 운동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하지동맥질환은 조기 진단이 중요한데, 이를 방치하면 훗날 심근경색증이나 뇌졸중에 걸릴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급사까지 부르는 심부정맥 혈전증
단순히 다리통증인 줄 알았는데 생명까지 위협하는 다리 혈관질환도 있다. 바로 심부정맥 혈전증이다. 이는 주로 다리나 골반 부위 대정맥에 혈액이 응고된 덩어리가 생기는 병이다.
제때 치료하지 못하면 폐색전증을 유발할 우려가 있고, 만약 혈전이 폐로 가는 혈관을 막으면 급사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심부정맥 혈전증은 증상이 전형적이지 않아 진단이 어려운 질환 중 하나로, 오랜 시간 앉거나 누워있는 경우, 외상이 있을 때, 고령, 비만, 임신 중이거나 혈전증 과거력이 있는 경우 위험인자 대상이 된다.
갑작스런 하지 부종이나 보행 시 통증, 하지 압통과 열감, 피부색이 변화하는 등의 증상이 있을 때 반드시 병원을 찾아 도플러초음파나 CT, MRI검사 등을 받아봐야 한다. 증상 및 상태에 따라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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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4-1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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