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자문위원이 쓰는 건강 노트] [11] 질병 예방 지름길 '예방접종'
중장년, 독감·폐렴 백신 맞을 것… A형 간염 항체 없으면 접종해야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최근 10여 년간 새로운 백신들이 개발되면서 어른들이 맞아야 할 예방접종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특히 고령 인구가 늘고, 만성질환과 면역저하 질환이 증가하면서 백신을 통한 감염질환 예방이 중요해졌다.
◇어르신 대상 백신
폐렴구균은 정상적으로 코와 목 안에 존재하다가 부비동염(축농증), 중이염, 폐렴 등의 감염을 일으킨다. 뇌수막염이나 패혈증 등 중증 감염도 생길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폐렴이 4번째 사망원인인데, 폐렴의 가장 흔한 원인이 폐렴구균이다. 이를 예방하는 폐렴구균 백신은 다당류 백신(23가)과 단백 결합 백신(13가) 두 종류가 있다.
고령·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에서는 단백결합 백신을 먼저 접종하고, 일정 기간 이후 다당류 백신을 추가 접종하는 방법을 권고하고 있다.
현재 65세 이상에서 다당류 백신을 국가예방접종 프로그램으로 무상으로 맞을 수 있는데, 이들은 약 1년 후에 단백결합 백신을 추가적으로 맞으면 된다.
매년 겨울이 오기 전에 맞는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은 최근 네 가지 인플루엔자 아형을 모두 포함하는 4가 백신이 도입됐다. 4가 접종이 점차 기존의 3가 백신을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어릴 적 수두를 앓을 때 바이러스가 몸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저하가 일어나면 피부에 통증과 함께 수포성 병변을 일으킨다.
피부 병변이 사라지고 나서도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통증이 지속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50세 이상이 되면 면역저하로 인한 대상포진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70대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대상포진 백신은 바이러스를 약하게 만들어 사용하는 생(生)백신이기 때문에 아쉽게도 면역저하 환자에게는 접종할 수 없다.
앞으로 사(死)백신 형태로 새로운 백신이 도입되면, 대상포진 고위험군인 면역저하 환자에게도 접종이 가능할 것이다.
◇젊은이 대상 백신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인유두종바이러스는 생식기를 중심으로 다양한 질병을 일으킨다. 자궁경부암의 원인이기도 하다.
성접촉을 통하여 전파되기 때문에 어른이 되기 전에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자궁경부암 예방에 효과적이다.
우리나라에서도 11~12세 여아를 대상으로 국가예방접종 프로그램으로 도입됐다. 성인에서도 27~45세 여성이라면 성경험과 관계없이 누구나 접종받을 것을 권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젊은 성인층에서 A형 간염 유행이 반복되고 있다. A형 간염은 주로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과 날음식을 통해 전파된다.
20대에서는 90% 이상이 A형 간염 항체가 없다. 즉 앓은 적이 없다는 얘기다. 20대 이후 성인에서 A형 간염이 발병하면 중증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A형 간염은 백신이 유일한 예방법이다. 30대 이상은 자연적으로 항체가 생겼을 수도 있으니, 항체 검사를 한 후 음성인 경우만 예방 접종하면 된다.
백신은 6개월에서 1년 간격을 두고 총 두 번 접종한다.
수막알균은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세균이다. 보균자의 코나 목에서 나온 분비물을 통해 감염된다. 사망률이 5~15% 수준이다.
수막알균 백신 접종은 기숙사처럼 단체생활을 하는 청소년이나 대학생, 신병 훈련소에 입대하는 성인에게 권고하고 있다.
이외에도 성인 예방접종으로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백신, 헤모필루스 b형 백신, 홍역·볼거리·풍진 백신 등이 있다. 보육이나 질병 취약 여부에 따라 전문가와 상담을 가진 후 접종할 필요가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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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2-20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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