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의 70%는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 혈압·체중 관리 필수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7.05.16. 07:30
관상동맥 수술, 일반인의 10배
금연·금주하고, 주 3회 운동해야 심혈관 질환 막는 당뇨병 약 도움
당뇨병을 7년째 앓고 있는 김모(46·서울 중구)씨는 몇 달 전부터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 증세를 느꼈다.
나이도 많지 않은 편이고, 꾸준히 혈당 관리를 하고 있어서 당뇨병 합병증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최근 통증과 호흡곤란 증세가 심해져서 병원을 찾았는데, 의사로부터 "아직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당뇨병으로 인한 심혈관계 합병증 위험이 높아져 있다"며
"혈당 관리뿐 아니라 심혈관계 질환 예방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는 말을 들었다.
◇당뇨병 환자 사망 원인 '심혈관계 질환'
당뇨병은 30세 이상 성인 7명 중 한 명이 앓고 있는 병으로, 국내 당뇨병 진료 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0년 202만명에서 2015년 252만명으로 환자 수가 24.6% 증가했다.
우리나라에서 당뇨병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연간 1만명에 달하는데, 이는 OECD 국가 중 7위에 해당한다. 당뇨병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당뇨병 합병증이 생기면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
당뇨병 합병증은 주로 당뇨망막병증, 당뇨발, 당뇨병성 신경병증이 꼽히는데, 정작 당뇨병 환자의 최대 70%가 심혈관계 합병증으로 사망한다.
혈당이 높으면 혈관이 점점 좁아지다가 결국엔 막히게 되고 협심증·심근경색 같은 심혈관계 질환이 발생하는 것이다.
영국의 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60세를 기준으로 했을 때, 당뇨병 환자의 기대 수명과 일반인의 기대 수명은 6년 정도 차이가 난다.
당뇨병 환자 중에서도 심혈관계 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은 심혈관계 질환이 없는 당뇨병 환자보다 6년 덜 산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당뇨병 환자는 건강한 사람에 비해 기대 수명이 12년이나 짧다는 얘기다.
◇당뇨병 환자, 심혈관계 질환 위험 4배
그렇다면 당뇨병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심혈관계 질환이 얼마나 잘 생길까? 여러 연구에 의해, 당뇨병 환자는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이 최대 4배로 높다는 게 밝혀졌다.
하지만 심혈관계 질환은 뇌졸중 등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환자가 관리에 소홀하다.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이우제 교수는 "당뇨병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서 혈당 관리와 함께 심혈관계 위험 인자까지 종합적으로 관리해야 하지만,
철저한 관리가 잘 이뤄지고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혈당과 함께 혈압이나 콜레스테롤 등을 모두 잘 관리하는 환자는 16%에 불과하다고 한다.
국내 한 대학병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심혈관계 증상이 없던 환자여도 당뇨병을 10년 이상 앓았을 경우 절반에 해당하는 사람이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 환자가 심혈관계 질환 관련 수술을 받게 되는 비율도 높은 편이다.
당뇨병이 없는 사람과 비교해, 관상동맥이 막혀서 수술 받는 비율이 10배, 뇌졸중이나 협심증으로 수술받는 비율은 4배, 뇌출혈은 2배 이상으로 많다(대한당뇨병학회).
◇고위험군은 사전 검사하고, 藥 신중히 선택
이런 위험 때문에, 미국임상내분비학회는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계 질환 예방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대한당뇨병학회가 '당뇨병 관리 하나 둘 셋' 수칙을 제정했다.
▲혈당 관리를 철저히 하고
▲고혈압·이상지질혈증 등을 관리하며
▲심혈관계 질환을 비롯한 합병증 예방에 신경쓰자는 내용이다.
당뇨병 환자 절반은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비만 등을 동반하고 있다. 이런 질환이 동반됐다면 심혈관계 질환 고위험군으로 봐야 한다.
심혈관계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는 혈중지질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야 하고, 혈당 관리와 함께 혈압·콜레스테롤 수치에도 신경써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금연·금주를 실천하고, 식사는 짜지 않게 먹어야 한다. 걷기·자전거 타기·수영 같은 운동을 주 3회(총 150분 이상) 하는 것도 추천한다.
최근에는 당뇨병 약 중에서 심혈관계 질환 위험 감소 효과를 보인 치료제가 국내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바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수 교수는 "심혈관계 질환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당뇨병 환자는 주치의와 상의해서 치료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며
"심혈관계 합병증 검사를 받고, 생활습관을 철저히 관리하며,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는 치료제를 복용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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