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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비만기준, BMI 30 수준으로 높여야

정혜거사 2017. 4. 14. 13:36


의학적으로 비만 진단에 사용하는 지표 중 하나가 체질량지수(BMI)다. BMI는 체중(㎏)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수많은 연구에 따르면, BMI가 높을수록 고지혈증·고혈압 같은 비만 관련 질환에 걸리거나 이로 사망할 위험도 커진다.


때문에 BMI 수치는 어떤 사람이 비만인지 아닌지를 알려주는 지표 중 하나다. 세계보건기구(WHO)도 BMI를 비만 지표로 사용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WHO의 일부 전문가가 2000년 협의해 권고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비만 기준에 따라 BMI 25 이상을 비만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 기준이 한국 사람들에게 맞지 않아, 조절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월간 헬스조선 4월호 ‘빅 퀘스천’에 한국인의 비만 기준을 높여야 하는 전문가 주장이 실렸다. 해당 내용을 정리했다.
 
◇WHO ‘아·태 비만 기준’ 정확하지 않아


서양의 비만 기준은 BMI 30 이상이지만, 우리나라의 비만 기준은 BMI 25 이상이다. 일반적으로 아시아인은 서양인보다 몸무게가 적게 나간다.


이를 감안해, WHO의 일부 전문가는 2000년에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람의 비만 기준을 BMI 25로 권장한 바 있다.


이 기준에 따라 2014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분석하면 우리나라 국민의 32.9%는 비만이다. 성별을 나누면 남성은 37.7%, 여성은 23.3%였다.


같은 해의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 분석에 따르면 미국 국민의 36%는 비만이며 남성은 34.3%, 여성은 38.3%가 비만에 해당한다.


미국은 대표적인 비만국가이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WHO 권장 기준으로 분류하면 미국보다 한국 남성 비만 인구가 3.4% 더 많다고 나온다.


한림대동탄성신병원 가정의학과 조정진 교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비만 기준이 너무 낮아, 우리나라 비만 인구가 과도하게 산정된 것”이라며


“현재 우리나라에서 적용되는 비만 기준인 BMI 25가 부적절함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BMI 25, 심혈관질환 사망률 가장 낮은 집단


BMI와 사망률의 연구결과를 살펴봐도 우리나라에서 적용되는 비만 기준은 상향될 필요가 있다.


2011년 서울대병원이 아시아인 114만 여명의 데이터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BMI 22.8~27.5인 사람이 사망률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하면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도 보통 높아진다. 그러나 해당 연구에 따르면 BMI 25를 기준으로 봤을 때, 사망률이 크게 증가하지 않는다.


조정진 교수는 “한국인 대상으로 진행한 최근 연구를 보면 BMI가 21.9~27.9일 때 사망률이 가장 낮았다”며


“이처럼 체질량지수와 사망률에 대한 연구가 일관된 결과를 나타내는 것도 비만 기준을 높이는 것이 적절하다는 근거”라고 말했다.
 
◇비만 기준 BMI 30으로 높여야 적합


비만 기준이 낮은 경우, 의학적으로 문제가 없는데도 질병 발생 위험이 높다고 착각하기 쉽다.


조정진 교수는 “비만하지도 않은데 단식 등으로 필요없는 체중감량을 해, 오히려 체력이나 건강을 악화시키는 사람이 꽤 있다”며


“BMI 기준을 30 정도로 높이면 사람들의 불필요한 체중 감량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BMI 수치 외에도 고지혈증·고혈압·당뇨병 등 질병의 유무나 개인 건강 상황을 고려해 체중을 관리하는 게 바람직하다.



2015년 대한임상건강증진학회 추계학술대회 논의에 따르면 한국인의 적절한 비만 기준은 BMI 30 정도이다.


가톨릭관동의대 예방의학교실 이상욱 교수는 해당 학술대회에서 “사망률이 가장 낮은 한국인 체중을 기준으로 비만 기준을 다시 정해야 한다”며


“남성의 정상 BMI는 23~29.9, 여성은 22~29.9로 보는 게 적당하다”고 말했다. 한국인과 체형이 비슷한 일본의 경우도 BMI 기준 상향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많다.


실제로 2014년 일본 건강보험조합연합회의 경우 사망률이나 질병발생 위험이 낮은 경도비만 그룹이 불필요하게 체형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거나,


필요없는 체중감량을 하는 것을 막기 위해 남성은 BMI 27.7, 여성은 BMI 26.1로 비만 기준을 높였다.    

[헬스조선]한국인의 비만 여부를 결정하는 BMI 수치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사진=헬스조선 DB
[헬스조선]한국인의 비만 여부를 결정하는 BMI 수치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사진=헬스조선 DB

☞ BMI=체질량지수. 체중(㎏)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값. 키 175㎝에 체중 65㎏인 남성의 BMI는 약 21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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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조선 |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 입력 2017.04.14 09:08